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의 "더 웨이 위 워"

in kr •  22 days ago

내 곁의 더 웨이 위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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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방구석에 레닌 포스터를 붙여 놓고 사는 활달한 좌파 여학생과 얌전하고 성실한 남학생이 캠퍼스에서 어색할 듯 안 맞을 듯 어울리지 않는 그들이지만 남녀간의 감정이란 사막에서 나이아가라가 솟을 수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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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사랑에 빠진다. 둘은 떨어져 있으면 서로를 몸서리치게 그리워하지만 함께 살면서는 정치적, 또 기질적 성향의 차이 때문에 상처를 주고받는다. 여자가 매카시즘의 비열한 공격을 받을 때 남자는 몸을 날려 자신의 아내를 모욕하는 이를 때려눕히지만 그 눈에는 분노만큼이나 여자를 이해 못하는 답답함도 서려 있었다. 결국 둘은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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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긴 세월이 흐른 뒤 길거리에서 둘이 우연히 재회하는 마지막 장면.. 역시 운동권(?)답게 핵폭탄 실험 반대를 소리 높이 외치며 유인물을 돌리고 있는 여자와 이제는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는 남자. 유인물 한 장 주고 받으며 가벼운 포옹과 대화 뒤에 서로의 갈길을 가는 남과 여. 하지만 그 순간 레드포드와 바브라의 표정은 참으로 마음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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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과 스토리는 사뭇 다르지만 이 노래와 영화가 기억에 깊이 새겨지게 만든 사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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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들 가운데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남녀 동기가 있었다. 1학기 때는 거의 나타나지도 않았던 남자 동기 녀석은 어느 날 전혀 어울리지 않는 녹색 바바리 코트를 그것도 여름에 입고 나타나 주위를 경악시켰다. 말뚝박기를 하는데 그 바바리 코트를 휘날리며 50미터를 달려와 점프하여 엉덩방아를 찧어대는데 내가 그걸 받아냈다면 나는 이후 장가도 못 가고 인생 종쳤을 것이다. 녀석이 점프할 때마다 상대방 말들에선 곡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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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저 녀석 왜 저렇게 오버하냐.” '녀석‘의 고등학교 동기라는 동아리 친구에게 물었는데 답은 원래 저렇게 좀 괴짜질을 하긴 하는데 지내고 보면 괜찮은 녀석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 옆에서 “이상한 애 같애.” 하면서 도리질치고 있던 게 여자 동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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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름에 바바리는 뭐고, 또 그 안에 반바지는 뭐냐. 이상한 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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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억>의 초입에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레드포드를 두고 “파시스트 자식”이라고 뇌까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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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유에선지 학교나 동아리에 마음을 붙이지 못했던 녀석은 여름방학 이후 갑자기 동아리 활동에 열심을 부렸고, 동기들 사이에서도 구심 비슷하게 됐다. 그 구심력의 원천은 술이었다. 이름하여 ‘팔술모’ 팔팔 술모임이라 하여 가열차게 기운차게 어기차게 술을 마시고 다녔다. 나 역시 그 마수에 걸려들어 꽤 술을 먹었거니와 동아리 동기들 가운데 가장 술이 약한 편에 속했던지라 팔술모의 핵심부에 진입하지는 못했다. 반면 여자 동기는 단연팔술모의 이너서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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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여자애가 저렇게 술을 먹고도 말짱하나 싶을 만큼 태평양같은 주량을 자랑하던 그녀는 그 위 선배들이 학번 순대로 덤벼도, 인사불성으로 만들어 버리고는 “자 다음 타자” 를 부르짖는 여장부였다. 한때 “이상한 놈”이라고 규정했던 ‘녀석’과 아삼육이 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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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둘 간에 핑크빗 무드가 감도는 것은 눈 뜬 장님이 아니고설랑 뻔하게 알 일이었지만 그걸 옆에서 관찰하는 건 재미있는 일이었다. 연애하면 예뻐진다는 말이 과학적으로 무슨 근거가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나는 그걸 확실한 진리로 여긴다. 눈 앞에서 그 변화를 새록새록 하루하루 목격했던 증인으로서 선서할 수도 있다. 누군가 “야 연우 쟤 왜 이렇게 이뻐지냐?” 하는 소리도 숱하게 들었고 어 그런가? 