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난민에 대한 논란들을 보면서(1)

in #kr6 years ago (edited)

이 문제에 대해 써야 한다는 생각만 하면서 글을 쓰진 못했습니다. 일단 제가 이 분처럼 이야기하는 재주가 없습니다. http://news.joins.com/article/22749892#home 그래서 한참 고민만 며칠간 하다가 정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예멘 난민과 관련해서 정리해야 할 것들이 꽤 많겠더라구요. 하나씩 정리들을 해보죠...


문제 1. 국제분쟁에 대한 무지


일반적인 한국인들에게 지역 분쟁이나 테러란 영화속의 한 장면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죠. 그래서 테러라고 하면 특정 종교 신자들만 벌이는거라고 믿는 분, 하늘의 별 만큼 많습니다. 요즘 영화들에선 '알라 후 아크바'외치고 자폭하는 무슬림들만 테러리스트로 등장하니까요.

unholy-jihad-and-islamic-terrorism.jpg

뭐 이런 말들 하면서 말이죠.

아재된 자로 한 말씀 올리자면 그 전엔 전공투가, IRA가, 붉은여단이, 바스크 조국과 자유가, 적군파가 있었습니다. 사실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영화에 주로 등장하던 테러 조직은 IRA(정식명칭은 Provisional Irish Republican Army, 아일랜드 공화국군 임시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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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가 괜히 세계 최고의 특수부대 중 하나겠습니까.

1055214.jpg
사실 아재된 입장에서 이 분들을 모른다는게 젤 기분 나빴습니다. 우리랑도 연관이 있는 이 조직을 모르다니.

뭐 다른 것 보다요... 테러범들이 지역 패권 국가의 수상을 암살하고 자국 정치 지도자들을 수태 죽였어도 헐리우드 영화의 배경이 되지 않았던 테러 조직은 대중에게 듣보잡 조직이죠. 지금은 완전히 찌그러진 타밀 일람 해방 호랑이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조직들은 요즘 영화에서 다루지 않구요... 북한과 ISIL만 등장하죠. 뭐 존속살해하는 최고지도자와 사람을 별의 별 엽기적인 방법으로 죽이는 것에만 머리 쓰는 잡것들은 사실 완벽한 악당 아니겠습니까?

거기다 이렇게 기억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작년에 영국의 인디펜던트지가 보도했었는데 미국의 조지아 주립대학에 따르 면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에 미국에서 있었던 테러공격에서 무슬림이 저질렀던 것은 12.4% 밖엔 안되는데 보도양으로는 41.5%였다고해요. 실제보다 훨씬 더 많이 집중한다는 이야기죠. 미국 매체의 이런 시각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다보니 미얀마에서 로힝야 무슬림들이 학살당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을때 "쟤네 사람 많이 죽였잖아"라는 댓글이 달리는 것은... 야매 국제부 기자 생활을 20년 가깝게 한 입장에선 20년째 속터지는 일일 뿐입니다. 뭔 이야기냐면 사람들은 그게 문제라는 생각들 조차 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사실 이 이야길 하려면 작년 가을 즈음에 제가 속터졌던 미얀마의 로힝야족 이야길 안하고 갈 수가 없습니다.

남아시아 불교 국가들에서 스님들의 위치는 절대적입니다. 원래 불자에게 스님이란 불보(佛寶; Buddha)·법보(法寶; Dharma)·승보(僧寶; Sanga)를 구성하는 삼보중 하나죠. 한국에선 스님 뵈어도 인사 잘 안하지만 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스님에 대한 의전이 상당합니다.

예를 들어 스리랑카의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에 가면 입국장과 출국장 사이에 소파를 갖다놓고 거기다 흰 천까지 씌워 놓았습니다. 스님들 앉아서 비행기 기다리시는 곳이죠. 거기 다른 사람이 앉으면 공항 경비에게 혼납니다. 스님 전용 의전석이거든요.

그런 전통은 미얀마도 마찬가지에요. 그런데도 스님들이 2007년 들고 일어났을때 미얀마 군부는 전두환 일당이 했던 것처럼, 그러니까 1980년의 광주처럼 밟아버렸습니다.

지금도 미얀마 군부의 미움을 사고도 목숨을 부지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런데 20세기 중반에 로힝야족이 버마족에게 해코지했다고 70년이 지난 지금 때려 잡는다는거, 시차가 너무 많이 나는 거 아닌가요? 1940년대에 쟤네가 내 할아버지를 죽였으니 내가 그 할아버지의 손자를 지금 죽이면 복수가 한 만배쯤 통쾌해지나요? 아니, 군부가 권력을 잡은 1960년대에 털어버리지 왜 21세기까지 냅둔거죠? 로힝야족이 사는 라카인주는 아라칸 산맥이 지나가고 있 어서 미얀마 군의 주축인 버마족이 거의 살지 않는다는 사소한 디테일 같은 건 접어둔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그럼에도 로힝야 난민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이유가 있죠.

(요즘 제가 긴 글을 쓸 수 있는 체력상태가 아니라서 여기서 절단합니다. 제 컨디션에 따라 업데이트 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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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post

요즘 가장 이슈가 되는 주제인데 언론에서 떠드는 거나 인터넷 여론과는 다른 시각이라 다음 편도 기대가 됩니다.

뭐... 제가 글을 작정하고 쓸 시간이 요즘 별로 없어서 좀 길게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여론은 극단적으로 난민반대, 언론은 극단적으로 난민찬성... 대충 이런 분위기입니다. 재벌이 난민의 유입을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난민 찬성 여론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중입니다.

뉴스를 보고 제 스스로도 답을 내리기가 참으로 어렵더군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관심가는 주제입니다. 다음 글도 무척 기대되네요.
컨디션 금새 회복하실수 있길 바랍니다 :'(

오늘 내일 중으로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글 기다렸습니다 :)
스티밋 커뮤니티에서 제가 아는 한 이 문제에 대해 님만큼 풀어낼 사람은 없을거에요 ^^

;;;; 제가 요즘 몸이 좀 안좋아서;;; 내일까지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님이 뭔데 스팀잇 전체를 들먹입니까? 그저 님하고 입맛이 맞는 사람 아니구요?

그렇죠. 제가 무슨 스티밋 커뮤니티 전문가라도 되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아는 한"이라고 적어놨는데요. :)

다음 포스팅을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문제가 될 이슈인데 섣불리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더군요.

서로 잡아먹을 듯이 싸우는데 그게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지점들이 몇 가지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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