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승자의 기록이다. 우리를 속이는 생존 편향

in #kr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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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의 영웅들을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목숨을 바친 군인, 레지스탕스 그리고 윈스턴 처칠 같은 국가 지도자를 먼저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그 밖에도, 오스카 쉰들러같이 그럴 의무도 없는데 자기 목숨을 걸고 다른 사람들을 도운 이들 또는 알란 튜링같이 자유세계가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기술을 개발한 이들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브라함 월드 같은 사람이 있다. 월드는 1931년 비엔나 대학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고 졸업했지만,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오스트리아 대학에서 자리를 얻지 못했다.

​그렇게 월드는 미국으로 이민 와 경제학을 연구하기 위해 코울스 재단에 들어가 경제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월드는 통계 조사단의 일원으로 일하면서, 적국의 대공포 공격으로부터 아준의 폭격기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미 해군의 생각은 대공포에 맞은 부위를 더 강화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월드는 해군의 연구는 임무에서 귀환한 폭격기만을 대상으로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즉, 격추된 폭격기에서 어디에 피해가 있었는지는 평가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귀환한 폭격기의 총탄 자국은 그곳에 대공포를 맞아도 무사히 귀환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월드는 총탄 구멍이 있는 곳이 아니라, 총탄을 맞지 않은 부분에 장갑을 더 덧대야 한다고 말했다.

​즉, 해군에서 귀환한 항공기 동체에서 무사한 부문을 더 강화하라고 조언했고, 살펴보니 그곳은 대부분 연료 탱크가 위치한 부분으로, 총탄에 맞을 경우 격추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월드의 목적은 귀환한 폭격기, 즉 생존자의 자료만을 바탕으로 한 대처 방안을 실행시키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 월드의 노력은 그 결과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수학자들은 해군이 사용하던 데이터 분석 방식을 '생존 편향(survivorship bias)'이라고 부른다.

​데이비드 맥레이니는 테드 강연에서 이것을 '무엇이 빠져 있는지 놓치는 것'이라고 부른다. 생존 편향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여러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투자 관점에서 생존 편향의 가장 극명한 사례는 과거의 성과 자료를 볼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벤치마크 지수보다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려고 한다고 해보자. 그리고 연말 확인해 본 결과, 전체 100개 펀드 중 수익률이 저조한 10개가 폐쇄되었고, 90개에 대해서만 수익률을 알아볼 수 있었다. 중도에 폐쇄된 펀드를 배제하면 평균 수익률은 높아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남은 90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과대평가되게 된다.

​왜 이 문제가 중요할까?

​그 이유는 폐쇄된 펀드(그리고 이 펀드들의 저조한 수익률 수치)를 제외함으로써 자료가 왜곡되기 때문이다. 이들 수익률이 저조했던 펀드들을 자료에서 배제하게 되면, 남은 펀드들이 벤치마크 지수보다 우수한 수익률을 올리게 되는 비율도 과장시킬 수 있다.

뱅가드에서는 영국 내 다양한 투자 부문의 자료를 이용해 이 문제에 대한 몇 가지 분석을 실시했다. 가장 최근 분석에서는 2003년 1월부터 2017년 말까지를 대상으로 생존 편향 문제가 정확히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뱅가드에서는 조사 기간 동안 폐쇄된 펀드들이 정말로 저조한 수익률 때문에 폐쇄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즉, 펀드가 폐쇄되거나 합병되었을 때, 저조한 수익률 때문이라고 가정해도 무방한지 알아보았다.

​뱅가드는 이를 위해 모닝스타가 확인한 모든 펀드들을 대상으로, 청산되거나 다른 펀드화 통합한 펀드들의 수익률을 조사했다. 그런 다음 2003년 1월부터 펀드 폐쇄 시점까지 기간 동안 벤치마크 지수와 수익률을 비교했다.

​모든 부문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경우에는 모든 펀드가 저조한 수익률로 인해 폐쇄 또는 합병되지는 않겠지만, 평균적으로 저조한 수익률 때문에 폐쇄 또는 합병이 일어난다고 가정해도 타당하다고 봤다.



이어 뱅가드에서는 조사 기간 동안 폐쇄된 펀드의 수익률을 포함시켜 수익률 수치를 살펴보았다. 아래 차트에 나타나 있듯이, 전 부분에 걸쳐 벤치마크보다 저조한 수익률을 보인 펀드의 숫자가 우수한 수익률을 보인 펀드의 숫자보다 더 많아졌다.




어떻게 하면 생존 편향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선, 수익률 자료를 볼 때, 조사 기간 동안 폐쇄된 펀드의 자료가 포함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과거의 자료가 과대 계상되지 않았음을 확인해야 한다. '무엇이 빠져 있는지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만일 수치에 생존 편향이 감안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실제보다 더 나아 보일 것이다.

​윈스턴 처칠이 말했듯이,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다."

​그리고 항상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자료 출처: The Financial Bodyguard, "HISTORY IS WRITTEN BY THE VIC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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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중요한 말이군요. 타당해요. 과거의 기록이 미래의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아~~~ 총탄 자국이 없는 곳을 강화해야 하는... 이런 이치가... 있었다니요. 여러가지 배울 점이 많은 사례네요.

'실수하지 않는 법' 에도 나왔죠. 이 책 읽어보고 싶었는데 서점에서 몇번이고 사는데 실패해서..

추천주 수익율도 이렇게 계산되는듯 해요..... 배제된 추천주도 고려해봐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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