하고 보면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두주불사 여장부에서 홍조를 띤 명랑처녀로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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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야 연애를 하든가 말든가였지만 둘은 그렇게 대놓고 선포한 것은 아니었으나 공공연한 연인이 돼 가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89년 6월이 왔다. 이철규 열사 시신 부여안고 가자 축전의 도시 평양으로! 하는 엽기적 구호가 난무하는 가운데 연일 거리는 시위가 끊이지 않았고 2주년을 맞은 6.10 기념일 대대적인 가두 시위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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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기들 가운데 6월 10일 전투조로 몇 명이 나서야 했고 거기에 예의 8술모 대부가 끼었다. 무척 치열한 가투가 벌어진 날이었다. 그런데 학교로 돌아와 보니 뜻밖의 비보가 기다리고 있었다. “야 위성이 녀석 잡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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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이지만 초범이고 하니 구류 3일 정도 살겠지 싶었는데 뜻밖에 구류가 길었다. 구류 10일. 그 열흘 동안 연우는 태연한 척 했지만 무척 불안해 보였다. 괜찮냐 물으면 괜찮지 않고! 가 총알같이 돌아왔지만 그렇게 괜찮지는 않아 보였으니까. 열흘이 지나고 녀석이 돌아왔다 거한 술자리가 열렸고 단골 까치집에서 좀체 먹지 않던 비싼 안주 두부김치까지 시켜서 두부 포식을 시켜 줬는데 위성이와 연우의 표정은 완전히 헤어졌다 만나서 사랑에 폭 빠졌던 레드포드와 바브라의 인상 그대로였다. (주의 : 절대로 외모가 닮았다는 얘기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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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며칠이 흘렀고 이제는 본격적인 평양축전 시위가 벌어졌다. 한양대학교에는 학생들이 집결했고 전대협은 기필코 평양으로 갈 것이라는 선언이 난무하는 가운데 경찰의 원천봉쇄가 한양대를 포위한 가운데 거리에서도 가두 시위가 벌어졌다. 그런데 전투조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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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은 가급적 시키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던 바 2학년 동기 중에 둘은 차출돼야 했다. 한 명이 손을 들었고 남은 게 나와 위성이. 구류 받아 나온지 얼마 안됐으니 내가 손을 들어야겠구나 하는 찰나 선배의 시선이 나를 훑어보더니 외면하듯 고개를 돌려 위성이를 향했다. (선배의 눈빛에서 이 자식은 경찰 보면 그냥 도망갈 거 같다...는 경멸감이 보였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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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이 형! 형이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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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위성이보다 연우를 먼저 보았다. 얼굴이 석고상처럼 굳어 있었다. 영화 <추억>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매카시즘 앞에서 독 오른 바브라같은 표정 비슷하달까. ‘구류 열흘 받은지 일주일도 안된 애를.......’이라고 그 꾹 다문 입술이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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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날 위성은 또 잡혀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구류로 끝나지 않았다. 구속영장이 떨어졌다. 그 암담한 소식이 전해진 날 나는 연우로부터 기나긴 전화를 받는다. 그저 음성일 뿐이지만 연우가 어떤 표정일지, 어떤 몰골일지 짐작이 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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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겠지만 나는 걔를 너무 좋아한단 말이야.”부터 시작하여 하필이면 그를 또 지목한 선배에 대한 독기 서린 원망부터, 멀거니 그걸 지켜보고 있었던 나에 대한 힐난, 구속된 이에 대한 걱정, 그에 대한 애정 토로까지..... 아마도 베갯잎 두어 장은 눈물로 적셨을 것이다. 기라성같은 선배들을 술잔으로 셧아웃시키던 당찬 연우가 그렇게 무너지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아니 들었다는 표현이 정확할까) 기억나는 표현 하나는 “앞이 보이지 않아. 캄캄해. 위성이 없는 너희들 보기가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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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이가 구치소로 이감된 후 면회를 갔다. 하루에 한 번만 면회가 가능했던 터라 위성이 집과도 면회 일정을 조율해야 했는데 일찌감치 연우는 그 과정을 끝내 놓고 있었다. “위성이 어머님하고 얘기했어.” 구치소 면회는 피차 처음이었지만 면회 신청부터 신분증 제출, 교도관 질문에 대한 대답까지 하나같이 어기적거리고 버벅거렸던 나에 비해 연우는 옥바라지 몇 년은 한 사람처럼 익숙해 보였다. “관계가 어떻게 돼요?” 딱딱하게 묻는 교도관에게 “애인이요!”라고 경상도 억양 충만한 포스로 대응할 때엔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 위성이 녀석을 혁명가라고 생각해 본 적은 예나 지금이나 한 번도 없으나 당시의 연우는 혁명가의 연인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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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재판날 조마조마한 심경으로 재판정에 몰려갔다. 