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이 아니라 위험 관리에 중점을 두는 투자자가 되자
시장에서 흔히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이란 말을 합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오히려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 공히 그 반대의 경우가 사실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변동성이 낮은 주식이 수익률이 더 높았고, 신용 등급이 낮은 채권보다 우량 채권보다 낫다는 사실이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위험을 변동성(변동성도 위험이 될 수 있음), 드로다운 또는 완전 손실 어느 것으로 정의하는 상관없이, 위 두 경우 공히, 보수적인 접근 방식이 일반적으로 더 나은 실적으로 이어졌습니다.
본질적으로 승리를 위해서는 방어적인 태도가 공격적인 것보다 더 낫다는 역설적인 상황은 삶의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전사(戰史)에서 수많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장 비근한 사례로 1차 세계 대전의 서곡이 되었던 군비 경쟁을 들 수 있습니다. 경쟁국이었던 대영제국과 독일제국은 전함 설계에서 서로 전혀 다른 곳에 초점을 두었는데, 특히 속도, 무기 및 장갑판의 균형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영국 왕립 해군은 아주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장갑판을 줄여 속도를 높이고 무기를 더 많이 장착하는 쪽을 택한 반면, 독일 제국 해군은 단연 방어적인 입장에서 전함의 견고성과 생존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The Great War: A Combat History of the First World War(번역서: 더 그레이트 워: 제1차 세계대전사)"에서 역사가 피터 하트는 다른 무엇보다 속도와 공격력을 중시했던 해군 제독 존 피셔 경의 말을 인용해 영국 해군의 태도를 요약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속도다! 바보들은 그걸 모른다. 그들은 언제나 어디 장갑을 더 덧댈 곳이 없나 만을 살피고 있다!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안전을 바란다면 전투에 나서지 말 것이지! 그러면 안된다. 전투에서는 먼저 찾아낸 쪽이 먼저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적에게 발각되어서는 안된다! 그렇다. 먼저 공격하고, 더 세게 공격하고, 계속 공격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안전이다!
하트 제독은 영국 해군 승무원들이 죽을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함포 발사 속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개방된 매거진 도어를 괴고, 사용이 쉽게 화약을 한 쪽에 크게 쌓아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조치는 기본적인 함선 보호 매뉴얼에 반하는 것으로, 적의 포탄에 맞아 함선 장갑판이 관통되었을 경우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독일 해군의 철학은 장갑판 강화에 더 중심을 두는 것이었습니다. 함선의 방어력을 좋으면 좋을수록, 장갑이 약한 영국 함선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당시 장갑 기술이 그리 좋지 않았고, 얼마나 많이 함포를 쏘느냐에 따라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함선이 더 오래 살아남을수록, 적 함선을 침몰시킬 가능성이 더 컸습니다.
하트 제독이 "독일 해군은 함선에 가능한 최대로 장갑을 두르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영국 해군이 함포 발사 속도 향상에 중점을 두는 것과는 달리, 피해 복구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위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던 듯합니다. 하트 제독은 독일 알프레드 티르피츠 제독의 말을 빌려 독일 해군의 접근방식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함선이 떠있는 한, 전투를 치를 수 있고, 추후 쉽게 수리가 가능하다. 피해 복구 경험을 충분히 쌓기 위해 실제 폭발로 실험을 해야 했다. 따라서 신형 함선을 희생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구형 함선으로는 충분한 경험을 쌓을 수 없었기 때문에, 신형 함선의 일부만 자체 제작해, 어뢰를 충돌시켜 폭발 실험을 실시한 후, 매번 결과를 신중히 연구했다.
결국 1차 세계 대전에서 양국 해군은 격전을 벌었습니다. 그 결과, 위험 관리에 초점을 둔 독일 해군의 우위가 점점 더 분명해 졌습니다. 해전이 진행될수록, 독일 함선은 피해를 잘 견디어 냈고, 해전에서 살아남은 반면, 영국 함선에서는 몇 차례 포격만으로도 끔찍한 폭발을 일어났고, 승무원들은 비참한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함선을 속도를 위해 장갑을 줄이고, 함포 발사 속도 향상을 위해 안전을 도외시한 영국 해군의 방식은 투자에서 더 큰 수익률을 더 빨리 얻기 위해 더 많은 레버리지를 부담해 위험을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독일 해군의 방식은 함포 발사 속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치명적인 타격을 입지 않고 오래 살아남는 것이었습니다. 투자에서도 아무리 미래 수익률이 보장된다고 해도, 레버리지는 파국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벤치마크보다 수익률이 뒤쳐지게 되면, 이를 빨리 만회하기 위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상황이 예상 밖으로 흘러갈 경우, 자본 잠식이 일어날 가능성을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신중한 투자자가 되어야 합니다. 항상 목표를 마음에 새기고 시작하고, 자신의 가정을 철저히 테스트 해보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민해 보며, 위험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과 독일 해군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방어에 집중하면서 충분한 위험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위험을 예민하게 생각할수록 목표를 달성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락장이 닥쳐오더라도 헤쳐나갈 수 있고, 가장 필요할 때 포트폴리오의 손실을 최소화 해주기 때문입니다.
늘~~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ㄴ^
<출처: Fortune Financial Advisors, “Your Focus Should Be On Risk, Not Reward”>
마음에 척 하고 감기는군요..항상 좋은 글 감사해요..
트레이딩을 시작하고 어느순간부터 수익부터 생각하는 것이 아닌 내가 이 트레이딩에서 최악의 경우 얼마나 잃을 수 있는지부터 생각하게 되더군요. ㅠㅠ
지지기반을 잘 다져나가야함에 대한 중요성이
보여지는 글이라고 갠적으로 생각이 듭니다.
잘 보고 가요
흠. 갠적으로 영국의 레버리지는 미국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