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쌍방울 레이더스 팬이다.

in #kr6 years ago

나는 원래 쌍방울 레이더스 팬이다.

Chonju_Ssangbangwool_Raiders_BC.png

전북 무주의 덕유산에 있는 무주리조트에 가본 적이 있나요?

menu_1_1_img1.gif
<이미지 출처: http://m.mdysresort.com>

무주리조트에서 스키나 보드를 즐겨보신 적이 있다면... 슬로프 빙질은 조금 별로일 때가 있지만 슬로프의 길이도 길고 다양한 루트와 멋진 환경 덕분에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답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남부권에서는 스키장이 조성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강원도나 경기도가 아닌 호남의 스키장 설립은 무주의 고산지대라는 천혜의 환경에 덕분에 가능했고 남부권에서는 유일한 스키장이기에 각광을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M0010002___-1.jpg

영화 국가대표에서 성동일은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스키점프팀을 만들기로 하고 전북 무주로 내려가게 되지요.

사실 평창이 동계올림픽에 도전하기 전에 이미 도전했던 곳이 무주였습니다.

82ba0e81a0f90de7d2e2cd581ee7d11e1cb545a2dad3c45f4859339ab1c7fb44a8c9e52e103090e49f987d1c36c6cc64b4237291ee3ea533e3b56b07756a616e5ebbe2af34d540a5d5e829ef50284f3a.gif

1997년에는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도 이 무주리조트에서 개최했었습니다.

쌍방울 기업이 도산하면서 무주의 동계올림픽 도전은 사라지고, 어느 순간 평창이 도전하기 시작했고, 결국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고 우여곡절 끝에 잘 치뤘습니다.

어쨋든 이 때 무주리조트를 설립한 기업이 바로 쌍방울입니다.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으로는 1980년대와 90년대에 그나마 크게 성장한 기업이었습니다. TRY라는 내의가 바로 쌍방울입니다.

하지만 무주리조트 건설에 들어간 빚과 IMF경제 위기로 결국 도산하게 되는 기업입니다.

michael-jackson-2997510_1280.jpg

나중에는 마이클잭슨에게 매각하려고도 했었지요. 당시에 무주리조트를 보기위해 마이클잭슨이 내한하기도 했었습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사명도 변경했었지만 지금은 다시 사명을 쌍방울로 바꾸고 회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쨋든 1991년 쌍방울은 프로야구 제8의 구단으로 입성하게 됩니다. 김인식 감독이 초대 감독으로 첫 해 성적은 나쁘지 않았고, 순탄하게 실력을 쌓아갔으나... 불의의 교통사고와 주전들의 군입대 등으로 조금씩 최하위의 이미지를 굳혀가게 됩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부임으로 전환기를 맞게 되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도 오르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많은 스타들도 배출해 냈습니다. 원조 왼손 거포 기아의 김기태 감독, 중간계투 20승의 신화 김현욱 현LG투수코치, 신인왕 출신 조규제 삼성2군투수코치, 연습생신화이며 sk왕조시절 sk전력의 반 이상이라 불리던 포수의 전설 박경완 현sk배터리 코치 등...

쌍방울의 해체를 기다린 sk는 쌍방울 레이더스를 사지않고 해체하기를 기다리다가 신생팀을 창단하고 레이더스를 그대로 가져갑니다.

장학퀴즈를 후원하던 선경그룹, 비디오 테이프 만들 때는 이미지는 참 좋았었는데... 보통사람 노대통령과 사돈이 되며 논란을 일으키며 이통사업자로 선정이되고 재계서열이 확 올라가게 된 기업.
이윤을 추구하기에 레이더스를 매수하지 않은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그래도 좀 보기에 좋지 않았습니다. 뭐... 현대유니콘스도 후에 이런식으로 해체되지만요...

어쨋든 와이번스는 레이더스 색은 다 빼버리려고 노력하지만 박경완을 키운 조범현 감독과 김성근 감독을 거치며 왕조를 구축하게 됩니다. 레이더스가 전신이지만 인천 연고지였던 태평양 돌핀스가 전신이라고 우기는 와이번스... 이렇게 쌍방울 레이더스는 두 번 죽게됩니다.

저는 해태 팬이었지만, 조금씩 조금씩 쌍방울 팬이 되어갔던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야구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크면 자주가야지 하고 미뤘던 곳이 바로 야구장이었습니다... 정작 시간이 많아져서는 갈 수 없게되어 더 애틋한지도 모릅니다.

