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호와 신일골드코인
돈스코이호와 신일골드코인
신일그룹 대표가 출국 금지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피해자가 다수 발생할 수 있는데다 도주 우려까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기 때문일겁니다.
주업종이 암호화폐와 뽑기방인 신생회사.
그리고 돈스코이호와 관련해서 문제가 심각해지자 사업 목적에서 보물선 탐사를 삭제하고 사명을 신일해양기술로 바꿉니다.
코인찍어서 전형적인 먹튀를 하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늦어버린듯한...
이후의 일정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경찰 출석 조사와 기소가 이어질거고, 그 양이 얼마이던 금괴 발견에 대한 구체적인 증빙을 못하면 구속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 이후는 우리가 너무 잘아는 폰지사기 시나리오 사건대로 흘러가고 결과도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중간의 잡다한 이야기들을 다 잘라버리고...
처음 신일골드코인을 발행한다고 했을 때 저는 이걸 폰지사기라고 봤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피눈물이 눈앞에 어른거렸습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고 하지만 돈스코이호와 관련해서는 바뀔 수 없는 몇가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숨이 먼저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투자한 사람들도 도박판이나 다른없는 코인판에서 원금보장같은걸 기대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제발 그랬기를 바랍니다.
제가 하려는 말은 돈스코이호에 150조원어치 보물-금괴-이 실제로 있는지 여부, 또는 보물을 실제로 발견했는지 여부가 아닙니다. 실제로 그 배에 보물이 있던 말던 결국 일어날 일들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돈스코이호.
정식 명칭은 드미트리 돈스코이호 입니다.
침몰할 당시 소속은 제정러시아 발틱함대 소속의 수송선이자 철갑 순양함. 짧게 말해 그냥 러시아 군함입니다.
1905년 5월 러일전쟁 당시 일본 해군의 공격을 받아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정확히는 자침-되었습니다.
113년전 침몰한 배에 150조원어치 보물이 실려있다는 그럴듯한 신기루 같은 이야기.
과거 구권화폐사건이나 독재정권 시절의 비밀금고, 일제가 숨겨놓고간 금괴 사건이 떠오르는건 또 왜인지...
여기서부터는 소설입니다.
아마 유서깊은 돈스코이호 보물건을 엮어서 판을 벌리고 싶은 A가 있었을 겁니다.
일제가 숨긴 금괴니 어쩌니 하는 소설 처럼, 당사자 A는 사실이라고 믿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신일그룹의 경영진과 줄이 닿게 되었고, 마침 벌어진 코인판 투기 광풍에 이걸 버무려서 판을 벌려보기로 합니다.
실제 그 배에 보물이 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판을 벌려서 코인을 팔아 수백억을 챙길 수 있는데...
탐사/인양 비용도 없어서 돈을 끌어와야 하는데 마침 코인판이 벌어져 있으니 이걸 써먹습니다.
ICO를 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ICO가 금지되어 있어서 코인을 발행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족을 동원해 싱가포르에 페이퍼 컴퍼니를 하나 세우고 코인을 발행해 보물 인양 비용을 충당한다는 명목으로 코인을 찍어냅니다.
그리고 이런 기사를 잘 실어주는 비 메이저 언론에 계속 찌라시를 흘려서 이슈를 만들고 코인을 팔아제낍니다.
그리고 그럴듯한 짜집기 영상도 뿌려서 포장도 하고...
사실과는 다른 제 상상일 뿐입니다.
실제로 150조원어치 보물이 있었다고 칩시다.
그러면 코인 투자자들은 돈방석에 앉게 될까요?
드미트리 돈스코이호.
앞에 쓴대로 이 배는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의 군함입니다.
러시아 국가 재산이라는 뜻입니다.
소유자도 러시아로 명확합니다.
배에 실려있는 모든 것은 러시아 국가 자산입니다.
심지어 러일전쟁의 아픈 역사까지 깃든 러시아 역사의 한 부분입니다.
해외의 보물선 전문 인양업체의 과거 인양 성과, 또는 발견된 침몰 선박에서 인양된 보물의 소유권과 관련해서 현존하는 국가 소유가 분명하거나, 또는 민간 선박인 경우 소유권자가 분명하고, 직계 후손이 있는 경우 인양자가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소송을 해서 이긴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특히나 명확히 국가 소유인 경우 해당 국가가 소유권을 주장하면 인양비용 정도가 보전 되었지 인양자가 소유권을 가져간 경우는 없었습니다.
