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픽션
“내 과거의 사랑은 비록 모두 실패로 끝났지만 아직도 사랑은 유효하다”
말 그대로 픽션이다. 러브란 말과 픽션이란 말은 정말 잘 어울리는 말이다. 사랑은 다소 소모적인 감정이라 생각하는 필자이기에 더더욱 둘의 조합은 어울린다 생각한다. 제목부터 흥미를 충분히 유발시키는 영화. 러브 픽션을 드디어 보았다.
배우진의 조합 또한 하정우와 공효진이다. 색 굵은 캐릭터 뿐 아닌 근근히 보여주는 찌질한 캐릭터가 잘 어울리는 하정우와 아름답다기보단 사랑스럽다고 느껴지는 공블리 공효진의 조합. 이 커플 보고 싶어진다.
하정우는 극 중에서 작가로 나온다. 그렇다고 범접할 수 없을 만큼의 유명한 작가라던가 천재성이 돋보이는 그런 작가가 아닌 그냥 주위 어디서나 볼 법한 그런 작가다. 글 쓰는 과정에 홧병을 이기지 못해 화병을 수차례 깨부수는 그런 작가. 이 남자, 정신병원까지 다닌다. 물론 자기 말로는 정신적 안정감을 찾기 위해서라며 다른 환자들과 자신을 달리 치부하지만 필자가 볼 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핀잔하는 꼴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저 평범한 작가는 아니다. 작가로써의 어휘구사능력은 뛰어나며 채식주의자이기도 하다. 일종의 완벽주의자적인 성향도 가지고 있고.
공효진은 딱 봤을 때 유쾌한 여자다. 그러기에 극 중 주월(하정우)이 꽂힌거겠지.
“안녕하시오. 희진 낭자"
둘의 연애는 이 세상 모든 연애와 마찬가지로 풋풋하게 시작된다. 독일 영화행사에서 희진(공효진)을 만난 주월은 어떻게해서든 희진과 엮여보고 싶어 고민과 고민 끝에 결국 편지 한 통을 쓴다. 작가스러운 그런 위트 있는 편지. 그러한 모습에 희진은 주월에게 흥미를 느꼈다.
“방울방울해~"
희진은 주월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한다. 모든 여자들이 원하고 듣기 좋아하는 그 사랑한다는 말을 자신에게는 하지 말아달라는 말. 그 말에 주월은 위트있게 방울방울하다 한다. 일종의 둘만의 은어랄까. 희진의 이런 점들이 주월을 더 빠져들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주월은 완벽한 여성,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여성을 원했고 희진은 그런 모습을 보여줬으니 반할 수 밖에.
여하튼 그렇게 풋풋하게, 말 그대로 사랑스럽게 그 둘은 사랑해나간다. 허나 연애 초반엔 꼭 주위에서 하는 말이 있지않은가?
"어휴, 너네 콩깍지야 콩깍지."
그렇다. 콩깍지가 씌였다면 이제 콩깍지가 없어질 날도 온다. 그 날이 이 커플에게도 왔다. 분명 처음부터 희진은 희진이였을터인데 주월은 원래의 희진이 눈에 보이자 점점 희진이 싫어지기 시작한다. 자기가 보고싶은 것만 보아 온 주월이 잘못된 것이겠지만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채식주의자인 자신 앞에서 맛있게 고기가 먹는 희진의 모습마저 미워보인다. 결국 그들은 사진전시회를 통해 이별을 통보한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오해만 풀다 쓸쓸히 죽는다."
극 중 희진이 주월에게 했던 말. 씁쓸하다. 허나 맞는 말이다. 인생사가 그런 것 아닌가? 수많은 오해들이 오해를 부르고 그 오해들을 결국 풀기 위한 행동을 하다 또 오해를 쌓아가고. 오해가 오해를 물어오니 사채마냥 오해가 늘어나고. 그런 모든 오해를 풀다보면 어느새 시간은 흘러가 있고. 확 와닿는 대사다. 그들 서로도 오해를 했다. 서로가 서로를 좋게 보는 그런 오해.
“그래. 나 원래 이런 놈이야."
주월이 한 말이다. 그래, 사람은 원래 다 그런 사람들이다. 다 각자의 기호와 생활을 가지고 있는 그런 이들이다. 연애를 하니 그게 변한 것이지 그게 원래부터 그런 게 아니란 거다. 이 영화는 정말 연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연애 초기의 풋풋한 그 느낌과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보이는 수많은 오해들. 그게 너무나도 잘 드러난다.
난 이 오해들이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상대방을 알면 알수록 당연히 자신이 모르는 것들이 생겨나니 오해를 하기 마련이기에 그저 과정이라 생각한다. 오해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러브픽션이 흥미로운 것은 소설가가 주인공이란 점을 백분 살리는 연출이 있다는 것. 영화 중간중간에 계속하여 주월이 쓴 소설의 장면들이 극적으로 나온다. 이 극적이라는 건 화려한, 극도의. 이런 뜻이 아닌 정말 연극적으로 나온다는 뜻이다. 그런 연출을 비롯해 주월이 생각할 때마다 나타나는 M(이병준). 주월이 정신병원에 다니는 이유가 전적으로 나타나는 인물이다. 주월 혼자 독백을 하는 장면이 아닌 M과의 대화를 함으로써 좀 더 캐릭터에 집중 할 수 있게 해주는 연출이다.
이런 여러 깨알같은 장면들과 스토리라인이 이 영화를 더 좋은 영화로 만든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소 지루하다는 점.
러브 픽션. 이제 막 연애에 들어간 커플보단 연애에 지친 자들이 보기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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