쌍방울 팬이었기에 sk가 아무리 레이더스를 지우려고 해도 sk팬이 되었습니다. sk가 우승할 때 쌍방울이 우승한 것과 같이 생각했습니다. 2009년 코리안시리즈 7차전에서 9회말 나지완에게 홈런맞고 패배했을 때에도... sk가 진 것이 아니라 쌍방울이 진 것 같아 슬펐습니다.

그만큼 박경완 선수와 김성근 감독은 사라진 쌍방울 레이더스와 동일시 되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김성근 감독이 해임되었을 때... sk와는 조금씩 멀어져갔습니다. 그러면서 야구에도 관심을 덜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김성근 감독이 한화로 왔을 때 다시금 야구를 보게 됐습니다. 이제 응원하는 팀은한화가 됐습니다. 김성근 감독의 야구에 대한 호불호가 있든 말든, 그는 그나마 남아있는 레이더스의 역사의 산증인이었기에 그가 맡은 한화는 레이더스와 동일시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떠났지만 그때 내가 응원했던 선수들이 그대로 남아있기에 여전히 응원하는 팀은 한화입니다.

그리고 강자가 늘 강하기를 바라기보다는 약자가 강자를 누르고 올라가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에 한화를 응원합니다.

여러 해 동안 침체되어 있던 한화가 비상하기를 바랬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화를 응원했습니다. 과거 해태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빙그레를 응원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일단 응원하다보니 정이 가는 팀이고 경기를 계속 보며 응원하다보니 골수팬이 된 것 같습니다.

이성열이 못칠 때도 응원했고 지금은 잘해서 더 기분좋게 응원합니다.
최재훈이 왔을 때 복덩이가 왔다고 좋아했고, 강경학이 못할 때는 좀더 자신감을 가지라고 외쳐댔고, 요즘 잘해서 대견합니다. 송은범이 먹튀라 욕먹을 때 언젠가는 밥값할거라 믿으며 안타까워했고, 정우람이 많은 이닝으로 블론할 때도 1이닝씩만 주어질 때가 오면 최강이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송광민이 초구치고 죽을때나 이용규가 매번 다칠 때에도... 한 번쯤은 다 모이면 일 낼거라고 기다렸습니다. 하주석은 한화의 미래가 될 거라 믿고 응원했습니다. 힘들 때 애썼던 권혁과 박정진... 송창식이 돌아오기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김경언을 떠나보낼 때 슬펐습니다.

한화는 지금 2위입니다. 불안한 2위지만... 잘 견뎌내고 올 해에는 가을야구 할 거라고 믿습니다.

떠나고 사라진 후에야 그 소중함을 안다고 했던가요? 만약 쌍방울 구단이 지금도 존재한다면... 어땠을까하고 생각해 볼 때가 많습니다. 야구보러 광주로 가지않고 시즌권을 끊어놓고 전주에서 야구를 보고 있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지면서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하니 또 슬퍼지네요

전북에는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라는 팀이 있습니다. 과거 해태타이거스의 주축들이 바로 이 군산상고 출신들이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고교야구 최강팀 중 하나로 군림하고 있지만 전북 야구팀이 없으니, 졸업 후에도 뿔뿔히 흩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기아 타이거스가 있지만 광주에는 광주일고라는 명문팀도 있기에 상대적으로 군산상고 출신들이 설 곳이 좁아질 것 같습니다.

처음에 무주리조트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지금 무주리조트는 부영건설이 가지고 있습니다. 제10구단 창단 문제로 KT의 수원과 부영의 전북이 맞붙었고 결과는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부영건설은 그 이후 사장이 안 좋은 일로 다른 곳에 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무주리조트와 전북의 프로 야구팀은... 뭔가 악연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뭐 어쨋든.,

서울의 연고팀은 두산, LG, 넥센
수도권 인천 sk, 수원 KT

충청권 한화

호남권 기아

경상권 대구 삼성, 마산 nc, 부산 롯데

충청권과 호남권은 프로팀이 한 팀 밖에 없는 점이 안타깝고, 강원도는 더더욱 아쉽습니다. 야구에도 지역 불균형이 존재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

전북에는 최강의 축구팀과 좀 강한 농구팀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보면 전북현대 이재성의 유니폼을 입은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KCC 농구팀은 훈련장도 전주에 없고, 선수들도 여기에 안삽니다. 경기 있을때만 전주에 옵니다. 그래서인지 KCC는 연고지를 바꾸려고 했다가 전주시와 협상 끝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여러 혜택을 받아간 듯 합니다.

