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잡학] 악세사리, 한번 골라볼래?

in #kr7 years ago (edited)

크리스마스를 맞아 고백을 하시든, 기념일을 가지시든, 아니면 그냥 자진납세를 하시든(...) 이맘때쯤이면 대부분의 남성동무들은 열심히 준비해둔 비자금 주머니가 왜 이렇게 작았나를 느끼시게 됩니다. 뭐, 그것도 그 시즌 지나면 다 잊혀지겠지만요(-_-)r

각설하고, 선물을 하는데 있어 여성이 가장 바라면서도 의외로 가장 바라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장신구입니다. 분명 그 입 벌어지는 가격만큼이나 효과가 출중한(...) 건 사실이지만, 악세사리 하나를 위해 옷부터 가방까지 어울리는 세팅을 다시 꾸며야 하는 여성분들에겐 이게 또 골치거리로 전락할 수도 있거든요.

기껏 비싼 선물을 해줬는데도 잘 하지 않고 나오는 여친(혹은 아내 등등)을 보고 뭐라 했다가 괜히 분위기가 싸해지는걸 막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저런 선물 하는데 있어서 눈탱이 맞으시지 말라는 소소한 팁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 무거운 주제만 쓰는것도 좀 그렇고, 마침 지난 글에 꼭 보석 고르는 법을 올려달란분이 계셔서 오늘은 가볍게 보석을 센스있게 고르는 방법을 몇 글자 써보려 합니다.

당신은 백화점으로 들어갑니다. X든듀나 티X니, X르띠에같은 고가 라인업부터 스톤X지, 제이 X스티나 같은 중간급 라인업, 로X드나 미니 X드 같은 저가형까지 수많은 장신구류 매장이 줄을 서 있습니다. 그리고 멘붕에 빠지게 되죠.

뭘 골라도 예뻐보이고, 뭘 골라도 비싸보이거든요(...)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어디에 착용할 물건인가'입니다. 프로포즈나 고백할 때 반지는 거의 공식이고, 목걸이나 귀걸이, 드물게는 팔찌나 시계를 고를 수도 있습니다.

사전 조사를 통해 가장 허전해 하는 곳이 어딘지 알아두시는게 베스트겠지만, 아직 거리가 그리 가까운 관계가 아니라면 귀걸이→목걸이→반지 순으로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팔찌는 밴드형도 많은데다 금붙이류의 팔찌는 취향을 좀 세게 타기 때문에 권장드리진 않습니다.

그 다음 고르실 것은 어떤 베이스를 할 것인가입니다.

첫 번째 문제를 어찌 해결하셨다 하더라도 여기서 막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생각없이 좀 비싼 금을 하거나, 아니면 돈이 없으니 저렴한 은으로 하자. 라는 얄팍한 선택을 하실 경우 아무리 좋은 디자인의 좋은 스톤을 잘 골라서 했다 하더라도 말짱 꽝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_-)...

베이스는 착용할 사람의 피부 톤과, 악세사리의 종류, 노출도에 따라 정해져야 합니다. 피부 톤이 노란 계열이면 골드가, 흰 계열이면 실버계열이 좋습니다. 실버 관리가 힘들다 할 경우 화이트골드도 좋습니다. 하지만 화이트골드의 경우 색이 바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로즈골드는 어느 피부나 무난하게 잘 받습니다만, 아무래도 주연이라기보다 조연의 역할이 강합니다. 반지를 선물하신다면 금(옐로우 골드)이나 화이트골드 계열의 메인 링을 하신 뒤 로즈골드로 만들어진 가드 링을 추가로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가드 링은 레이어드 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요런게 가드링입니다. 메인이 되는 반지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이죠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한 그리고 가장 비싼 메인 스톤 고르기입니다. 공식 하나 외우고 시작합시다.

금 - 다이아몬드(작은것), 루비, 제트
은 - 다이아몬드(큰것), 사파이어, 에메랄드, 진주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는 다 잘들 아실테고 제트는 뭐여 하실분이 있을텐데, 위 그림과 같은 녀석입니다. 갈탄이 경화되어 생긴 보석인데 깊은 검은색을 띄는 보석이라 금과 함께 포인트를 주는데 좋습니다만, 관리가 꽤나 까다롭습니다.

옐로우 골드에 어울리는 다이아몬드는 작은 다이아몬드를 여러 레이어로 쌓은 복잡한 구조가 좋습니다. 그래야 금의 강한 빛을 어느정도 상쇄하면서 스톤이 포인트가 되거든요. 금과 단일 다이아몬드는 서로가 서로의 목소리를 찍어누르는 형태가 되어버립니다.

괜히 티파X에서 낸 그 유명한 디자인의 반지가 은(화이트골드, 플래티넘)을 기반으로 한게 아니죠. 루비나 제트같이 강렬한 색을 자랑하는 스톤들은 황금의 색상을 확 눌러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핑크 사파이어나 에메랄드는 노란 빛에 눌리며, 사파이어는 그 특유의 바닷빛 색깔이 퇴색하게 됩니다.

보석을 골랐다면 그 다음은 4C를 볼 때입니다. 4C란 보석(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등 투명한 보석류)의 품질을 측정하는 기준입니다.

Carat(크기), Clarity(투명도), Color(색상), Cut(세공)

캐럿은 크기를 의미합니다. 보통 많이 쓰는게 0.1ct (1부) ~ 1ct입니다. 다이아몬드는 0.1ct가 약 10만원정도, 1ct가 약 800만원 정도 합니다. 물론 아래 이야기 할 투명도와 색상에 의해 확 달라질 수 있습니다. 루비나 사파이어는 천연기준으로 1ct가 약 80만원, 결정을 인공적으로 키운 준 합성루비가 30~40만원 정도 합니다.

