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하는 빨래

in #kr2 years ago

거의 평생을 세탁기를 써왔습니다. 독립한 이후로 세탁기 없는 삶은 생각지도 못했었습니다. 빨래거리가 있으면 세탁기에 넣고 그냥 돌리기만 하면 빨래가 끝나니 그 편리함에 젖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너무 당연한 것처럼 느껴져서 편리한 것인지도 모르고 살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세탁기가 없는 상황이 되자 조금 난감하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빨래를 한참동안이나 미루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빨래를 하게되었습니다. 손으로 하는 빨래는 너무 힘이 들기 때문에 발로 빨래를 몇번 하였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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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하는 빨래가 재미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발로 빨래를 밟아가면서 뺄래하는 것이 꽤나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되었습니다. 무엇인가 물건을 내 손으로 만드는 것처럼 옷을 내 손으로 내 두 발로 깨끗하게 만드는 것도 꽤나 뿌듯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탁기를 이용하면 빨래를 하는 것이 꽤나 귀찮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빨래가 다 되면 널어야되기도 하고 빨래를 하는 행위의 주체가 내가 아니라 세탁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빨래를 직접 하는동안에는 그 행위의 주체가 내가 되고 그 시간이 온전히 나의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빨래는 아직 서툴지만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단지 탈수기는 꼭 있어야 되겠군요.
요 몇일 비가 와서 그런지 탈수하지 않고 널어놓은 빨래가 마르지가 않습니다. 탈수기는 새로 하나 장만해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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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방같은 수단이 아니라 직접 빨래하는걸 선택하시다니 대단합니다 ㅎㅎ

발빨래가 은근 재밌더라구요 탈수기만 있으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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