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과 사진 (2) 양귀자
"김형, 김형…… 도와주세요."
쓰러진 남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가느다랗게 흘러나온 것은 그 순간이었다.
그와 동시에 빨간 셔츠의 사내가 다시 쓰러진 자의 등허리를 발로 꽉 찍어눌렀다.
"이 새끼, 아는 사이요? 그러면 당신도 한번 맛 좀 볼 텐가?"
맥주병을 거꾸로 쳐들고 빨간 셔츠가 소리질렀다.
김반장의 얼굴이 대번에 하얗게 질려버렸다.
"무, 무슨 소리요? 난 몰라요! 상관없는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으니까 나가서들 하시오."
양귀자, 원미동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