루비나 사파이어의 경우 특히 열차리나 함침처리된 사기가 많기 때문에 GIA 감정서가 꼭 있는것을 중심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물 한번 닿았다고 색이 뿅 하고 사라지고 웬 싸구려 수정 쪼가리만 덜렁 남아있는 사기에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 다음은 투명도입니다. 루비나 사파이어는 여기까지 볼 경우가 잘 없으니, 이제부터는 다이아몬드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 투명도는 보석 결정 내 혼입물이 얼마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인데요. 아래 그림 한번 보시죠.

등급은 아래와 같이 나뉩니다.

I3- I2 - I1 - SI2 - SI1 - VS2 - VS1 - VVS2 - VVS1 - IF - FL
(← 많은 내포물          적은 내포물 →)

S11 등급의 다이아몬드 결정 내에는 점같이 박힌 기포가 있는 반면 IF에는 아무것도 없죠? 그만큼 비쌉니다(...) 보통 많이들 쓰는 것이 SI1~VVS1입니다. 가급적 큰 스톤일수록 하이 클래리티를 하는것이 좋습니다. 물론 FL, IF 등급은 눈물빠지게 비싸니... VVS2 정도가 가장 무난합니다.

0.1ct 정도의 작은 스톤은 오히려 SI1이나 SI2 정도도 무난합니다. 어차피 보이지도 않아요(....) 그 정도의 크기에서는 클래리티를 희생하는 대신 컬러를 좀 더 투명하게 가져가는 쪽이 좋습니다. 큰 스톤에서는 외려 컬러를 희생하고 클래리티를 가져가는게 좋고요.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1Ct급에서는 최소 H급 이상 컬러는 써야겠지만요)

색깔 차트는 D~Z로 구분됩니다. D에 가까울수록 색이 없고, Z에 가까울수록 색깔이 있습니다. G-H사이 등급의 다이아몬드가 일반적으로 많이 쓰입니다.

여기까지 하면 대략적인 견적을 읽으실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1Ct, VVS1, G 하면, "음 1캐럿짜리, 색은 거의 없고, 내포물도 별로 없는 편이군. 색깔은 좀 아쉽지만 괜찮아"가 되는거고,
0.1ct, IF, D하면 "아니 왜 0.1캐럿에 IF에 D그레이드지? 사기를 치려 하는건가?"가 나오죠.

대략적으로 저캐럿은 고색상 저클래리티를, 고캐럿은 중+색상 상+ 클래리티를 가져가시는쪽이 좋습니다. 그 편이 보석 자체의 채산성도 높아지고요. 가드링에 쓰실거라면 다이아몬드 대신 수정(큐빅이라고 하죠)을 쓰시는 편도 괜찮습니다. 0.1ct 이하의 자잘한 스톤은 어차피 그거 나중에 팔리지도 않아요. 굳이 거기에까지 돈을 부어봐야 티가 안난단 뜻입니다(-_-)

그 다음이 컷입니다. 가장 가격에 영향을 덜 주지만 보석의 완성도에는 가장 큰 영향을 주지요.

컷 등급은 Poor/Fair, Good, Very Good, Ideal으로 나뉩니다. 보통 시장엔 Good, Very Good이 많습니다. 사실 이 정도쯤 되면 감정사들만 구분할 수 있는 영역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감정서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지요.

중요한 것은, 어떤 디자인에 어떤 컷을 쓰는가입니다.

다양한 컷이 있지만 대략적으로 많이 쓰이는 것은 저정도입니다. 우리가 흔히 일컫는 '다이아몬드 모양'은 브릴리언트 라운드 컷이죠. 수십개의 면을 정교하게 맞추어야 하기에 가장 까다롭지만, 가장 아름다운 컷으로 꼽힙니다.

반지에 통짜 다이아몬드를 쓰시려면 역시 가장 무난한건 라운드 컷입니다.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프린세스 컷이나 에셔 컷도 좋지만, 아무래도 프롱(보석을 4~6방향에서 지지해주는 구조물)이 있는 디자인은 손을 많이 쓰는 직업이거나 옷이 길고 약할 경우 반지와 옷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디자인을 잘 골라야겠죠. 작은 다이아몬드의 경우 툭 튀어나온 형태가 아니라 함몰형으로 디자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선물을 어떻게 하라고 하기 전에 먼저 선물을 줄 사람이 있는걸 물어봐야 하는거 아니냐(....)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한번 잘 알아두시면 최소한의 쪽팔림은 면할 수 있지 않으실까, 통수는 맞지 않으실 수 있을까 하여 글을 남겨보게 되었습니다.

아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가의 귀금속은 백화점에서 사면 안된다는겁니다. 200% 눈탱이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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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아 복잡하네요.
그래도 읽어보니 어느정도 감이 옵니다
감사합니다^^
noctisk님의 한계는 뭔가요?

나중에 선물할 대상이 생기면 참고하겠습니다 좋은정보 고맙습니다 ^^

좋은 지식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디테일한 정보까지 알고 계시다니.. ;ㅁ;

으악.. 그냥 뭘 원하는지 말해줬으면 좋겠어요..ㅋㅋㅋㅋ
참 어렵네요~

전문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

여자인데... 하나도 모르겠어서 선물 안받는걸로 ㅋㅋㅋㅋ

브랜드들은 백화점 아니면 어디서 사야 하죠,,,???

브랜드보단 종로 등지에서 공방 제작을 추천드립니다. 알고만 가신다면 그편이 좀 더 가격이 착해요

탐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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