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이길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

in #kr5 years ago



지난해 8월 발표된 논문 “It Has Been Very Easy to Beat the S&P 500 in 2000-2018: Several Examples”이 주목을 끌었다. 시장을 이기는 것이 그냥 쉬웠다는 것이 아니라, 아주 쉬웠다는 것이다.
https://papers.ssrn.com/sol3/papers.cfm?abstract_id=3184501

주목을 끌었던 이유는 최근 몇 년 동안 S&P 500을 이기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엄청나게 어려웠다. 지난 10년 중 8년 동안 미국 시장은 해외 시장보다 월등히 뛰어난 수익률을 보였다. 10년 전 S&P 500에 1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4.37달러로 자랐을 것이다. 만일 이 돈을 해외 시장에 투자했다면, 투자 수익률은 겨우 절반에 불과했을 것이다.

S&P 500을 이길 수 있는 간단한 공식이 있다는 말인가?

이 논문이 투자의 새로운 장을 연 것은 아니지만, S&P 500에 대해 투자자들이 강박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역할을 한다.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이 아주 다른 것처럼, 주식들 간의 수익률도 그렇다. 미래가 과거와 같을 것이란 보장은 없지만, 실제로 지난 기간 성공을 보여준 한 가지 공식이 존재한다.

사실 이 공식은 1992년 유진 파마와 케네스 프렌치가 "파마-프렌치 3-팩터 모델(Fama-French three-factor model)"로 발표한 것이다. 이들의 통찰은 간단하지만, 심오하다. 단 3가지 팩터가 주식 수익률의 상당 부분을 설명해준다는 것이다.

첫 번째 팩터는 전체 시장의 수익률이다. 전체 시장이 상승하면, 개별 주식 대부분도 같이 상승한다. 그리고 전체 시장이 하락하면, 개별 주식 대부분도 마찬가지로 하락한다. 모두가 발맞춰 함께 상승하고 하락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함께 상승하고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두 번째 팩터는 기업의 규모(시가총액)다. 특히, 소형주가 대형주 보다 좋은 수익률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 생각해 보면, 논리적으로 의미가 있다.

2,5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애플 같은 기업을 생각해보자. 애플이 여기서 매출을 두 배로 키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상상하기 어렵다. 그리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다. 이제 매출이 2,500억 달러가 아니라, 2억 5,000만 달러인 중소기업을 생각해보자. 이 중소기업의 규모가 두 배로 커질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물론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상하기가 훨씬 더 쉽다. %를 기준으로 해도, 성장하기가 훨씬 더 쉽다.

세 번째 팩터는 주가 수준이다. 간단히 말해서, 고공 행진 중인 주식이라 해도 영원히 계속 상승할 수는 없다. 결국, 원기를 잃고, 뒤처져서 실제로 장기간 저조한 수익률로 이어질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월스트리트와 언론은 넷플릭스, 테슬라 및 언더 아머 같은 혁신적이고 흥미진진한 기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며, 흥미로운 이야기가 없는 오래되고 더 성숙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 결과 인기 있는 기업의 주가를 정당화되지 않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로 인해 이들 주식이 하락할 자리가 마련된다. 고공 행진 중인 주식일수록, 더 크게 하락한다. 한편, 성숙하고 지루한 기업은 하고 있던 일을 꾸준히 계속해 나가면서, 믿을 만한 수익을 창출하고, 느리지만 꾸준한 주가 상승을 이룬다. 따라서 평균적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기적으로, 주가 수준이 적당한 지루한 기업이 주가 수준이 엄청난 흥미진진한 기업보다 좋은 수익률을 거두는 경향이 있다.

즉, 위 논문이 전하는 공식이 바로 이거다. 그리고 어떤 투자 방법도 절대 "아주 쉽다"라고 할 수 없지만, 이 공식은 역사적으로도 훌륭한 효과가 있었다.

파마와 프렌치의 연구는 1992년 처음 선보인 이후로, 학계에서는 높은 주식 수익률과 관련이 있는 팩터들을 추가로 찾아냈다. 그 팩터 중에는 수익성이 높고, 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타고 있으며, 주가 변동성이 낮은 기업이 있다.

이것은 질문을 해보자. 이러한 팩터 하나 또는 그 이상을 적용해 포트폴리오를 꾸려야 할까? 답은 “그렇다”다. 하지만 파마와 프렌치의 논문에 담긴 간단하지만 귀중한 통찰을 기억해야 한다. 만일 너무 많은 팩터를 감안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이들 팩터가 서로 섞이면서 예기치 못한 위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모든 팩터들이 조화롭게 함께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팩터가 다른 팩터의 효과를 상쇄시켜 버릴 가능성이 높고, 어쩌면 시장이 하락할 때 손실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먼저 전체 시장을 살펴본 다음, 파마와 프렌치의 팩터 중 소형주와 주가 수준(가치주)에 중점을 두 길 권한다.

이 공식으로 시장을 "아주 쉽게" 이길 수 있을까? 투자에서 쉬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실제, 최근 몇 년 동안 가치 지향 전략이 심각하게 저조한 성과를 보여 왔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이 공식의 승산이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자료 출처: Humble Dollar, "Not So E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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