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HARVARD BUSINESS REVIEW | 2018년 9, 10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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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게 된 동기]


커뮤니티 STEW, 경영소모임 4/4분기 도서

[ 한줄평 ]


호기심으로 넘쳐난 9, 10월호 콘텐츠.

[ 서평 ]


이번 HBR은 특히 인상 깊은 문구가 많았다. HBR은 늘 대주제 외에도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데, 이번 호는 대주제인 호기심은 물론, AI, 남성 고객, 가격 정책, 수면, 사무실 물리적 위치 등 다양한 주제가 있었다.

대주제인 호기심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해보자.

호기심의 종류 내 성향은?


이번 호의 제목인 ‘회사에 호기심 많은 인재가 필요한 이유’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호기심’이 주는 다양한 이점에 대해 소개한다.

호기심이 있으면 같은 힘든 상황도 훨씬 창의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적 반응과 도발에 대한 공격적 반응이 덜 나타난다는 사실도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최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이 글을 읽으며 조금은 정리가 될 정도였다. 물론 긍정적인 쪽으로 말이다.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수공예 제품을 판매하는 장인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일터에서 느끼는 호기심을 다양한 질문을 통해 알아보는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그런 다음 2주 동안 조사 참여자들이 제작해 상품목록에 올린 아이템 수를 근거로 이들의 창의성을 측정했다. 창의성 점수가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예를 들어 7점 만점에 5점에서 6점으로 올라갈 때) 창의성이 34%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올해 커리어를 완전히 바꿨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기술을 다루는 영역에 있긴 하지만, 개발자와 기자는 정말 너무도 다른 포지션이다. 스스로가 하고자 하는 것을 추구하는 게 1순위였지만, 언제나 그렇듯 상상과 현실은 분명 다른 법이다.

예상치 못했던 스트레스에 와르르 무너졌고, 이는 내 선택에 대한 후회까지 이어졌다. 물론 이런 류의 회고는 이번 뿐만은 아니다. 나는 늘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다시 나아갈 힘을 얻곤 한다.

본문에서는 호기심을 크게 5가지로 나눈다. ▲결핍 민감성 ▲유희적 탐구 ▲사회적 호기심 ▲스트레스 내성 ▲자극 추구. 간단한 테스트를 제공하는데, 나는 이 중 유희적 탐구와 사회적 호기심이 최고치로 나왔다. 역시나 스트레스 내성이 매우 낮았다.

스트레스 내성이 부족한 사람은 정보 격차를 인식하고, 궁금증을 갖고, 타인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만 실제로 나서서 탐구할 가능성은 적다. 스트레스 내성이 없는 직원은 도전과제와 자원을 찾아다니고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낮고, 무기력하고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설명만 보자면, 내 스트레스 내성을 최저치라 말할 수는 없다. 나는 늘 도전과제를 찾고, 문제를 제기하며, 스스로 탐구하려 한다. 중견기업을 스스로 나와 창업하고, 프리랜서를 겸하며 2년을 버틴 뒤 포지션 변경까지의 내 커리어가 이를 증명한다.

유희적 탐구는 세상의 흥미로운 특성에 궁금증을 느끼는 것이다. 유희적 탐구를 할 때는 즐거운 기분이 유지된다. 이런 호기심을 경험하는 이들은 삶의 환희를 느끼는 듯 보인다.

사회적 호기심은 다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말하고, 듣고, 관찰하는 것이다.

아마 유희적 탐구와 사회적 호기심이 최고치이기 때문이었을까? 스트레스 내성이 약한 나는 종종 번아웃 증세를 경험한다. 무기력해지고, 다 놓고 싶어진다. 보통 이 시기를 잘 넘기지만, 때로는 꽤나 깊이 빠져버리곤 한다. 이번 번아웃이 그랬는데, 언제나처럼 바닥을 찍고 나서야 올라올 수 있었다.

호기심이 있으면 같은 힘든 상황도 훨씬 창의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적 반응과 도발에 대한 공격적 반응이 덜 나타난다는 사실도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설명을 읽으며 완전히 나와 맞지는 않아 조금은 혼란스러웠다.

