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부유하는 혼 | 황희

in #kr7 years ago

 부유하는 혼
황희 (지은이) | 해냄 | 2017-07-30


 이 책 제일 마지막 페이지의 작가 후기...
그 맨 마지막은 이렇게 적혀 있다.
“태양의 도시 엘파소에서... 황희”
엘파소가 어디인가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니 미국에 같은 이름의 지명이 두 군데다. 하나는 텍사스 주 서부, 멕시코 국경과 맞닿아 있다고 하고, 또 다른 하나는 일리노이 주에 걸쳐 있다고 한다.
둘 중 어디가 되었든 일단 작가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 책은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미국에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작품을 쓸 수 있는 게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상상력이라는 걸까?
하긴 상상만 할 수 있다면 달나라나 명왕성, 안드로메다 성운의 이야기는 또 못 쓸 게 뭐 있을까? 그런 작가적 상상력을 피워낼 수 없다는 게 문제지.
 
이 책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작가는 독자들에게 책으로 말을 한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내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간절함”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내게 이 책은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아니 죽음마저도 어쩔 수 없는 간절함의 이야기다.
 
일본 땅에서 패악스러운 시어머니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여자, 젊어서는 일본에서 유명한 미스터리 작가였지만 한국으로 떠밀리듯 들어와 조용히 늙어가는, 결국 치매에 걸린 여자, 그 엄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여자, 그리고 간난 딸아이를 지키고 싶은 소망으로 오히려 삶을 버리는 여자와 그 여자의 딸...
이들 모두는 저마다의 간절함을 갖고 있다. 게다가 그 간절함은 죽음 저쪽의 존재와 뒤섞임으로써 누가 무엇이 얼마나 간절한지조차 쉽게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뒤죽박죽이 된다.
하지만 그 뒤죽박죽인 속에서도 각자 자신만의 간절함을 또다시 생명을 바치면서까지 지켜나가는 모습은 또 다른 간절함이 되어 버리고 만다.
 
어찌 보면 우리 사는 세상은 세상 모든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들이 서로 엉클어지고 이지러지며 유지되고 변화하는 건 아닐까?
 
책을 다 읽고 난 뒤 나의 간절함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어쩌면 생명을 가진 모든 삶에게 공통적일 수밖에 없는 단 하나... 그럴지도 모르겠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듯 내 간절함 역시 내 새끼에서 기인할 수밖에...
 
미스터리는 작가의 상상을 표현하는 가장 멋진 장르가 아닐까 싶다.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로 독자를 몰입하게 만드니까 말이다.
 
내가 읽었던 황희 작가의 전작 “빨간 스웨터”에서는 죽은 딸이 엄마에게 찾아간다. 자신은 죽었지만 자신이 낳은 딸을 꼭 지켜달라고 부탁을 한다.
아마 이 책의 작가는 영적인 존재에 대한 화두를 갖고 있는 사람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그런 존재라도 있어서 풀어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억울하고 화딱지 나는 일들이 태반으로 벌어지고 있는데...

아! 아쉽다기보다는 조금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부분...
이 책에서 “간절함”을 가진 주인공들은 모두 여성이고, 그들을 공격하거나 지켜주는 이들은 모두 남자들이다. 이 부분을 비판하거나 지적하고 싶지는 않은데 조금 어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이름은 황희다. 우리나라에서 무척이나 유명한 이름인데, 어쩌면 몇 년 뒤에는 역사 속 황희보다 더 유명한 미스터리 작가 황희로 자리매김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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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셧군요 ^^ 보팅 팔로우드리고갑니다. ~ 지난번 제가 이야기했던 글은 가져왔다가 지웠습니다. ^^ 다시 올리셔도 될듯~

ㅎㅎ... 몰래 살짝 팔로우 하고 갔었는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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