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소녀

in #kr8 years ago (edited)

생각이 깊어지고 어느덧 훌쩍 커버린 자신을 되돌아볼 때면,
때 묻지 않았던 하얗고 순수했던 그때의 그 소녀를 그리워하곤 한다.

부끄럼이 많았고 수줍었던 소녀는, 책을 좋아했고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걸 좋아했다.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알았고, 그것에 기뻐했다.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정성 가득한 손글씨 편지에 마음이 한없이 따뜻해지고,
소중한 물건을 담아두었던 작은 상자 안에 그들의 순수함을 함께 간직했었다.

나만의 것으로 생각했었기에 잃어버릴 일 따윈 없을 줄 알았다.
오색 빛으로 알록달록 했던 아쿠아 빛의 파란색을 좋아했던 소녀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점차 색이 바래져 갔고, 어디에서 왔는지 모를 낯선 검은 물감들에 섞여
점차 검은빛으로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다양한 색감과 디자인의 옷과 신발, 그리고 장신구를 착용하고 멋 부리기를 좋아했던
개성 있고 웃음기 많던 소녀의 얼굴에선 표정이 사라져갔고, 서서히
칠흑 같은 어둠의 공간을 만들어 스스로를 가두기 시작했다.
스스로가 원하는 게 항상 정확했고, 언제나 망설임이 없던 소녀는 더 이상
자신이 정말 원하는게 무엇인지 잊어갔고,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다.

나에게 맞는 색깔이 아니라며, 이건 진짜 내가 아니라며 부정해왔던 덕분일까?
아니면 한편으로는 그때의 순수했던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오랜 시간 애써왔던 덕분일까?
블랙홀처럼 빛을 흡수해 버리던 어둠 속에 파묻혀있던 지쳐있는 작고 하얀 '나'를 발견했다.
어쩌면 사실은 알면서도 모르는척 모든걸 인지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알록달록 오색 빛이 어색해져 버린 지금의 나는,
나의 아쿠아 빛의 파란색을 다시금 되찾기 위해 오늘도 하얀 소녀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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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 글쓰기를 하는 분을 찾고 있었는데, 여기 계셨네요. 앞으로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앗,, 감사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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