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만성적인 과다한 무역적자에 시달리는 이유(2)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6 years ago

금본위제와 브레턴우즈체제(2)

압도적인 금 보유를 배경으로 한 미국 달러는 제2차 세계대전 후 폐허가 된 서구 각국에 대해 절대적 우위와 국제경제에서의 기축통화(reserve currency)라는 대단한 지위를 영국의 파운드

이후에 차지하는 한편 1970년대 이후 IMF 체제 하에서도 달러는 금의 대리역할 지위를 인정받아 온바 이번 글에서는 미국이 만성적인 과다한 무역적자에 시달리는 이유를 벨기에 태생 경제학자 Robert Triffin의 딜레마(역설)이론을 통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Triffin dilemma

미국은 기축통화(달러)의 발행국가로서, 국제경제는 물론 국내경제라는 2개의 상이한 이해관계를 만족시켜야 한다. 전자는 국제거래(무역)결제라는

인류의 범세계적인 보편적 가치와 연결되어 있다. Triffin dilemma는 브레턴우즈 체제 하에서 미국이 직면한 세계경제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국제거래 결제와 자국우선이라는

국가이익과의 trade-off(상충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달러 발행권한을 갖고 있는 미국은 돈을 자유로이 찍어냄으로써 국내소비와 해외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쉽게 감당할

수 있으나, 여타 국가들은 대미수출을 통해 수출대금으로 달러를 공급받고, 국제결제에 필요한 유동성(달러)을 비축한다. 이런 시스템 아래에서는 미국의 무역적자와 여타국가의 무역흑자는

어쩌면 당연하고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21세기들어와서 신흥국들의 무역흑자로 외환보유고가 급증하고 미국의 무역적자가 불어난 것도 이런 체제가 낳은 결과인 것이다.

2, 유동성문제와 신뢰성문제

트리핀은 금본위제도가 유동성문제와 신뢰성문제라는 양자의 딜레마 속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체제라고 주장한다. 전자는 세계경제의 발전이나 성장과 함께 달러의 수요는 증가하지만,

금의 생산량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후자는 전자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바 즉 Global 보편적가치인 국제(무역)결제를 여타 국가들이 원활하게 실현하도록

미국이 준비자산(reserve asset)인 달러공급을 계속 늘리면 결국 만성적인 무역적자와 달러가치 하락으로 인해 기축통화로서의 국제신용도가 위태로워지는 것을 말한다.

3. 달러가치의 과대평가

트리핀의 이론에 의하면 유동성문제로 인한 달러의 신인도 하락에 따라 달러의 가치는 떨어지는 것이 순리이지만, 브레턴우즈협정에 의한 금 태환조항에 따라 고정된 금1온스=35달러라는

등식을 근간으로 하는 브레턴우즈 체제 내에서는 과대평가된 달러가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달러가 과대평가되어 믿지 못하기 때문에

reserve currency(기축통화)보다는 제한된 수량의 금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높아지는 진퇴양난(dilemma)의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런 브레턴우즈 체제의 심각한 내재적 결함을 경제학자들은 Triffin paradox(역설)라고 한다.

4. 불가능한 평가절하

트리핀의 예상대로 실제로 미국은 1970년대에 근접하면서 베트남 전쟁비용 등으로 무역적자가 커짐에 따라 달러가치의 급락이 초래한 Dollar Crisis 즉 달러의

과대평가문제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한바 금1온스=35달러라는 등식 하에서는 자국의 제한된 금 보유량으로 외국의 금 태환(교환)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달러의 가치를 내리는 평가절하(devaluation), 또는 여타국가의 통화가치를 올리는 평가절상(revaluation)이다. 하지만 브레턴우즈

체제 하에서 전자의 devaluation는 불가능한바 그 이유는 금1온스=35달러라는 등식으로 고정된 브레턴우즈 협정의 금 태환 조항(Gold Convertibility Clause) 규정 때문이다.

5. Nixon shock선언

그런데 당시 대규모 대미 무역흑자 상태이던 독일, 일본 등 주요국들은 revaluation에 나서지 않은바 그 이유는 평가절상(자국통화강세)으로 인해 자신들의 수출품 가격경쟁력이 낮아져

수출규모가 감소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들 국가들은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여 협조하지 않고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이 미국 내의 과도한 정부나 기업,

민간차원의 무분별한 수요 때문이라고 비난하자 급기야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Richard M. Nixon은 달러의 금 태환정지(Nixon shock)를 선언(1971. 8. 15)한다.

6. 달러체제의 dilemma

Nixon shock는 금환본위제를 근간으로 하는 브레턴우즈체제의 사실상 붕괴 즉 고정된 환율에서 변동환율제도로의 이행을 의미하는 한편 자국경제가 우선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달러가치 하락은 비단 외환보유액(3조$)이 가장 많고 미국국채 최대보유국인 중국만의 고민이 아니다. 모든 나라들이, 세계가 하나의 준비통화인 달러에만 의존할 때 생기는 심각한 dilemma인 것이다.

여기에서 과연 미국이 세계경제의 파수꾼역할을 하는 손을 놓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더불어 국제결제수단으로서의 기축통화로 달러만의 단일통화 체제를 세계평화와 번영의 차원에서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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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 갑니다 쉽지 않은 내용인데 항상 도움이 많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미국이 달러중심의 자국통화 체제를 지켜나갈 수 있는 것은 이미 한계이 오지 않았나요? 그렇다고 달러를 폐지하지는 못할 거고,

저도 동감입니다. 다음 글에서 그 부분을 한번 다뤄볼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요즘은 오후 5시 넘으면 어두워지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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