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은 필연인가. - 양배추 초절임

공중해적단은 쌀, 라면, 계란후라이를 빼고는 요리라는걸 해본적이 거의 없는 막 사는 중년이다.

당연 대부분의 식사는 밖에서 해결하며 집에 있으면

라면이나 참치에 밥 비벼먹는 극악의 식생활을 반복한다.

이러니 몸이 아플만도 하지....

그런데 올해들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장을 보러 가서

보라색 양배추를 하나 덜컥 집어든 날이 있었다.

그리고는 까맣게 잊어버렸다가 일주일 뒤에야

냉장고를 열어보고는 얼른 먹어야한다는 걸 깨달았다.

모두 채썰어서 마침 먹다남은 샐러드 드레싱이 있어 뿌려서 몇조각 집어먹는데...

더럽게 맛이없는거다....

.....버릴까?

하지만 아까운데.....

그래서 양배추로 뭘 할수있나 구글링해보니 양배추 초절임이 있다.

뭐 브로콜리, 무도 넣고 식초물도 끓이고 한다는데 귀찮아서 한방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찬장에 식초가 있나???

있었다..... 양배추 이전에 정말로 더 아무생각없이
뭔 목적도 없이 장보면서 집어들었던 사과식초가....;;;

그리고.... 그다음은...... 매실원액???;;;;

오오... 마침.... 부모님이 보내주신 매실원액 마시다 반쯤 남은 것도 있다!

양배추를 집어든것,
쓸 데도 없는 사과식초를 집어온것,
매실원액이 지겨워 냉장고에서 자리나 차지하고 있던것...

이 모든게 어쩌면 양배추초절임이 만들어지기 위한 필연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역시 세상에 우연이란 없는건가...

어쨌든만들기는 만들었....는데 이거 먹을 수 있으려나.......

일주일뒤 확인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