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은 어떻게 헤지 펀드를 이겼을까? - 10년 수익률 내기의 전말 (3부: 토끼와 거북이)

in #kr6 years ago

1부: 오마하의 현인

2부: 내기 하실래요?


.....

III. 토끼와 거북이

버핏은 뱅가드의 인덱스 펀드에 투자했습니다. 프로티즈는 5개의 헤지 펀드의 펀드를 골랐습니다(어떤 헤지 펀드인지는 공개되지 않았고, 버핏만이 이들 펀드의 연간 결산 보고서를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버핏과 프로티즈는 320,000달러의 투자 자금을 내기에 걸었습니다. 둘 모두 이 자금이 투자 종료 시점에 1백만 달러가 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겁니다. 세이즈는 내기 돈을 기부할 곳으로 런던에 있는 자선 기관인 “ARK(Absolute Return for Kids)”를 골랐고, 버핏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인 오마하의 “Girls, Inc”를 택했습니다.

내기 소식이 알려지자 케빈 켈리는 “버핏의 내기는 이상적인 장기 베팅”이라면서, 이렇게 썼습니다.

"주식에 투자(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 상당 부분 미국 주식)하고 있는 사람에게 지루한 인덱스 펀드가 이기느냐, 아니면 화려한 개인 헤지 펀드가 이기느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어느 쪽이 이기든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가져올 겁니다."

버핏의 친구이자 포춘 지의 기자인 캐럴 루미스는 당시 세이즈는 프로티즈가 쉽게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그에게는 버핏이 비난하던 헤지 펀드의 수수료가 큰 장애물일 것이라고 쓴 바 있습니다. 또한, 프로티즈가 펀드의 펀드를 택했기 때문에, 수수료도 2단계로 부과될 것입니다.

운용 수수료 외에, 헤지 펀드는 일반적으로 수익의 20%를 성과 수수료로 가져갑니다. 때문에 투자자의 몫은 수익의 80%입니다. 펀드의 펀드 또한 수수료로 이 나머지 수익 80%에서 5%(또는 그 이상)을 자기 몫으로 가져갑니다. 결론적으로 헤지 펀드 투자자가 가져가는 연간 수익률은 (최대) 76%가 됩니다. 나머지는 버핏이 말한 소위 "도우미"들에게 갑니다. 한편, 헤지 펀드 투자자는 투자 자금의 2.5%를 어김없이 운용 수수료로 지급해야 합니다. 프로티즈가 이 내기에서 이기려면 택한 5개의 펀드가 S&P보다 무지무지 나은 실적을 올려야 합니다.

내기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자, 웹 페이지는 댓글과 격한 논쟁으로 넘쳐났습니다. 루이스 머피는 "버핏이 진다는데 한 표?"라는 제목을 댓글로 "헤지 펀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버핏이 진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말해 주겠죠."라고 썼습니다. 이것이 많은 이들의 정서였습니다.

당시 세이즈는 "우리가 S&P의 실적에 반대로 베팅하고 있는 점이 다행스런 일입니다. 버핏에 반대가 아니라 말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내기 이후 발생한 2008년 금융 위기>

내기 초반에는 S&P가 엄청난 손실을 보였습니다. 2008년 11월이 되자 세계 금융 위기가 격화되었고, 2007년에 비해 45%나 추락한 것입니다. 1 년 후, 프로티즈 펀드가 버핏의 인덱스 펀드를 완전히 따돌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버핏의 손실이 37%, 프로티즈의 손실이 23.9%라는 점에서 모두에게 나쁜 해였습니다. 헌데도 버핏의 유머 감각은 여전했습니다.

"거북이가 토끼를 따라 잡는다는 이솝의 생각이 옳았기만 바랍니다."

버핏은 버핏이었습니다.

버핏의 인덱스 펀드는 그 후 몇 년 동안 꾸준히 좋은 실적을 보이면서, 내기 5년 차에 접어들자 프로티즈를 따라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후 결코 뒤쳐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2017년까지, 주식 시장이 또 한 차례 붕괴되지만 않는다면, 버핏의 승리가 확실해 졌습니다.



