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이기적 듣기, 이타적 듣기

오프라 윈프리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며 호기심 어린 표정을 자주 짓는다.
그녀는 출연자의 나이가 많은 경우엔 방청객들에게 조언을 달라며 마이크를 건넨다. 대화의 상대를 늘리는 방법이다. 자신이 잘 모르는 대화 내용이 있다면, 언제든 다른 사람을 대화에 참여시킨다.

오프라 윈프리 쇼를 보는 사람들이 적극적인 이유는 시청자에 머물지 않고, 방청객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서다. 사람들은 흔히 생각하기를 ‘귀는 듣는 것’이라고만 여기고, 상대방의 이야기나 밖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상대방의 이야기, 남의 이야기는 잘 듣지만 정작 ‘자신의 이야기’는 자기 귀로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게 자기 목소리를 듣는 것인 데도 말이다. 우리의 ‘귀’에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여보면 스스로의 마음의 소리는 스스로의 귀가 듣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당신이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중인데, 상대방의 이야기가 전혀 당신의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우리의 ‘귀’가 마음을 듣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귀가 열린다’는 건 ‘마음이 열린다’ 이후에 나타나는 신체상의 작용이다. 당신의 마음이 먼저 열려 있지 않으면 당신의 귀는 그 누군가의 어떤 말소리도 듣지 않는다. ‘들리다’와 ‘듣다’의 차이가 중요하다. 들린다는 건 당신 마음이 열려 있다는 뜻이고, 당신의 마음이 ‘기대한다’는 뜻도 된다.

대화의 예의는 경청하는 자세다. 서로 대화할 때 지켜야 하는 것이 예의다.
대화의 예의는 태도와도 연결되는 문제다. 가령,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 사람이 나타났다. 어떻게 할까? 테이블에서 일어나서 그 사람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가 같이 앉는다. 약속한 사람을 만나는 순간에 지켜야 할 예의다. 예의가 태도로 나타난 경우다.

대화를 마치고 헤어질 때도 예의가 중요하다. 상대방이 먼저 출발하고 그 모습이 안 보일 때까지 지켜봐주는 게 예의다. 만에 하나라도 그 사람이 가다가 뒤를 돌아보게 되었을 때, 자기를 지켜봐주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자신에게 예의를 갖고 대해주는 내게 감사함을 갖게 되는 건 당연하다. 대화의 예의는 아주 작은 부분, 우리가 소홀히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14. 귀로 말하고 입으로 듣기

사람의 귀는 두 가지 용도로 사용된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 귀가 되고, 내 이야기를 듣는 귀도 된다. 남의 이야기가 들리는 귀는 옳고 그름과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귀가 된다. 반면에 내 이야기를 듣는 귀는 상대방이 내 이야기를 듣고 어떤 대답을 할지 상대방을 평가하는 귀가 된다.

오프라 윈프리는 말한다.
“나의 삶을 한 장씩 벗겨낼 때 분명히 깨닫는 게 있었습니다. 내가 겪는 고통이나 어려운 모든 일들은 나 자신보다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이제야 완전히 알게 되었습니다. 나를 짓누르던 고통들은 괜한 걱정에서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말言’이란 마음속에서 나오고, 그 사람의 생각을 전달한다.
여기서 ‘말’이란 그 사람의 마음이면서 생각이기도 하다. 말을 들으면서 마음의 생김새를 보게 되고, 생각의 크기와 색깔을 보게 된다는 뜻이다. 사람의 귀는 상대방의 입술과 혀가 부딪혀 나는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마음이 전하는 소리, 생각이 나타내는 소리를 듣는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다가가면 대화에서 성공하는 길이 열린다.
화려한 테크닉도 말발도 화술도 필요 없다. 진심으로 이야기하고 진심으로 대하면 어떤 사람의 마음도 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