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평범한 일상은 누군가에겐 버킷리스트였다.

in #kr5 years ago (edited)

버킷리스트라... 그것도 나의 버킷리스트. 좀 희미하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아이와 배우자가 원하는 것을 하게 해 주고 싶다. 조금 더 생각해 보면 플레이스테이션4의 다음 기기(아마도 플스5?)로 게임을 하고 싶다거나 상담심리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는 소망은 있는데 버킷리스트로 넣을만큼 인생을 걸어야 할 무게감도 없고 어렵지 않다. 좀 더 어려운 걸로 치자면 남극에 가서 황제펭귄을 근접한 거리에서 보고 싶긴 한데 동물원으로도 대체가 가능하니 이것도 버킷리스트까진 아닌 것 같다.

꼭 이루기 어려워야 버킷리스트일까. 아마 난이도보다는 간절함이나 절실함이 이것이 버킷리스트에 들어갈만하냐 아니냐와 더 관련 있겠지. 절실함이라고 하니 내게 상담을 오는 분들이 생각났다. 그 분들에겐 각자 절실히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 음식에 대한 혐오 없이 맛있고 즐겁게 식사를 하거나 하루를 살아도 마음이 편하거나 뭔가 즐거움이 있으면 좋겠다는 그런 소망들. 자신을 미워하는 그 마음을 멈추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떤 이들에게는 이미 보통의 일상이 되어서 굳이 그런 것이 소망이겠냐마는 어떤 이에게는 손을 뻗어도 평생 잡을 수 없을 것 같이 먼 터널 끝 희미한 빛과 같은 소망들이다.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떤 때는 마치 내가 양동이, 즉 버킷리스트가 말하는 버킷이 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 때의 기분은 서글프거나 무거운 느낌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누군가의 일상이 어떤 사람에겐 버킷리스트라니. 사람은 다 다르구나 싶다. 그래서 누군가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나의 잣대를 내려 놓아야 하는데 상담가 밥을 몇년 먹은 지금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쉽지 않다. 이미 가득찬 양동이에 새로운 물을 채울 수 없듯이 누군가를 수용하려면 나를 먼저 비워야 한다. 이것이 상담가 훈련의 알파요 오메가가 아닐까.

나를 완전히 비우고 사는 건 인간으로선 너무 큰 도전이니 적어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말하기 전 한번 정도만 상대방의 심정을 생각하는 정도면 좋겠다. 크지 않아도 상대방에게는 따뜻하고 안전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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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프리곤 형이 그러는데
주마등을 경험하면 인생의 시야가 넓어진대
어때??? ㅋㅋㅋ

이건 경험해봐야 알아. 내가 도와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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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두번봤는걸 ㅋㅋㅋ

그래 인생의 시야가 넓어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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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한 우물안 개구리가 없지

비우지 않으면 채울 수 없음을^
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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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파티코 포인트 @bluengel님보다 많이 모으기로 버킷리스트 하면 그 전에 죽을 거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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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블루엔젤 버킷리스트에서 파티코 백만달성은 이루었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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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겐 평범한 일이라도 다른이에겐 절실함이 될 수 있다는것..
그렇게 보면 버킷리스트는 정말 주관적인 결실인거 같아요..

자신에게 가장 만족할수 있어야겠네요. 크루즈 여행 가려면 스팀이 힘 좀 많이 내줘야겠네요.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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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글이다 룸구형! ㅎㅎㅎ 나도 이런생각이었는뎅~
플레이스테이션 나도사고싶다!

내 비록 플스4는 중고를 샀지만 다음 기종은 나오자마자 사려고. 근데 배우자한테 허락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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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깐 말하기 전에 생각을....나도 하고 싶은 말이야^^

어제 택시 탔는데 기사가 좀 생각을 하고 말 좀 하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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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그러더라고. 돈내고 스트레느 받는다고 ;;;;

사람들 마다 처한 환경도, 가진고 있는 것도 다 다르니... 우리가 생각하는 흔한 일상도 누군가에겐 절실함일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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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룸구님의 버킷리스트. 남극의 황제펭귄은 너무 멋진 것 같은데 동물원 대체도 좋지만 그래도 남극에서 직접 보게 되면 새로운 감동이지 않을까요.

한 때 세상에서 태어나서 제일 절실하게 원했던 게 '남들만큼 평범한 일상이 가능한 거'였던 적이 있었어요. 어느 순간 그게 제가 원했던만큼 가능하고부터는 꿈이란 것도 절실한 것도 그다지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만약 그 시절 만난 상담가분이 룸구님이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드네요.ㅎㅎ

역시 직접 보는 것이 말로 다할수 없을 감동이겠죠.

그 시절 저는 지금보다 더 엉망인 상담가였으니 안 만난 걸 다행으로 칩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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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불현듯 떠올랐싸옵니다. 룸구님.

다 버리고 뜨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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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 읽었어요
룸구형이 상담가인지 지금 알았네요.
나중에 나 정신상담좀 ㅋㅋ

불금도 없이 바쁘셔서 과연 시간이 되실런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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