<2008년 ~ 2016년 동안의 내기 결과>

10년 동안의 오랜 내기에서 인덱스 펀드는 연평균 7.1%의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프로티즈 펀드는 전체 수수료를 제외하고 연평균 2.2%였습니다. 버핏이 자기주장을 증명한 것입니다.

종종 수익률에서 수수료는 무시되거나 가려지고 맙니다. 그리고 수수료만큼의 금액이 매년 원금에 재투자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인덱스 펀드보다 나은 수익률을 올리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보고서에서 버핏은 이렇게 밝혔습니다.

"내 의견으로는, 이번 내기로 나타난 헤지 펀드 투자자들의 저조한 수익률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거의 높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서 수조 달러 상당이 높은 수수료 받는 이들에 의해 운용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큰 수익은 고객이 아니라 펀드의 몫이 될게 뻔합니다. 기관이건 개인이건 투자자라면 저비용 인덱스 펀드를 고수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세이즈는 버핏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S&P의 수익률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2017년 패배를 인정하는 글에서 "내 생각에 다음 10년 동안 금액을 2배로 올려 버핏과 다시 내기를 한다면 이길 확률이 전보다 더 높을 것입니다."라고 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버핏의 생각은 어떨까요?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의 행동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유층, 연기금, 기부금 펀드 같은 기관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자기들이 뭔가 "특별한" 투자 조언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런 생각에 영리하게 부합하는 펀드 매니저가 큰 부자가 될 것입니다. 어쩌면 올해의 승자는 헤지 펀드 매니저일지도 모릅니다. 내년이라고 딱히 다르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마법의 물약은 내년에 헤지 펀드가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올 만한 결과는 이미 속담에 예견되어 있습니다. '돈 있는 사람이 경험 있는 사람을 만나면, 결국에는 경험 있는 사람이 돈도 얻게 될 것이고, 돈 있는 사람은 경험만 남게 될 것이다.'"



<2018년 2월 16일 워런 버핏과 롱 나우 재단의 알렉산더 로즈가 오마하의 “Girls Inc.”에 220만 달러가 적힌 수표를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내기 상금은 어떻게 됐을까요? 결과적으로 처음 내기 금액의 가치는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해 220만 달러로 불었습니다.

장기적인 사고방식이 거둔 위대한 승리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승자는 오마하의 "Girls Inc."이었습니다. 프로티즈, 버핏 및 롱 나우의 알렉산더 로즈는 2018년 2월 16일 "Girls Inc."에서 만나 내기를 완결 지었습니다.

버핏은 "이 돈을 최선의 곳에 사용하길 바랍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돈은 옛 수녀원 건물을 개보수해 수녀원에서 자라 성장한 소녀들을 위한 임시 가정을 꾸미는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이 건물의 이름은 프로티즈 하우스로 붙여질 예정입니다.

<출처: The Long Now Foundation, "How Warren Buffett Won His Multi-Million Dollar Long Bet">

Sort:  

잘 읽었습니다.

돈을 읽고 경험을 얻을 것이다.
아마 저도 그런 듯 합니다.

천천히 꾸준히 갔으면 합니다.

수익은 개인이아닌 펀드의것
저는 이거때문에 펀드안합니다..ㅋㅋ

아름 답네요..

저도 그래서 인덱스 펀드 꾸준히 매수했는데.. 결국 손실로 마무리 되었던 기억이....
(물론.. 1~2년 뿐이 못했습니다.) 다시 장기 투자 함 해볼까요?

Kr I love

멋지네요.

처음 투자가 펀드였죠. 마이너스를 냈지만 그들은 저에게 어떠한 말도해주지 않고 수수료는 가져갔죠. 돈은 잃었지만 자기 투자는 자기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죠.

Coin Marketplace

STEEM 0.16
TRX 0.13
JST 0.026
BTC 57142.47
ETH 2437.81
USDT 1.00
SBD 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