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뉴욕 타임스의 북 리뷰 에디터들이 아래와 같이 2018년 최고의 소설 및 비소설 분의 책 10월을 발표했습니다.
• Asymmetry - Lisa Halliday
• The Great Believers - Rebecca Makkai
• The Perfect Nanny - Leila Slimani
• There There - Tommy Orange
• Washington Black - Esi Edugyan
• American Prison - Shane Bauer
• Educated - Tara Westover
• Frederick Douglass - David W. Blight
• How to Change Your Mind - Michael Pollan
• Small Fry - Lisa Brennan-Jobs
유감스럽게도, 이들 중 국내에 소개된 책은 없어 보입니다.
한편, 뉴욕 타임스에서는 정기적으로 베스트셀러 목록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출판사는 물론 작가들도 이 목록에 자기 책을 올리려고 무진장 애를 쓰겠죠.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 목록에 오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까요?
통계 분석가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교수가 마켓워치 오피니언 란에 올린 글에서 지난 10년 동안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소설 2,468권과 비소설 2,025권의 판매 패턴을 분석해,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어떤 종류의 신간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가능성이 더 높은가?라는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얘기이니 우리나라와는 다를 수 있지만, 사람 사는 곳이야 어디나 비슷하므로, 참고 정도는 할 수 있어 보입니다.
미국인들은 일 년에 평균 12~13권의 책을 읽는다고 한다. 하지만 연간 3백만 권이 넘는 책이 출판되는 상황에서 어떤 책을 골라 읽을지 엄청난 선택의 혼란을 빚을 수 있다.
한편 매년 10만 권의 신간이 쏟아져 나옴에도 불구하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만큼 많은 독자층을 끌어모으는 신간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이 지점에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어떤 종류의 신간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가능성이 더 높은가?
이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소설 2,468권과 논픽션 2,025권의 판매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중 하나로, 과학 분야의 신간이 베스트셀러에 오를 확률은 고작 1.1%에 불과했음이 나타났다. 과학 분야는 이 티끌 같은 확률을 놓고 비즈니스에서 역사 분야에 이르기까지, 스포츠에서 종교 분야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소설 분야와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들 분야의 양장본 판매량은 더 좋지 않다.
2,025권의 비소설 분야 신간 중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책들 중 중 거의 절반이 회고록과 전기 분야였다.
이어 소설 목록을 분석한 결과, 뉴욕 타임스의 북 리뷰에서 주로 다룬 소설 분야는 문학이었지만, 지난 10년 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른 문학 소설은 800권에 불과했다. 나머지 67%의 베스트셀러 소설은 미스터리나 로맨스 또는 스릴러 같은 줄거리 중심 장르였다.
액션 소설 또한 잘 팔렸다.
하지만 일부 작가들의 신간이 반복해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모습은 예기치 못한 결과였다. 베스트셀러 소설 작가 중 85%가 여러 권을 목록에 올렸다. 예를 들어,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작가 제임스 패터슨은 베스트셀러 타이틀을 51권이나 보유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논픽션 작가들 중 14%만이 두 권 이상의 베스트셀러를 갖고 있었다. 아마도 이 장르가 특정 주제에 대한 전문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만일 어떤 작가가 축구, 신경과학 또는 자기 삶을 주제를 주로 책을 쓴다면, 해당 주제로 톱 10안에 들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한편 출판사들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 15자리에 자사의 책을 올리려고 엄청난 노력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4분의 1은 단지 카메오 역할을 할 뿐이었다. 그나마 목록의 제일 아랫자리를 잠깐 차지했다가도, 일주일 후에 바로 퇴출되기 일쑤였다. 이들보다 약간 더 체력이 좋은 37%만이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4주 이상을 보냈다. 1위를 차지한 출판사의 비중은 8%에 불과했다.
몇 년 동안 목록에 오른 아주 드문 예외도 있었다. 캐서린 스토킷의 "헬프(The Help)"는 131주 동안 베스트셀러 소설 목록에 올랐고, 로라 힐렌브랜드의 "언브로큰(Unbroken)" 논픽션 목록을 203주나 차지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한 가지 오해는 판매량이 수백만 권은 돼야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대부분의 책들의 첫해 판매량은 1만~10만 권 사이 밖에 되지 않았다. 멜라니 기드온이 2009년 출간한 회고록 "The Slippery Year" 첫해 5,000권도 팔리지 않고도 이 목록에 올랐다.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
분석 결과, 베스트셀러에 오를 확률은 출간일 직후 얼마나 팔리느냐에 달려 있었다.
그 이유는 책 판매량이 보편적인 판매 곡선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 판매 곡선을 보면, 출간 직후 처음 몇 주가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소설의 판매량은 거의 항상 처음 2주~6주 사이에 절정에 오른다. 논픽션의 경우, 처음 15주 동안으로 기간이 좀 더 길다.
독자들의 모르고 넘어갔다가 나중에라도 천천히 관심을 갖게 되면 결국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모든 것이 타이밍에 달려있다. 즉, 출간 직후의 판매량이 그 책이 얼마나 성공하느냐를 좌우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출간 시점 선택이 아주 중요한 문제다. 특히 연중 베스트셀러를 결정하는 문턱이 다양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2월이나 3월의 경우, 몇 천 부만 팔려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수 있다. 연휴 기간이 포함되어 판매량이 급증하는 12월에는 1주일에 1만 권을 팔아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다고 보장할 수 없다.
그러면 언제 책을 출간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르다. 강력한 독자층이 없는 상황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고 싶다면, 2월이나 3월을 목표로 하는 것이 최선이다.
동시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다고 해서 반드시 책이 더 많이 팔린다고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대체로 무명작가일 경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것이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그 효과도 1~3주 후에는 사라진다고 한다.
따라서 이미 독자층을 확보한 작가들 또는 많은 팬을 거느린 셀럽들의 경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것이 책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것보다 이들은 판매량 극대화를 노리고 싶어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기 위해서는 10월 말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즈음의 판매량은 12월의 판매량에 맞먹을 정도기 때문이다.
여러 권을 책을 쓰고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지 못한 작가들에게도 희망은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처녀작으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작가는 단 1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료 출처:
- The New York Times, “The 10 Best Books of 2018”
- Market Watch, "A data scientist cracks the code to landing on the New York Times Best Seller list"
미스터리 스릴러를 써야겠군요. 출간할 때 홍보 팍 하고 ㅎㅎㅎ
저는 안사보는데 누가 사보는지 ^^
싼 페이퍼백으로 많이 팔리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