[너무나 쉬운 클래식 노트 #3 Rev.1] 스쳐 지나갈 운명, 그녀를 만난 순간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놓치면 후회할… 그녀의 명연, Chopin Piano Concerto No.1 Op.11

in #kr7 years ago

Hello, I’m a Sense-Chemist. It’s back again! Long time no see. I’m so sorry that I didn’t appear on Steemit quite long time without any notice. BTW, good to see you guys again!

안녕하세요. 감각 화학자입니다.
Recover yourself with SENSECHEMI. 여러분의 무뎌진 감각을 되살려 드립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클래식 음악, 어떻게 하면 쉽게 들을 수 있을까?
따분한 고전 예술, 그들만의 세상, 고급 문화라는 편견의 벽을 깨부수자!
어려운 전문 용어는 개나 줘버려!
사탕이 단지 안 단지는 일단 먹어봐야 알지.
달면 삼키고 쓰면 뱉으면 돼. 일단 한 번 들어봐! ^^

개인적인 사정으로 세 번째 포스팅이 예상보다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ㅎㅎ

이번 포스팅에서 제가 소개해드릴 클래식 음악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입니다. (와우! 워낙 유명한 곡이라… 몇 년 전 한국에서 인기있었던 드라마 ‘밀회’ 기억하시나요?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쇼팽 작품을 많이 연주하곤 했죠. 쇼팽 덕분에 드라마가 뜬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쇼팽 피아노곡 명반도 셀 수 없이 많지만 뛰어난 연주자들 중에서 선택 받은 피아니스트는 바로 ‘율리아나 아브제예바(Yulianna Avdeeva)’입니다. 예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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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7월 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아브제예바는 5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답니다. ‘국립 그네신 음악 대학교’에서 훌륭한 스승들의 지도를 받고, 스위스 취리히로 넘어가 ‘취리히 예술 대학교’에서 졸업장을 받습니다.

사실 율리아나 아브제예바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이 없어요.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죠.
그녀가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쇼팽 피아노곡을 잘 친다는 것!
이를 뒷받침해주는 너무나도 명백한 증거가 있죠!

세계 3대 피아노 콩쿠르 중 하나인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피아노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대회가 총 3가지 있습니다.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그리고 ‘폴란드 쇼팽 콩쿠르’입니다.)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쇼팽 콩쿠르!
2015년 제17회 대회에서 최초로 한국인 피아니스트(조성진)가 우승하기도 했는데요. 그 전 대회인 2010년 제16회 대회에서 ‘율리아나 아브제예바’가 우승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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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 같네요.
2010년, 쇼팽 콩쿠르 대회 당시 결승 무대입니다. 파이널 스테이지!

저도 처음 봤는데요. 이거 안 보시면 정말로 후회하실 겁니다. 장담해요.
대회 역사상 여자 우승자는 4명뿐인데요. 그 중 한 명이 ‘율리아나 아브제예바’랍니다.
일단 감상하시죠.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정말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들으시면서 (혹은 다 들으셨다면) 감각 화학자는 어떻게 감상했는지 공유해 드릴테니 한 번 읽어보세요.

국립 바르샤바 관현악단의 도입으로 시작해 4분이 지난 후 그녀가 건반에 손을 올려 놓습니다. 가끔씩 하늘을 올려다 보는 그녀는 꼭 신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신이시여, 지금 이 순간 만큼만 제게 당신의 전능하신 힘을 빌려 주소서. 그리고 저를 보살펴 주소서…’

그녀는 피아노 위의 발레리나.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녀의 손짓, 발짓, 온 몸짓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살아있는 게 이런 거구나’라는 황홀함에 빠지게 됩니다. 그녀의 생각과 그로부터 나오는 행동은 한 치의 오차도 없습니다. 물아일체. 피아노와 하나된 그녀는 이미 쇼팽에 눈이 멀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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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 없지만 굉장히 부드러운 그녀의 터치는 피아노 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도 어루만져 줍니다. 표현해내는 감정의 조절이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른 것 같아요. 아마 처음 그녀의 기도를 신께서 들어주셨나 봅니다. 아브제예바는 슬픔에 잠겨야 할 때를 알고, 역경과 고난에 무덤덤해야 할 때를 압니다. 환희에 들떠야 할 때를 알고, 겸손한 자세를 지켜야 할 때를 압니다. 그녀의 눈은 진실이 담겨있고, 손가락은 거짓 없는 그녀의 모습을 낱낱이 드러냅니다.

14분 55초… 저도 모르게 숨을 멈추게 됩니다. 그리고 갑자기 속이 애립니다. 이유 모를 슬픔이 몰려와 울컥하게 만드는데, 지속되는 그녀의 연주는 다시 저를 음지에서 양지로 꺼내 줍니다.

그녀의 웃음에서는 진정한 행복이 느껴져요. 그녀의 연주는 절제되어 있고, 기교가 넘치지만 오케스트라와의 화합을 깨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연주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 뿐. 애정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지휘자는 꼭 친아버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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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30초쯤, 약간의 휴식을 가지고 2악장 연주를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는 그녀의 서정적인 감수성이 돋보여요. 차분하고 애잔합니다. 모든 것을 잃고 체념한 듯 하지만 다시금 힘을 얻어 새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녀의 연주는 저를 안아주고 다독여줍니다.
‘그래, 세상에는 너 혼자가 아니야.’
진심이 담긴 그녀의 응원에서 세상을 향한 사랑, 관대함, 섬세함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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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부터는 3악장이 시작되는데, 경쾌하고 가볍고 밝은 분위기가 이어져요. 그녀의 표정에서는 신께 감사하는 마음이 드러납니다. 강렬하고 진취적이고, 연주의 진행 속도가 빨라 생기가 돈답니다.

빵모자를 쓴 동네 아이가 신문 배달하는 모습이 떠올랐어요. 우렁찬 목소리로 ‘신문이요!’라고 외치며 동네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아이. 생활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아이의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띠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친구들이 있고, 졸졸 뒤 따라다니는 강아지도 있습니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충분합니다. 아이의 웃음과 아브제예바의 미소가 겹쳐지면서 박수 갈채와 함께 연주가 끝이 납니다.

어떻습니까? 공감할만한 감상평이었나요?
아쉽게도 아브제예바의 공식 앨범들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요. CD를 구매해야지만 들을 수 있습니다. 저는 몇 개 구입해서 들어볼 생각이에요. 흠… 이러다 그녀와 사랑에 빠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여러분과 저만의 비밀!

아래 사진이 이번에 발매된 정규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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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함께 하는 지금 이 시간이 온전하게 여러분 것이 되기를 기원하며...
감각 화학자는 이만 물러갑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또 뵈요. See you very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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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곡,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저 즐거우셨다면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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