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역사] 18세기 산업 혁명의 원동력이 증기 기관뿐이었을까요?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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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경제학자들은 산업 혁명의 원동력을 석탄 화력과 불타는 용광로였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전혀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영국 경제 전반에 걸쳐 일어난 광범위한 변화와 이를 통해 마련된 근대의 토대를 무시한 생각입니다.

더블린 대학의 두 경제학자는 18세기 영국의 발전이 어떻게 다른 여러 분야로 전파되었는지 연구했습니다. 모건 켈리(Morgan Kelly)와 코맥 오그라다(Cormac Ó Gráda)는 1750년에서 1850년 사이 선박의 항해 일지 적힌 데이터를 통해 당시의 해양 환경 조건을 재구성했습니다.

영국 왕립 해군 및 동인도 회사 소속 선박에서 나온 280,000권의 항해 일지에서 얻은 데이터와 이전 연구를 통해 밝혀진 위치, 풍속 및 방향 데이터를 취합했습니다. 이를 통해 한 세기 동안 세계 탐험과 무역에 사용된 선박의 속도를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달에 발표된 논문에서 이 두 경제학자는 이 기간 동안 영국 선박 항해 기술은 다른 어떤 나라도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구리도금(해초와 조개의 기생을 막아 항력을 크게 줄임), 효율적인 돛 및 목재를 대체한 철제 조인트와 볼트 같은 설계 변화가 선박의 항해 속도를 향상시킨 것은 물론 항해 적합도도 높인 것입니다.

1750년에서 1830년 사이 영국 선박의 항해 속도는 약 50% 빨라졌습니다. 흥미롭게도 네덜란드와 스페인같이 산업화 진행이 덜 된 국가의 선박은 항해 능력이 크게 뒤떨어져 있었습니다. 1790년 동인도까지 항해하던 네덜란드 선박은 아직도 1600년대 속도에 머물러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영국이 무역으로 거둔 이익 중 대부분은 25노트(28.7mph)가 넘는 강풍과 파도를 견디면서 대서양을 건너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아시아까지 왕복했던 해상 무역로 덕분이었습니다.

기존 경제사학자들이 18세기 후반의 산업 혁명을 묘사하면서, 면화, 철, 증기 같은 분야 이외에는 "혁명적인 것이 없었다."라고 하지만, 저자들은 "점점 더 많은 문헌을 통해, 당시 영국 경제 전반에서 얼마나 광범위한 발전이 진행되고 있었음이 밝혀지고 있다."라고 주장합니다. 범선을 이용한 화물 운송이 산업 혁명의 한 축을 이뤘던 것입니다.

<출처: Quartz, "The speed of Europe’s 18th-century sailing ships is revamping history’s view of the Industrial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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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및 진보를 바다를 빼고 얘기할 수는 없죠.
항해 기술의 발전과 문명의 건설은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범선을 이용한 화물 운송이 산업 혁명의 한 축이었다는 사실
늘 간과하기 쉬운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업혁명 하면 증기기관
이렇게 단순하게 연결하는 오류를 많이 범하고 있죠.
어쩌면 이 항해 기술에 대한 것도 포함해서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 항해기술 이렇게 말하는 것도
또다른 오류일 수도 있겠지요.

강풍과 파도를 견디면서 건넌 대서양
희망봉을 돌아 이룩했던 해상무역
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바뀌었을 것입니다.

혁명은 하나의 변화로만 오는 것은 아닙니다.
에너지가 응축되어 한번에 폭발하듯이
전 세계가 시너지가 되어 산업을 혁명적으로 발전시킨 것이겠죠.

새로운 시각을 알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우와.... 유럽이 지금 선진국이라 불리는 이유는 벌써부터 이렇게 활발한 무역이 발달했기 때문인군요.... 그에반해서 끝까지 쇄국정책을 펼치다가 망한 조선을 보니 새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해 나라의 앞길이 달라진다는걸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우리나라도 빨리 코인시장과 다른 4차 산업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를 취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ㅎㅎ

선박이 발달한 것이 차 때문이라는 말도있었지요 ㅎ당시에 영국은 차에 미쳐있었고 중국에가서 차를 하루라도 빨리 가져오려고 선박이 발달했다는 말이죠:)
재밋게읽었습니다👍

피우스님 글의 범주가 나날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ㅎㅎ 어떻게 이렇게 많이 알고 계시는 건가요 ㅎㅎ 스페인과 네덜란드보다 훨 뛰어난 선박으로 무역을 꽉 쥐었던 것이 영국이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물자에 대한 자원 생산과 운송에 관한 문제로부터 최적화와 시뮬레이션을 포함한 [Operations Research[(https://en.wikipedia.org/wiki/Operations_research) 라는 분야가 태동합니다 :)

@pius.pius님 안녕하세요. 개수습 입니다. @carylee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경제는 교역수단이 늘어날 때 마다 혁명에 가깝게 발전해 온 것 같아요.그런 의미에서 드론 운송이 새로운 물류 혁명을 가져올 수도 있겠다 망상도 해봅니다. 팔로우 하고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

@홍보해

흥미로와요. 역사는 파고파도 끝이 없는것 같아요.
유튜브에 중국에서 제작한 '대국굴기' 시리즈에 잠깐 언급이 되었던 것도 같아요. 17세기 패권국이었던 네덜란드의 파워가 영국으로 넘어간 계기도 정말 흥미로웠거든요.
과거를 잘 알면 미래도 보인다고 하잖아요.
재밌게 읽고 갑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ㄴ^

빅데이터 분석으로 인간의 통찰력이 나날이 업그레이드 되어 갑니다.
실크로드도 그렇고 결국 물류를 위한 기술 발전과 군사력 증대가 세계를 지배하는 원동력이 되었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전쟁도 결국 물자 보급, 즉 물류가 승패를 좌우하니까요.
감사합니다. ^ㄴ^

대항해시대와 떼놓고 생각할 수가 없죠. 옛날에 대항해시대 오락할때 다니던 항로도 생각이 나면서...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대항해 시대, 멋진 게임이죠. 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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