다른 사건이 진행 중이었고 한참 지난 뒤에야 위성이 차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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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를 입은 위성이가 모습을 드러내자 다들 긴장했다. 실형을 받지 않을 거 같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래도 판사가 형을 때리기 전까지야 뉘라서 그걸 확신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위성이 이 녀석이 피고인석으로 가더니 철퍼덕 의자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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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의 이맛살이 좁혀졌다. “일어서세요.” 존댓말이었지만 확인 절차와 판사 자신의 허락 없이 착석해 버린 피고인에 대한 괘씸함이 묻어나는 목소리. 나도 모르게 중얼거림이 나왔다. 아 저 새끼...... 역시 위험한 새끼라니까....... 주눅 들기는 커녕 질 나쁜 고딩 학생주임 바라보는 포즈로 판사를 쳐다보는 녀석을 보니 내가 판사라도 실형을 때려 주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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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 집행유예 판결이 나왔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나오는데 연우가 새된 소리를 냈다. 마음 고생이 누구보다 컸으니 목소리 데시벨도 올라가는 건 당연했지만 내용이 좀 엉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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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웃기지 않니? 아니 꼭 지가 앉으래야 앉는 거야? 아니 뭐 국민학교 학생들이야? 판사가 앉으라면 앉고 서라면 서는 거야? 아니 판결이나 내리면 되지 왜 사람을 일어서라 앉으라 난리냐.”
“어 그게 연우야...... 우리도 판사 들어올 때 기립하...... ”
“됐어. 하여간 이상한 놈들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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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판사 귀에는 두드러기가 났을 것이고 수명도 두어 달은 길어졌을 것이다. 판사 앞에서 철푸덕 주저앉는 자기 연인의 무신경에도 두어 마디 덧대긴 했으나 그 말에는 너희들 따위하고는 질이 달라! 하는 자긍심이랑 그 늠름함(?)에 대한 애정의 넘침이 트리클 다운 효과를 일으키고 있었다. 나 원 눈꼴시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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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그들의 연애행각에 대해서는 더 적지 않겠다. 그렇게 둘은 잘 사귀었다. 동기들이 군대를 가고, 학교에 남아 버티던 위성이 녀석도 좀 늦게 군대를 갈 때까지도 그랬다. 그런데 어느 날 충격적인 소문이 들렸다. 연우가 고무신 바꿔 신었다는 것이다. 고무신 바꿔 신는 것이나 군화 바꿔 신는 것이나 젊은날의 병가지상사이겠지만 연우의 변심은 꽤 큰 쓰나미로 동기들 심기를 쓸고 지나갔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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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새로 생긴 연인은 연우가 대학 생활의 태반을 보낸 동아리 사람들과의 만남을 극도로 싫어하여 연우 자신 동아리 선후배들과 아예 인연을 끊었다는 점은 더 놀라웠다. 사랑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지만 헤어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 궁금은 했지만 구태여 물어보지 않았고, 또 자기가 연락 끊었다는데 연락할 이유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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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위성이의 고등학교 동기인 병삼이랑 길을 가다가 우리 쪽으로 걸어오는 한 커플과 마주하게 된다. 연우와 새 남자 커플이었다. 먼저 둘을 알아본 건 병삼이였다. 병삼이는 큼직한 음성으로 연우야! 를 불렀다. 그러나 연우는 미동도 없었다. 그때는 나도 놀랐다 어라? 연우는 외면하지도 않고 쳐다보지도 않는 똑바른 시선으로 길을 걸었다. 옆에 있던 남자가 누구? 하는 몸짓을 했지만 미동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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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표정이 슬로우 비디오로 기억난다. 담담했고 의연했다. 난처함을 숨길 수는 없었고 눈빛이 흔들리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마치 영화 <제 3의 사나이>의 마지막 장면처럼 롱 테이크로 스쳐 지나가면서 그녀의 표정은 초지일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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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이 변한 건 병삼이였다. “연우야” “야 강연우” “야아아 강연우. 사람이 부르면 대답을 해라.” 언성이 점층법으로 올라갔고 나중에는 욕설만 안 섞인 목소리가 됐다. 남자가 돌아보면서 “뭐요?” 했으면 필시 시비가 붙었을 것이고 그날 병삼이의 태권도 실력이 빛을 발했을 터이다. 그러나 남자는 돌아보지 않았다. 연우가 팔짱을 꽉 끼고 걸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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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돌아보지 말라고 했겠지. 