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수술받은 친구들을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신생아괴사성장염 (NEC)
안녕하세요 @pedsurgeon 입니다.
오늘은 태어나자마자 신생아괴사성장염으로 수 차례 수술해야 했던 가상의 친구 철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여러분, 혹시 주변에 어릴적 큰 수술을 받은 친구들이 있다면 그들을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철수의 집은 그가 태어날 때 부터 그로인해 큰 걱정과 고통이 있었습니다.
미숙아로 태어나고 몇 일 후 신생아괴사성장염으로 응급수술을 받은 후 몇 차례나 수술을 더 받아야 했죠.
철수의 입원기간이 길어지면서 그의 어머니는 집이 아닌 병원에서 아이와 함께 지내야했습니다.
속상했던 할머니는 철수의 어머니를 겉으로 비난하진 않았지만 속으로는 이 모든 문제가 그녀로 부터 비롯되었다고 탓하고 있었고
이런 마음은 그녀에게 전달되어 그녀를 더욱 힘들게 하였습니다.
철수의 부모님은 자주 싸우게 되었고 어머니가 자주 집을 비우면서 부모님간의 사이는 더욱 멀어졌습니다.
철수는 이 모든것들이 그의 탓인것만 같았습니다. 그는 세상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철수는 신생아 시기에 세 차례 수술을 받고 장의 길이가 짧아져 항상 설사를 합니다.
장에서 수분을 충분히 흡수해주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영양도 충분히 흡수해주지 못하여 다른 또래 친구들 보다 키도 작고 몸무게도 작습니다.
어린이가 되어서도 장끼리 유착되고 꼬이는 증상으로 몇 차례 더 수술을 받아야했고
자주 입원하여 콧줄 (위 까지 연결된) 을 끼고 감압을 해줘야 했습니다.
여러차례 수술로 배에는 흉터 투성이었고 덕지덕지 붙은 장루 (똥주머니) 로 엉망이었으며
장루주변은 염증이 생기거나 피부트러블이 일어났고
내용물이 샐 때면 화가 머리끝까지 났습니다.
철수는 그래도 얼마전 까지 달고있던 장루를 떼서 (복원수술)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장루로 쏟아지던 묽은 변이 이제 항문으로 나오니까요.
철수는 친구가 없습니다. 그에게 친구는 엄마 뿐입니다.
친구를 사귄적도 사귀고 싶다고 생각한적도 없으니까요.
철수는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늦은 나이에 학교를 갔습니다.
자주 영양제를 맞아야하고 병원을 다녀야 해서 학교를 빠지는 날이 많습니다.
조금이라도 배가 꼬이는듯이 아픈날에는 바로 응급실로 달려가야 합니다.
학교에서 변을 지리는 날이 많아 항상 친구들의 놀림을 받습니다.
보통 아이들과 달랐던 그를 친구들이 받아주지 않았던거죠.
철수의 어머니는 항상 그에대한 걱정뿐입니다.
철수는 그런엄마에게 항상 떼를 쓰지만 사실은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가 살아있어줘서 너무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합니다.
..
- 신생아괴사성장염 (Necrotizing Enterocolitis) 은 무엇인가요?
신생아괴사성장염은 미숙아에 흔한 질환으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숙한 장내 기능, 장의 면역기능 저하, 장 운동능력 저하, 균이 장내로 쉽게 침투하거나 비정상적으로 자라나는 등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장에 염증이 급격히 심해져 괴사가 여러군데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병입니다.
- 신생아괴사성장염은 얼마나 흔한 질환인가요?
1500g 미만으로 태어나는 미숙아의 경우에 15% 정도에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신생아중환자실 입원하는 아이들 중 2% 정도에서 발생하며
미숙아가 아닌 경우도 드물게 있습니다. 전체 환아들 중에 10% 는 미숙아가 아니라고 합니다.
-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영양제를 통해 장을 쉬게 하고 항생제로 기다려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의 괴사가 심하면 수술적으로 괴사된 장을 절제해야 합니다.
절제한 장을 바로 이어주면 다시 터질 가능성이 높아서 앞부분에 장루 라는 것을 만들어 주어서 똥주머니를 차게 됩니다.
진행성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여러번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수술은 어떤식으로 진행되나요?
수술은 전신마취하에 진행합니다.
대부분 미숙아가 많기 때문에 저체온에 빠지기 쉽고 기타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신생아중환자실 베드에서 수술하기도 합니다.
첫 번째 수술은 전체 장 중에 문제가 있는 장을 절제하고 가장 앞부분 장의 끝에 장루를 만들어줍니다.
두 번째 수술은 더 진행된 장이 없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있는 장을 절제한 후에 연결 가능한 장을 연결하고 추가적으로 장루를 만들어줍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살릴 수 있는 장은 가능한 살리는 것입니다.
장의 길이가 향후 아기의 예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합니다.
장의 길이가 너무 짧으면 향후 평생 영양제를 맞거나 소장이식 까지 고려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후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짧게는 수 개월, 길게는 수 년 뒤에 장루 복원을 고려합니다.
장루에 대해 생소하실것 같아 설명드리면
Surgical Treatment of Colorectal Problems in Children, Alberto Pena
위와 같이 소장을 복부 피부밖으로 인공항문을 만들어주는것입니다.
그 뒤에 장 문합 상태가 불안전하거나 염증이 심할 때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 예후는 어떤가요?
치료가 많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망률이 20-30%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천적으로 기형을 가진 아이가 태어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특히 요즘은 산전검사의 발전으로 유전적인 문제나 심장등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태어나기 이전에 진단이 되어 기형을 가진 아이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산전에 진단이 어려운 질환이 많고
미숙아가 많아지면서 미숙아 질환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아외과 질환이 워낙 드물다보니
많은분들이 생소해 하시거나 내 일이 아닌데 라고 생각하실 듯 하여
가상의 인물을 예로 들어보았습니다.
조금 더 가깝게 다가오셨는지요?
여러분, 아이들에게 알려주세요.
혹시 주변에 아파서 자주 학교를 빠지거나 장루를 가지고 있거나
조금 다르게 생겼거나
큰 흉터를 가진 친구가 있으면
겁내하거나 멀리하거나 따돌리지말고 따뜻하게 안아주라고.
와 그 흉터 뭐야 엄청 멋진데 어떻게 생긴거야? 이런 관심도 나쁘지 않을것 같습니다.
그를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그는 이미 상상할수없는 아픔을 겪었으니까요.
아직 고통이 뭔지 이해하지도 못할 시기에 큰 아픔을 겪어낸 아이들이 안쓰럽고 대견합니다. 다름을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네 정말 그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발전해갈수록 장애인이나 아픈 어린이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학기술이 발전할수록 생명은 길어지고 고통(?) 아픔(?)속에도 죽지않고 살아가는 생명이 많죠 병원에 가시면 매번 마주하시겠지만 우리 대부분은 모르죠 그냥 평범하게 사는게 일반적이라고 생각하죠
다른걸 떠나서 아이들에 대한 따뜻한마음이 느껴집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같은 분이 계셔서 힘드셔도 그런마음이시라면 참 좋은 의사선생님같아요^^
아닙니다 많이 부족한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회가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그저 내 일이 아니라고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는 일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장애인으로 살기좋은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라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선천적으로 기형을 안고 태어난 아이들이 아픔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제 꿈입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홍보해 아프고 힘든 친구를 위로하는 사회를 바라면서
감사합니다 ^^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ㅜ
아픔을 치료해주시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힘써 시는 분들이 정말 감사해지네요..
사람들의 의식도 많이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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