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명품
얼마전 엄니가 가지고 계시던 복주머니 하나를 받았습니다.
이 복주머니는 증조모께서 시집 오실때 혼수로 가져 오신거라 합니다.
증조모께서 한땀한땀 수놓고 바느질한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자세히 문양들을 보니 너무 아름답습니다.
수술도 오색으로 묵은색이지만 여전히 눈이 부십니다.
복주머니를 여는 순간 오래오래된 할머니의 냄새가 납니다. 어쩜 이렇게 생생할까요. 오래된 물건이 좋은 것은 이런 손때와 묵은 냄새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안을 들여다 보니 작은 금가락지 하나가 들었습니다.
제 입가에 작은 웃음이 지나는걸 느낍니다. ㅎㅎ
근데 곰곰 살펴 보니 금가락지 보다 더 소중한게 가득 들었습니다.
뭐가 들었겠어요?
복주머니에 복이 가득 든거지요. ㅎㅎ
증조모님부터 그 오랜 세월 담아 넣었으니 얼마나 많은 복이 들었겠어요.
저도 수시로 복을 지어 한웅큼씩 넣어 두려구요.
복을 짓는 것, 아마도 사랑이 아닐까요?
증조모의 사랑에 할머니의 사랑이 더해지고 또 엄니의 사랑에 다시 저의 사랑을 넣어 제 아이에게 물려주면 제 아이가 또 자식들에게 사랑을 담아 물려 주리라 생각하며 잘 보관하려고 합니다.
이런 것이 진품이고 명품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