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었다. 그런 날들이었다.

in #kr7 years ago

언제나 깨닫는 기회는 갑작스레 찾아왔다. 너의 병도 그랬다. 내 탓이라면 내 탓이었다. 그게 설사 대게의 고양이들이 자주 걸리는 병이라고 할지라도 나는 그게 자꾸 내 탓인 것만 같아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내내 펑펑 울었다. 무서움이 반, 혼란스러움이 반이었다. 언제나 괜찮아보이는 너였기 때문에, 네가 내 곁에 있는 것은 어느샌가부터 당연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렇기에 괜찮은 줄로만 늘 착각하고 있었다. 이 정도만 투자해서 길러도 아무 탈도 안 생기겠지. 동물 키우는 게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지만 우리 애들은 건강하니까 괜찮겠지. 나는 그렇게 안이하게 생각하며 너를 사랑하는 듯 방관했다. 그 속에서 너는 아주 힘겹게 웃고 있었음을 나는 몰랐다.

그리고 넌 그때마저도 나를 바라보았다. 힘없이 입원실에 누워 마취가 덜 깬 몸을 파르르 떨면서도 내가 너를 부르는 소리에 너는 눈을 내게로 힘겹게 들었다. 그 모습에 나는 무너져 내렸다. 그 모습에 나는 그제야 알았다. 나의 너에 대한 사랑은 학대였음을.

이럴 줄 알았다면 주변의 말을 들을 걸 그랬다. 네 간단한 수술비 하나마저 낼 돈도 없는 내가 너를 가족으로 맞이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내가 괜찮다고 생각했기에 너도 괜찮을 것이라고 마음대로 생각해버린 나의 과오가 너의 병으로 다가왔다. 이런 와중에도 네가 눈을 감을까 두렵다. 내 곁을 떠날까 무섭다. 너를 영영 안을 수 없게 될까봐 두렵다.

까까야. 나는 이제 널 어떻게 하면 좋을까. 너희들을 어떻게 해야 너희가 행복할 수 있을까.

Sort:  

cheer up!

thank you...

아 이거 굉장히.. 슬프고 철학적인데요.
좋게 생각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힘들긴 하지만 아무래도 저보단 제 고양이가 더 힘들어할테니 힘내려구요...
감사합니다...

많이힘드시겠어요. 마음이 아프네요.

ㅠㅠ 많이 힘들긴 합니다..

강아지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 슬픈글입니다 ㅠㅠ 힘내시길 바래요 ㅠㅠ

감사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6
TRX 0.15
JST 0.030
BTC 59112.75
ETH 2519.48
USDT 1.00
SBD 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