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리빙] 작금의 사태와.... 표절과 저작권 침해에 대처했던 나의 자세... ㅠㅠ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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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시장 못지 않게.... 스팀 한국 커뮤니티도 요즘 오르락 내리락 하네요.
특히 이번 이슈는 표절이죠.
속속 밝혀지는 글들 보고있자면 진짜 헛웃음만 나오고
그걸 또 추적해서 밝혀내시는 분들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게 얼마나 기운빠지는 일인지... 저도 해봐서 알거든요.

표절이라면 저도 할 말이 많답니다. ㅠㅠ

<이야기의 시작>
때는 바야흐로 2010년 초.
다양한 포멧의 컨텐츠를 만드는 우리 회사에서 네번째 요리책이 완성되었습니다.
밤샘촬영이 몇일이던가....
게다가 전국 방방곡곡에 계신 요리연구가들 10여분과 협업을 통해 이루어진거라서, 촬영장비를 싣고 서울부터 청주, 천안, 대구, 울산등을 거쳐 부산에서 제주까지 정말 어의없는 일정을 소화하며 고생고생 만든 책이었어요.
일반적인 요리책은 아니었고, 특정 요리도구를 사용하는 책이었지요.
전국에 퍼져있는 그 요리도구 판매상들과 실 사용자들이 많이 구입하셨답니다.

<우연히 만나다>
어느날, 인터넷 검색 중에 한 네이버 카페를 들어가보게 되었어요.
요리법 소개인데.... 사진이 너무 익숙한거에요.
당연하죠. 제가 찍은 사진들도 있고...
같은 사진을 수십장 찍어서 눈이 빠지게 비교하고 제일 좋은 사진으로 제가 직접 고른거니까요.
위에 언급한 그 요리도구를 판매하는 판매상 중 하나였구요.
가만보니, 카페안에 최근 올린 요리사진이 모두 저희 책을 카메라로 찍어서 올린거였어요.
(솔직히 이때 제일 어의 없었던 것은..
차라리 스캔을 하지... 폰카로 어설프게 찍어서 사진 품질이 완전.... 아우C ..... )
요리 레시피도 저와 선생님이 최종 확인한 그대로구요.
~합니다 를 ~하세용 같은걸로 바꿔넣었더라구요.

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밖으로 욕을 뱉었습니다. 도둑질도 그런 도둑질이 없더군요.

<추적>
일단 저작권 침해가 얼마나 된건가 확인을 해야 했습니다.

추적에 꼬박 일주일이 걸렸구요.
그 도둑이 운영하고 있는 네 개의 네이버 카페와 한 개의 다음 카페, 각기 다른 아이디로 운영하는 블로그 세 개에 중복으로 저희 요리책의 사진을 촬영하여 올리고, 요리법도 공개 했더라구요.
책 한권에 들어간 요리가 100개인데, 중복 침해증거로 제가 출력해둔 페이지가 500장이 넘어갑니다.

< 변호사를 만나다 >
다행히 주변에 다양한 전문분야의 좋은 변호사분들이 좀 있었는데.. 저작권 관련 변호사만 없었어요.
소개를 받아 저작권 관련 변호사님과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실제로 민사소송의 경우, 피해액을 입증하기가 어렵다고 하십니다.
피해액 산정이 되지 않으면, 손해를 입증할 수 없구요.
그러면 민사소송의 경우 쉽지 않다고 하시더라구요. 게다가... 시간이 정말, 꽤, 엄청 오래 걸린다고....

사실, 금전적인 피해를 특별히 본 건 아니었고, (물론 책이 좀 덜 팔릴수는 있었겠습니다만... )
다만, 한 두장도 아닌, 책의 사진을 거의 통채로 사용한 것이 너무 어의 없었던 상황이었죠.
민사는 안해도 형사소송은 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변호사도, 형사소송 후 결과가 나오면 3년 안에 민사를 진행할 수 있으니, 일단 형사소송을 진행해보라 하시더라구요.
진행방향을 자세히 알려주시고, 형사에는 궂이 변호사 필요 없으니, 민사 진행할 때 이야기 하라 했습니다.

<내용증명의 작성>
일단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무단사용한 사진과 레시피 모두 캡쳐했으니, 포스팅 전부 내리고, 카페 공지에 한달간 사과문 올리라구요.
사진을 한 두장 도용한것도 아니고... 당연히 들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달간 사과문 올리는게 싫었던가봐요. 들은척도 안합니다.

두번째 내용증명에는, 카페 다섯개 (네이버 4개, 다음 1개), 블로그 3개 링크를 넣고, 전부 알고 있으니 당장 조치하지 않으면 바로 형사고발 들어간다고 적어서 보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블로그 2개가 더 발견 되었어요. 참 어의없더라구요.

전화가 왔습니다. 할 이야기 없으니, 사과문이나 올리라 했지요.
겨우 카페 두개에 사과문을 올리고 말았더군요. 그것도 두루뭉수리 하게 말이죠.
나머지 카페와 블로그의 사진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바로 형사고발 들어갔죠.
카페 5개, 블로그 5개에 침해당한 내용을 적은 고발 내용과, 침해내용 (카페 페이지 출력물 약 500여장), 저희 책을 들고 경찰서에 가서 형사고발을 진행했습니다.

<결과>
형사고발이 진행된 이후, 상대방 관할 경찰서로 넘어갔습니다.
사건 수사가 진행되면서, 제가 추적해서 링크를 알고있는 모든 카페와 모든 블로그에서 글이 내려갔더라구요.
약 8개월 후, 어찌저찌 진행되어 벌금 얼마를 때렸다는 결과문이 사무실로 배달되었습니다.

벌금이 흡족하지는 않았습니다. 변호사님도 민사소송은 별로 권하지 않으셨구요.
결정적으로 그쪽과 관련이 있는 요리연구가님들 몇 분도 계셔서 결국 민사소송은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컨텐츠를 만드는 저의 입장에서는.... 저작권과 표절은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입니다.

제발 기억하세요
표절, 저작권 침해는 도둑질이에요.
도.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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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진짜 이런일들 그만 일어나야하는데...@renakim 님 마음고생 많으셨겠어요..

시간이 꽤 지났지만.. 제 인생에 가장 어의없고 황당한 일이었어요.

저작권침해를 당하신 경험이 있군요 ㅠㅠ 저작권침해는 물질적 손해로만 따질 수 없는것 같아요..

맞아요. 정신적 피해가 더 크구요.
침해사항을 제가 다 밝혀내야 하는 그 과정도 만만치 않더라구요.

다시한번 반성해 보고 갑니다^^; 도움이 되는 경험과 글 잘 보았습니다^^ 살짝 보팅하고 갑니다~ㅎ

감사합니다~

처음 그걸 발견한 순간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셨을 것 같아요 (ㅠㅠ) 반성도 안하는 모습이었다니 분이 제대로 풀리셨을지 모르겠어요 ㅠㅠ

헛웃음만 나더라구요.
무슨 고구마도 아니고 파면 팔수록 계속 나오니까... ㅠㅠ

헛~ 시간과 노력을 도둑맞는 느낌... 끔찍합니다. 적게나마 풀보팅으로 위로를~

감사합니다.
저작권은 조심조심.. 표절도 다시보고...ㅠㅠ

표절에 당한 경험이 있으시군요.. 저도 창작하는 입장으로써 저작권 문제에 많이 민감합니다. 꼭 창작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작가분들은 저보다 더 민감하시겠죠.
도둑질 이라는 자각만 가져도 좋을텐데 말이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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