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아나키즘의 역사 (Histoire de l‘anarchisme)

in #kr5 years ago (edited)

아나키즘 = NOT 무정부주의

아나키즘을 무정부주의로 번역화하는 건 옳지 않다. 어떠한 속박에서도 자유를 추구하는 아나키즘의 절대 자유에 견주어 국가의 권력에 반대하는 것은 일종의 성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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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즘의 역사(Histoire de l‘anarchisme) - 장 프레포지에 , 1993

심리학적으로 아나키스트는 인성의 측면에서 “감정적”인 사람들이다(개인적으로 엄청나게 공감). 내가 아나키즘을 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아나키스트들은 보통 사람들에게 중요하지 않거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사건들에 대해 극심한 내면의 동요를 일으킨다. 또한 정의와 관련된 부분에서 우울한 감정, 침울함, 낭만주의를 지니고 있다. 푸르동은 이에 대해 “우리는 낙담하지 않는다. 권력이 계속 승리를 거두더라도 지칠 줄 모르는 아나키즘(increvable anarchime)이다.”라고 언급한다.

이러한 면에서 국가는 아나키스트들에게 제일의 공공의 적이다. 18세기 자유주의에서 정치적 자유는 개인 주체의 독립성을 희생시키지는 않지만 국가에 대한 복종을 강화한다. 즉, 개인은 국가와 직접 관계를 맺는다. 철학의 중심인 헤겔의 변증법은 국가로의 귀결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에 따라 권력 집단은 바뀌어도 그 기능은 그대로 남아 기술적 능력으로 선발된 국가 공무원들은 행정 독재의 무한한 권력을 휘두른다. 아나키스트들은 이러한 민주주의가 진정한 자유를 억압하는 권위주의 연속체라는걸 알아차린 유일한 사람들이다. 18세기 아나키스트들은 이러한 민주주의 권력이 정의상 익명적이고 비개인적으로 전체의 의지를 독점하는 전체주의로 귀결한다고 예언했다. 전체주의 국가는 금지와 의무 밖에 존재하지 않는걸 우려한 아나키스트들은 절대 자유주의 혁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중앙집권 권력을 지향하는 정치 세력이 아나키스트를 두려워하고 절대 악으로 여기며 탄압하는 결정적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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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다크나이트에서 히스레져가 연기하는 조커는 악당이긴 하지만 매력적이다. 조커가 아나키스트라는 건 영화 중 대사 중

“Introduce a little anarchy... upset the established order...and everything becomes chaos.. I’m an agent of chaos , and you know the thing about chaos? It’s fair.”
(약간의 무질서를 소개하지... 확립된 질서를 뒤엎으면...모든 것 은 혼란상태가 되지.. 나는 혼돈의 중개인이지, 그리고 말야 혼 돈에 대해서들 아나? 그건 말야 공평한 거라고.)

조커는 돈이나 권력에 집착하지 않고 온전히 자유의 혼돈 상태를 바란다. 배트맨처럼 가면을 쓴 영웅에게는 절대 자유의 혼돈을 일으키는 조커는 절대악으로 것이다. 그러나 그가 영화에서 브루스 웨인보다 더 매력적인 이유는 아나키스트적 감성 때문일 것이다.

바쿠닌은 루소의 사회계약설을 비판한다. 첫째, 사회는 개인의 자발성에 의해 서서히 진보하는 것이지 입법자의 사상과 의지가 아니다. 둘째, 관습과 습관에 의한 자연법으로 사회가 유지되지 법률로써 유지하는 건 아니다. 그러므로 사회계약설은 자연법과 정치적, 법률적 법과 혼동에 근거하고 국가가 사회를 지배하고 흡수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아나키스트들에게는 언제나 이런 고민을 한다. 자기 중심적인 자유로 살것인가? 모든 사람들 위한 자유로 살것인가? 이러한 양면성은 단지 저항에 그칠 뿐 ‘개인의 행동’과 ‘조직화’ 사이의 영원한 딜레마에서 갈등한다.

<아나키즘의 역사>는 아나키즘의 기원과 막스 슈티르너, 바쿠닌, 프루동, 크로포트킨, 톨스토이를 따라가며 아나키즘의 역사와 흐름을 기술하고 있다. 아나키스트들은 18세기 이후 마르크스 주의와 함께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했다. 그러나 그들의 운명은 권력의 조직화에 의한 근대 국가론에 의해 사라져야 할 운명을 맞이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제2 인터네셔널에서 함께한 바쿠닌과 마르크스의 갈등이다. 바쿠닌은 “마르크스는 나를 감성적인 관념론자라고 불렀는데, 그의 말은 옳았다. 나 또한 그를 속을 알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허영꾼이라고 불렀는데, 나 역시 옳았다.”고 서로의 입장차를 밝히고 있다.

제2 인터네셔널에서 이러한 갈등으로 공산주의자에게 쫓겨난 바쿠닌은 마르크스에 대해서 “마르크스는 범인이 아니다. 그는 탁월한 지성의 소유자이고, 광범위한 학문, 특히 경제적 문제를 연구한 사람이며, 내가 1844년 파리에서 그를 처음으로 만나 알게된 이래로 줄곧 플로레타리아의 해방에 힘썼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오늘날 그는 예전과 반대로 어처구니 없는 자만, 양심을 품고 적의에 찬 성격, 혁명적 사회주의 정당의 한복판에서 독재를 휘두르려는 기질로 인해 그 명성이 휘둘리고 있다.” 며 마르크스주의의 미래를 예견했다.

아마도 아나키즘의 정의는 세바스티앙포르(Sebastien Faure)의 인용구가 정확할 것 같다.

"절대자유주의 '신조credo'와 '교리catechimsime'는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 아나키즘 이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것, 그것은 구성하는 유일한 것은 일반 원리, 기초 개념, 실천적 응용의 집합체이다. 권위를 적으로 생각하고 권위에서 유래한 모든 정치적, 경제적, 지적, 도덕적 규율과 제한에 독자적으로 혹은 집단적으로 투쟁하는 개인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동의는 이 집합체를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다양한 부류의 아나키스트가 있을 수 있고, 실제로 그러하다. 그러나 모든 아나키스트는 다른 부류의 사람과 구분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 공통점이란 사회 조직에서 권위를 부정하고 이를 토대로 설립된 제도의 모든 규제를 증오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권위를 부정하고 그에 맞서 싸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나키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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