전에는 모든 스포츠를 다 좋아했는데, 나이를 먹을 수록 야구가 더 좋아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전북 프로 야구팀이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전북에 야구팀이 있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봅니다.

언젠가 꼭 탄생하여 레이더스가 전신임을 밝히고 전북 야구의 기운을 북돋아 줄 팀이 나타나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ort:  

전주 사람뿐만 아니라 전북사람들은 비슷한 생각일겁니다.
가끔 기아가 군산에 와서 경기할때면 경기장이 가득하곤 합니다.
상대적으로 축구팀을 많이 응원하는 거 같아요^^

네~ 맞아요. 야구가 있다면 참 좋겠어요 ㅜㅜ

예전 벌떼 야구의 원조 쌍방울 레이더스의 추억이 새록새록 돋네요ㅎ. 저는 트윈스의 팬이지만 김기태, 심성보, 김원형, 김현욱, 조규제 등 무수한 쌍방울의 선수들이 참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ㅎㅎㅎ

심성보 선수... 암을 이겨낸 선수 원조격이죠^^ 쌍방울의 벌떼야구... 정말 오랜만에 들으니 추억이 새록새록하네요^^ 방문 감사합니다.

쌍방울에 대한 재밌는 글이네요. 좋은 한주 보내세요 :)

네 감사합니다.

lucky2님이 ravenkim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lucky2님의 6월 유상임대 해드렸어요.-별 내용 없습니다.(당사자만 들어오세요.)

...^^
fedooor
bji1203
salthd
shinss61
hwa2ting
nomadcanna
paramil
gidung
trueonot
ganzi
jingyuhan
ravenkimknowkorea
gwoo
donekim

김현욱 삼성에 왔죠. 조 라이더도 오랜만에 들어봅니다. 마무리가 짱이었는데, 해설 하더만 어느 순간 안 보이네요. 심성보 선수 아마 당뇨로 마지막에는 살이 쏙 빠져서 야구 하던 모습도 기억나고...

그러고 보니 막강 군산상고가 있는데 프로야구단이 없다니.. ㅠㅠ

제가 야구를 대충보는 이유가 여기 있죠..
수원과 유치경쟁에 지고나서 당시 도지사 말이 생각납니다. 대 자본에 이기기 힘들엇다 차라리 그 돈으로 도민들 복지에 힘쓰는데 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구요

국민적인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도 지역안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네 알죠. 그때 그 일... 있던 걸 다시 만드는 것인데, 참 힘들어요

네 심성보선수 암이 아니고 당뇨였군요. 그 선수들 뭐하고 사는지 궁금하네요

만년꼴지 쌍방울이 플레이오프 가던 96, 97시즌, 정말 꿈같았었네요...이후 외국인 용병들여올 때 돈없어서 토종선수로만 리그치르다 또 꼴찌로 전락하고ㅠ 전 쌍방울 해체 이후 야구를 안보게 되었네요. Sk는 조금 보다 말았고 해태도 왠지 정이 안가더라구요.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그 이후에 야구 잘 안봤다가 올림픽 금메달따고 WBC등의 선전 때문에 다시 관심가졌었어요^^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쌍방울..ㄷㄷ

회색 유니폼과 항상 꼴등을 달렸던 기억만 ㅋㅋ

96년과 97년에는 잘했는데^^ 잘할 때도 있었죠^^

저는 어릴 때 롯데 팬이었는데 연고와는 상관없고 김용희 김용철때문이었습니다. 간지나게 멋져 보여서요..
쌍방울에게 그런 사연이 있었네요..

네 김용희 감독님은 참 신사시죠^^ 간지하면... 기아의 임간지형이 최고죠ㅋ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방문 감사합니다😁

크아~ 쌍방울 레이더스... 정말 오랜만에 기억 소환이네요
그때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선수가 타자엔 김기태 선수(현 기아 감독) 과 투수엔 조규제 선수였죠
짧게 지나간 팀이었지만 기억에 많이 남던 팀이였답니다 ㅎㅎ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추억을 떠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6
TRX 0.15
JST 0.028
BTC 55789.30
ETH 2345.53
USDT 1.00
SBD 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