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잃어버린 슬픈 이야기 (4)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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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도: 2017년 8월 12일. 7.4 BTC = 28,749달러

비트코인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봤지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더 심각한 건 여름 동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더니, 아직도 상승세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7월, 소프트웨어 기업가 존 맥아피는 트위터에 3년 안에 비트코인 가격이 50만 달러 이상 오를 것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그는 "만일 그렇게 되지 않으면, TV에 출연해 내 거시기를 먹겠다."라고 말했다. 물론 실제 그러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나는 실제로 그렇게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의 말이 불안감에 불을 지폈다.

작은 재산에서 지켜낼 수 있는 그 유일한 것이 단순한 숫자, 그것도 쉽게 기억할 수 있었던 숫자, 최면술, 명상 그리고 자책으로도 깨어나지 않고 지금 내 머릿속에 숨어있는 숫자라는 사실을 피할 수 없었다. 무력감을 느꼈다.

딸들이 몰래 방에 들어와 "아빠, 비트코인 암호가 뭐야?"라고 놀라키며 말한 것도 소용이 없었다. 어떤 날은 잠들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머리에게 핀 번호를 찾아보라고 부탁한 적도 있다. 물론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핀 번호를 알려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상황은 더 나빠진 것 같았다. 비트코인 가격은 더 올랐고, 점점 내게서 멀어져 가고 있었다. 희미하게 빛나는 수평선에 놓인 열 수 없는 상자에 들어있는 보물 같았다. 찾기도 전에 죽을 것 같았다.

아내와 내가 빨래를 개고 있을 때 사리나가 돌아왔다. 여름 방학을 맞아 집에 온 거였다. 게는 "난 비트코인 암호가 뭔지 알아!"라고 말했다. "55445야!"

"어떻게 알았어?"라고 물었다.

"음, 아빤 5054를 암호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지. 하지만 트레조에는 0이 없잖아. 그니까 0은 뺐을 거야. 뭔 말이냐면 5145처럼 0자리에 다른 숫자를 넣지 않고 545를 썼을 거란 말이야. 그리고 뒤에 45를 붙였을 거야"

(나는 때로 45를 암호 뒤에 붙이곤 하는데, 의미 있는 숫자기 때문이었다)

아내가 나를 보면서 "당신 눈에서 불꽃이 튀었어. 그거 숫자 아냐?"라고 말했다.

아내 말이 옳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55445 아니면 554455일 거야. 아빤 암호 끝에 455를 붙이기도 하잖아."

"그럴 수도 있지. 밤새 생각을 좀 해보고 맞는 것 같으면 낼 아침에 다시 시도해 볼게."

아침이 밝았다. 사리나가 말해준 숫자로 시도해 보기로 했다. 생각해 본 어떤 숫자보다 더 친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트레조를 꽂았다. 핀 번호를 입력하려면 16,384초, 즉 약 4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집 주변 정리를 좀 하고, 몇 가지 일을 했다.

아내, 사리나, 제인에게 트레조가 준비되면 컴퓨터 앞에 모이자고 말했다. 핀 번호를 잘 입력했는지 같이 확인하고, 맞으면 축하해 달라고도 말했다.

나는 의자에 앉아 있었고, 가족들은 내 주위에 둘러서 있었다. 내 심장이 어찌나 빠르고 크게 뛰던지 귀에도 들릴 지경이었다.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핀 번호를 천천히 입력했다. 한자리를 입력할 때마다 가족 중 한 명이 맞게 했는지 확인하길 기다렸다. 55445를 입력 한 후 마우스 커서를 트레조 웹 사이트의 엔터 버튼 위로 가져갔다. "준비됐니?"라고 물었다. 모두가 됐어라고 말했다. 클릭.

잘못된 핀 번호를 입력했습니다. 계속하려면 32,768초 기다려주세요...

"아, 씨발."

“아빠 괜찮아. 554455가 남았잖아."

계산기를 열었다.

“9시간.”

아내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몇 번 더 시도해 봐도 소용없으면, 그냥 부숴버리자." 그녀가 말했다. 맞는 말인지도 몰랐다. 몇 달, 몇 년 아니면 수십 년 동안 컴퓨터를 켜놓고 트레조를 꽂아놔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컴퓨터 전원을 끄면 카운트다운이 다시 시작되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10년 전 이사 온 이후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비나 선로 보수로 전력이 나가곤 했다. 몇 년 동안 계속 트레조가 카운트다운을 유지할 수 있게 무정전 전원 공급 장치를 구입할 수도 있었지만, 그전에 작업을 끝내고 싶었다. 트레조를 부수면 끝날 일이었다.

다음날 아침을 먹기 전에 혼자 사무실로 들어가 554455 번호를 시도했다.

잘못된 핀 번호를 입력했습니다. 계속하려면 65,536초 기다려주세요...

(.... 계속)

<출처: Wired, "‘I FORGOT MY PIN’: AN EPIC TALE OF LOSING $30,000 IN BITC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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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피우스님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주 뵙겠습니다^^

계속...다음편이 궁금해지네요! 잘보고 갑니다.

번역하는 저도 궁금하네요...
원문에는 결말이 있지만, 좀 기다려주세요^^

너무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 실화를 번역해주시는건가요??

글 말미에 적어 놓은 출처를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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