이제 호기심을 단일한 특성으로 간주하기보다 뚜렷이 구분되는 다섯 가지 차원으로 나눌 수 있다. “당신은 호기심이 얼마나 많습니까?”라고 묻는 대신 “당신은 어떤 호기심이 많습니까?”라고 물을 수 있다는 뜻이다.

뚜렷이 구분이 된다고 했으면서, 필자가 소개한 내용은 나를 온전히 소개하지는 못했다. 하긴, 사람을 온전히 5가지로 나눈다는 것은 혈액형으로 사람을 나누는 것과 뭐가 다를까.

어쨌든 유희적 탐구와 사회적 호기심이 높으며, 스트레스 내성이 적은 것은 인정해야겠다. 스스로의 행보가 이 내용에 따르면 나쁘지 않다. 안정보다는 스스로의 인생을 좀 더 즐기는 쪽으로 이끌었으니까.

새 직장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다양한 기업의 신입사원 약 250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호기심을 측정하는 일련의 설문을 시행한 적이 있다. 첫 번째 설문을 실시하고 6개월이 지난 뒤, 후속 설문을 진행했다. 1차 설문을 통해 측정된 응답자들의 호기심 점수는 제각기 달랐지만, 6개월 후 모든 응답자의 호기심 점수가 전체적으로 낮아졌다. 평균 감소율이 20%를 넘었다.

호기심, 열정에 관해서는 미국도 한국과 같다보다. 직원들의 호기심을 강화하는 방법 첫번째로 ‘호기심 있는 사람을 뽑아라’를 소개하는 것을 보면, 그나마 2가지 영역의 호기심이 최고치인 것을 감사히 생각해야겠다.

호기심은 노력으로 만들기 어려운 분야니까.

관리자 20명의 사례를 한번 살펴보자. 모두 호기심이 상당히 높은 사람으로 평가받았지만, 그중 절반만이 최고 수준의 역량에 도달할 수 있었다. 나머지 절반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두 집단을 가른 요소는 이들에게 주어진 기회의 복잡성과 폭이었다. 상위 10명은 하위 10명보다 더 많은 회사를 거치고, 훨씬 다양한 고객을 상대하고, 해외나 다른 문화권의 동료들과 일해 보고, 훨씬 다양한 비즈니스 시나리오(스타트업, 급성장, 인수합병, 통합, 다운사이징, 기업회생 등)를 다뤄 보고, 훨씬 많은 사람을 관리해 봤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에 노출되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한다. 반면에 이런 경험에 노출되지 않으면 능력이 정체되거나 조직을 이탈한다.

최근 고민했던 커리어 이슈를 위 인용문을 보며 정리할 수 있었다. 역시 나는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할 때 행복한 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 가격 정책


내가 속한 소프트웨어 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는 현재 단권 판매와 1년 정기구독. 단 2가지 방법으로 가격 정책이 있다. 우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회의를 하고 있다. 적절한 가격을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Best 옵션에 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비싼 가격표를 붙여도 기꺼이 구입하려는 고객이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Best 옵션의 매출 비중이 40%에 이르는 경우는 드문 일이 아니다. 세계 최대 놀이공원인 체인 식스 프래그스의 사례를 살펴보자. 방문자는 놀이기구를 탈 때 줄 서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기본 입장권에 추가해 플래시 패스를 구입할 수 있다. 종류는 레귤러, 골드, 플래티넘 등 3가지로, 사용 요일과 놀이공원 위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골드 패스는 사람이 몰리는 주말의 경우 하루 80달러까지 올라가는 대신 대기시간을 최대 50% 줄여준다. 가장 비쌀 때는 135달러까지 하는 플래티넘 패스를 사면 대기시간을 90%까지 줄일 수 있다. 식스 플래그스는 플래시 패스를 2011년 도입했다. 당시 CFO였던 존 더피는 도입 직후 애널리스트들에게 “플래시 패스 판매량이 놀랍다”며 흡족해 했다.

온라인 가격 정책을 위 인용문처럼 변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온라인 상품’이 필요하다. 다양한 상품군이 있어야 다양한 가격정책도 가능하다. 세계적인 경영지 HBR에서도 가격 정책의 어려움을 다루는 것을 보면,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고객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여러 가지 일 때 구매 여부를 더 신속하게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남은 시간은 무엇을 구매할지 선택하는 데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구매하기로 마음을 먹으면 사람들은 Good 버전을 매몰비용으로 여긴다. 따라서 업그레이드에도 더 관대해진다.