어깨는 흔들리고 있었지만 그럴수록 상대의 팔을 더 힘있게 쥐는 모습을 보고 나는 병삼이를 잡았다. “야 야 가자.” “아니 저 싸가지없는......” “아 쓰바 그냥 가자고.” “아 놔 봐 씨바 야 강연우! 야! 야!” 그건 강연우를 부르는 게 아니라 강연우 옆의 남자를 부르는 소리였다. “야 나한테 시비 좀 걸어 줘 봐 응?” 하는. 병삼이를 진정시키면서 연우 쪽을 보니 여전히 씩씩하게 걷고 있었다. 영화 <추억>에서 레드포드와 헤어진 뒤 씩씩하게 반전(反戰) 전달 돌리며 뛰어다니던 바브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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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몇 주 후 위성이가 휴가를 나왔다. 술자리 와중에 당연히 연우와의 우연한 조우와 해프닝이 화제가 됐다. 군바리에게 떠난 연인 얘기하는 것이 강호의 도리가 아닌 것은 알았으나 어떻게 그렇게 됐다. 벽돌 네 개 군모와 왼쪽 가슴에 쌓은 육군 병장 위성이는 그 전말을 세세하게 듣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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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부타 말도 없었고 고개를 흔들거나 끄덕이지도 않았다. 얘기가 이어지는 동안 술만 거의 소주 한 병을 혼자서 축냈다. 늦은 밤 술집을 나오면서 좀 비틀거리는 육군 병장에게 괜찮냐고 물었을 때 병장은 “여기까지지 뭐. 걔는 떠났고 나는 보내야지.” 하면서 싱긋 웃었다. 그 쓸쓸하지만 오백 가지 색깔이 담긴 미소. 영화 <추억>에서 로버트 레드포드의 입가에 담길 듯 말 듯 했던 그 미소. 그리고 병장은 돌아서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나는 연우의 뒷모습처럼 녀석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지켜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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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몇 년이 지났을까. TV 명화극장에서 <추억>을 보면서 둘 생각이 났다. 자식들.... 니들도 이 영화 혹시 보게 되면 ‘더 웨이 위 워’ 흥얼거리며 옛 기억 떠올릴 수도 있겠지. 내가 지켜본 것만 한 바가지인데 니들은 열 드럼은 되겠지. 하지만 연통이야 닿을 일이 있겠냐. 그렇게 연을 끊었는데...... 언젠가 연우의 연락처를 알게 됐지만 굳이 위성이에게는 알려주지 않았었다. 연우가 바라는 바이기도 했고 굳이 알려 줄 이유도 없어서. 또 시간이 흘렀고..... 영화 <추억>이 자그마치 거의 반 세기 전의 영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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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ries, may be beautiful and yet 추억들은 아름답겠지 그러나
What's too painful to remember 기억하기엔 너무 고통스러워
We simply choose to forget 우린 쉽게 잊어버리고자 하지.
So it's the laughter 그래서 웃는 거야.
We will remember 우리가 기억하는 건
Whenever we remember... 우리가 항상 언제나 기억하는 건
the way we were... 우리가 걸었던 그 길.
(번역은 내 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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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세상 어딘가에서 거의 잊고, 아주 가끔 떠올리며 입가가 올라갈 듯 말 듯한 미소를 드리우며 살고 있을 것이다......하고 끝맺으면 되는데 그렇지가 못한 게 최근 연우가 동기들 단톡방에 들어와 수십년 만의 수다를 폭발시키고 있어서 결말이 영 롸맨틱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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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 돌고 도는 것이고 돌아간 자는 돌아온다. 돌다가 끊어지는 수도 있고 영영 돌아오지 않는 수도 있겠으나. 그래도 함께 있었던 길은 누구의 마음 속에나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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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shoud I do??? Shoud I leave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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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디스코드에서 일일히 링크 따져가며 항의했더니 일단 블랙리스트에선 지웠다고 합니다. 다만 누군가 또 리포트해서 또 증명해야 할 가능성이 있으니, 외부사이트에 있는 걸 스팀잇에도 올리고 그러는 걸 추천하지 않고 스팀잇에 독점적으로 글을 쓸 것을 추천한다...라는군요. 약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본인들 알고리즘이 후져서 계속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앎에도 결국은 다시 증명하거나 기존 업로드 방식을 바꿔야 한다니, 무례한 자경단이 따로 없고 제가 다 화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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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팀잇 방침대로라면 떠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제가 구태여 거기에 따를 이유가 없어서요.) 한 번 더 이런 일이 생기면 심각하게 고려해 보려고 합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이해해 주시고 도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힘내라고 풀봇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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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