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지 않는 바둑 실력 어떻게 하면 될까요? - 1부

in #kr6 years ago

이 내용은 제가 과거에 그저 평범한 약한 1급에 오래 동안 머물러 있으면서 도대체 왜 더 이상 나아지지 않는지 어려움을 겪다가 새로이 눈을 뜨게 되는 과정을 회상하면서 저처럼 꽉 막혀 있는 분들을 위한 경험담을 말씀드려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는 글입니다. 저보다 월등한 고수 분들도 많을텐데 감히 바둑 실력 향상을 위한 한 마디를 한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하지만 저와 같은영원한 아마추어 입장에서 게신 분들을 염두에 두고 한 말씀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전에 중급자를 위한 한 마디에서 이기는 법을 배우라는 글을 다른 곳에 올린 적이 있는데, 저는 상급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는 법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이야기인데, 과거에 한국에 있을 때 어느 고수 분과 한 수 둔 적이 있었는데, 그 분이 저에게 하는 말이 바둑은 잘 두는 것 같은데 발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충격적인 말을 제게 해 오는 것이 아닙니까? 저는 한 편으로는 기분이 상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하여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싱그레 웃으면서 이기는 법만 배웠지 지는 법을 못 배운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 분과의 바둑에서 저는 졌었는데 도대체 무슨 말 뜻인지 알 수가 없어 밤새 끙끙대다가 그 다음 날 다시 그 분께 찾아가 어제 한 말의 뜻이 무언지 다시 물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제 바둑을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생각해 보고 다시 와 보라고 했습니다.

그날 밤 저는 제 바둑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문제가 있던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나름 조치훈 바둑에 심취하면서 정석이나 사활, 행마나 전투, 침투와 타개 등 실전과 책을 겸하면서 바둑 공부를 꽤나 해 왔거던요. 그 다음 날 저는 또 그 분과 자리를 같이하면서 내 바둑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 때 그 분이 제게 묻는 말이, 평소에 하수를 잘 다루지 않느냐고 묻더군요. 그리고 맞바둑보다는 접바둑을 더 잘 두지 않느냐고도. 저는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그도 그럴것이 저와 동급 수준의 친구가 다른 친구를 2점 접어 주는데 저는 6점까지 접어 준 적도 있었거던요. 하수들한테는 늘 공포의 대상이었고요. 그러나 막상 기원 등에 가서 동급수와 대국을 할 때는 그저 그런 정도의 승률만 올리는 정도이고 저는 그게 그다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거지요.

그리고 또 다른 질문은 제가 실리형인지 세력형인지를 묻더군요. 저는 실리형이긴 하면서도 세력도 중시한다고 했더니 대뜸 제 바득은 비겁한 스타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난생 처음 비겁한 바둑을 두어 온 사람이라는 평을 듣게 되었습니다. 자존심이 확 상했지요. 그러나 그 분이 제 바둑에서는 일관성을 찾아 보기 힘들 뿐만 아니라 바둑을 두는 것이 아니라 바둑을 이기는 것에 목적이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고 하더군요. 실리로 바둑을 두다가도 갑자기 세력 바둑으로 전환하여 두는 것이 자기 바둑을 두는 사람이 아니고 남을 이기기 위한 바둑, 즉 상대방의 바둑에 따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그런 바둑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기 바둑을 둘줄 아는 고수를 만나면 절대 좋은 승률을 기대할 수 없을거라는 것입니다. 그저 하수들의 서투른 응수에따라 응징하는 것에 능숙한 하수 킬러용이라는 것이지요. 저는 제 바둑을 두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바둑에 맞추어 두는 바둑이라는 것입니다.

그 날 저는 밤 새 한 잠도 못 자고 제 바둑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고, 전에는 느끼지 못 했던 제 바둑의 실체를 들여다 보는 것 같은 마음, 그리고 왜 내 바둑이 더 이상 늘지 않았던지 그 문제점을 알게 된 것같은 마음에 실망과 희망이 겹치면서 ​뜬 눈으로 ​밤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제가 새로이 바둑에 눈을 뜨게 되는 그 날이 오게 되는데요, 여기까지 좀 길게 이야기가 늘어진 것 같아 다음에 2부에서 이어서 말씀드리고자 하며, 여러분들도 이번 기회에 한 번 자신의 바둑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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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렸을때 프로기사를 목표로 바둑을 두다가 그만뒀었는데 중간부터 실력이 늘지않았던게 포스팅에 나와있는 이유같네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공감하신다니 반갑습니다. 다음에 마저 글을 마칠텐데 다께미야의 우주류를 파헤치면서 바둑에 새로운 눈을 뜨게 되는 이야기를 드리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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