여러모로 적절한 가격 정책은 내가 속한 팀에 좋은 영향을 가져올거라 생각된다.

오프라인의 힘


6년간 개발자로 살면서, 업계 특성상 늘 고객사 내부에 들어가 일했다. 모바일 개발 특성상 굳이 고객사 내부에서 할 필요가 없는데도, 관행이 그랬다.

덕분에 최근에야 강남에 회사가 그렇게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종종 경영진에게 왜 강남에 사무실을 구했느냐고 물으면, ‘고객이 많아서’라는 답이 돌아온다. 사람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리모트 근무가 가능하더라도 오프라인의 힘은 여전하다.

기업이 허브도시에 집중된 지식과 스킬 풀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GE처럼 극단적으로 아예 본사를 이전해 버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비용이 덜들고 되돌리기도 쉬운 방법으로 인재가 모인 지역에 회사의 혁신연구소, 전초기지 등을 세워 물리적 기반을 닦는 것이다. 세 번째는 가장 보수적인 방법으로 임원진이 시간을 내 혁신기업을 방문하는 몰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멀리 찾아볼 필요도 없다. 당장 지난 주 아마존이 제2의 본사를 뉴욕과 버지니아에 설립하는 것을 발표하면서 이슈가 됐다. (아마존 제2 본사 확정…’20년간 5만개 일자리 만든다’ – 2018.11.14 개기자의 큐레이션) 가장 큰 이유가 뉴욕 근처 좋은 대학이 많아 인력 수급이 좋기 때문이란다.

온라인으로 정말 많은 연락을 하지만, 오프라인으로 미팅을 한 뒤의 진행속도와 비교하면 차원이 다르다. 같이 먹는 것은 물론, 눈을 보고 공감을 이끌어낸 상대와의 업무 진행은 결코 비교할 수 없다.

한 다국적기업의 인도 R&D센터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미국 본사로 짧게라도 출장을 다녀오면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적 지식을 얻고 본사 임원들과 더욱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을 뿐 아니라 스킬과 업무를 더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온라인상 콘텐츠가 많다고 해도 실제 인쇄까지 이뤄진 정제된 책과는 콘텐츠의 질이 다르다. 어쩌면 오프라인 상품을 좀 더 개발하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 될 지도 모르겠다.

HBR, 아이디어를 만드는 재료


지금 책장을 보니 어느새 7권의 HBR이 꽂혀있다. 기술 베이스임에도 경영서를 좋아해 책장엔 기술서보단 경영서가 더 많다. 어쩌면 HBR이 7권이 되는 것도 당연할까?

늘 여러 생각을 하지만, 이를 정제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단순히 ‘아, 가격 정책을 다양하게 하면 좋겠다’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우리 팀 제품은 뭐가 있지? 발전 가능한 방향은 뭐가 있을까? 가용 자원이 있을까? 없다면 어떻게 채울까?’ 등 한 층 더 깊은 생각을 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내게 있어 이 준비의 재료는 HBR이다. HBR은 평소 생각하는 것 외 보다 깊은 생각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는 내용의 논문은 내 부족한 시간과 경험으로 할 수 없다. 이정도 값으로 전문가들의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은 굉장한 행운.

어쩌면 내가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웨어를 읽는 개발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분 좋은 생각을 하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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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기자님은 호기심 많은 인재인가여? ㅎㅎㅎ

그럼여 캬캬캬

짱이네요. ㅋㅋㅋ

우와, 이런 류의 콘텐츠도 스팀잇에 있었네요! 이제 막 스팀잇 시작한 사람입니다. 팔로우 할게요. 아주 잘 읽었어요 ;)

ㅎㅎ 감샤합니다 추천해요~

이 글 읽고 hbr 1권 사서 읽어보고 구독 해야겠어요. 이렇게 좋은 잡지가 있었네요

오오 ㅎㅎ 읽어보셔요 추천합니다 ㅎㅎ

전 관심있는 분야는 관련 논문을 읽어보는데 은근 재미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 가설과 증명과정을 보면서 간접 체험을 할 수 있으니깐요.

크... 여윽시 코딩맨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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