실제 보물이 있다고 하면 그날로 바로 푸틴이 외교 경로로 국가 자산이니 돌려달라고 할겁니다.
와! 보물이 나왔네. 너네가 인양했으니까 너네 다 가져.
이럴 가능성이 과연 백만분의 일 퍼센트라도 있기라도 할까요?
발견되는 그날 러시아는 돌려달라고 할거고 인양된 모든 것들은 동결됩니다.
인양자가 소유권 소송을 해도 몇년이 걸릴지 모르는 지루한 국제 소송으로 시간을 보내다 결국 러시아에 넘겨주게 될 겁니다.
외교 문제로 크게 비화될 가능성이 크고, 푸틴은 러시아의 아픈 역시니 뭐니 이런걸 이용해서 러시아 국민 정서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교 문제로 크게 비화되서 러시아와 갈등 관계가 되는걸 대한민국 정부의 누구도 원치 않을겁니다.
보물이 없다고 해도 배에서 건진, 또는 인양한 선박 선체 등 모든 것은 러시아의 역사 유물입니다.
외교 경로를 통해 반환 요청을 하면,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정치적인 판단에 따라 당연히 반환 절차를 밟게 될 겁니다.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
이거 하나만으로 선체를 포함한 모든 내용물은 러시아 국가 재산인건데...
러시아가 인양을 못하는건 그게 우리나라 울등도 앞바다에 가라앉아 있어서 입니다.
아니면 건져낼만큼 값어치 있는게 없거나...
침몰한 러시아 군함을 인양하면 내용물을 아무렇지 않게 소유할 수 있다는 황당한 발상을 한 것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그리고 이미 1980년 무렵에 인양 시도가 있었을 때 러시아에서 소유권 주장이 있었습니다.
문제가 복잡해질 것 같아지자 유야 무야 그대로 덮어버리고 탐사는 취소되었던 전례가 있습니다.
러시아가 소유권을 주장할 가능성은 100%입니다.
국제 소송으로 5년이 갈지 10년이 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100%라는 뜻입니다.
또, 있습니다.
매장물 발굴 승인을 받으려면 추정가치액의 10%를 보증금으로 내야 발굴 작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150조원 금괴라고 주장했는데 15조원을 어디서 마련할 수 있을까요?
러시아가 소유권을 주장하는 보물을 담보로 누가 빌려주기라도 할 까요?
추정가치를 현저히 작게 산정해서 보증금을 낮추면 그거 자체로도 사기에 해당하게 됩니다.
애초에 가치도 없는걸 부풀여서 투자자를 모은게 되기 때문에...
실제로 신일그룹은 고철값으로 12억원을 추정가치로 해서 보증금 10%를 내겠다고 했다가 거절을 당했습니다.
더 웃긴건 1999년 동아건설이 같은 배를 발굴 신청을 했을 당시 추정 가치를 금괴 500Kg으로 해서 신청을 했었는데 20년만에 금괴들이 알을 까고 까고 또까서 200톤으로 불어난걸까요?
또, 또, 있습니다.
돈스코이호는 배수량 5800톤급 수송순양함입니다.
1880년 전후 기술로 만든 선박에 금괴 200톤을 싣고 장기 항해를 하고 있다는 것에 일부 선박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합니다.
200톤이나 되는 금괴를 싣고 장거리 항해를 과연 정상적으로 할 수 있었는지 자체가 의문인데 200톤 금괴는 과연 어디서 나오게 된 걸까요?
침몰한 러시아 군함을 인양했으면 인양비용 정도 받고 러시아에 돌려주는게 기본입니다.
그게 기본 상식인거고...
도대체 침몰한 남의 나라 군함을 건져올려서 내꺼라고 할 수 있다는 논리를 받아들여서 코인을 산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Congratulations @pixier!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You published 4 posts in one day
Click on the badge to view your Board of Honor.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Congratulations @pixier! You received a personal award!
You can view your badges on your Steem Board and compare to others on the Steem Ranking
Vote for @Steemitboard as a witness to get one more award and increased upv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