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썰-0005] 나의 코인 흑역사...

in #kr7 years ago (edited)

어느덧 제가 스팀잇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지도 20여일이 흘렀네요.
처음 소개글을 올리면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가입했다고 적었던 기억이 나네요. 오늘은 그 '걱정 반'이 왜 생긴건지, 저의 부끄러운 흑역사를 살짝 공개하려 합니다.


솔직히 비트코인이니 이더리움이니 저에게는 머나먼 나라의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느끼던게 바로 몇달 전입니다. 40배, 100배 수익이 났다고 한들 저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딴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했지요.

때는 바야흐로 일년전 6월.
25년만에 네X버 밴드를 통해 고등학교때 친하게 지냈던 K라는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너무 반가워 당시 친했던 친구 셋이서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었지요. K라는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동안 산전수전 고생이 많았더군요. 최근까지 빨래방 사업을 하다가 접고 화장품 방판일을 한다고 하던데 타고 다니는 차는 아*디 A6...

그후로 깨톡으로 가끔씩 안부를 물어가며 지내다가 올해 3월말, K의 부친상 연락을 받았습니다. 몇달전 함께 봤던 친구와 문상을 갔는데 그 자리에서 우연히 코인 이야기가 나왔지요.
그리곤 K가 비트코인이 아닌 이더리움이 요샌 대세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본인은 작년 11월경 12,000원 정도 할때 들어갔는데 지금 벌써 60,000원이라고... 그래? 바로 사무실로 돌아와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12,000원이 60,000원까지 올랐으면 이미 오를만큼 오른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그러곤 관심이 사그라져 다시 몇달을 잊고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7월초에 우연히 뉴스를 보다보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엄청나게 폭등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45만원? 허허... 갑자기 K 생각이 나서 요즘 어찌지내나 카스에 들어가 보니 바로 이 놈이 눈에 딱 띄더군요.

바로 전화를 했습니다.
술한잔 사줄테니 보자고 하더군요. ㅎㅎ
계약만 하고 왔고, 내년 초에 차가 나온다고 하네요.
우리도 좀 해보자니까(예의 그 친구도 같이 봤습니다.) 일단 사랍니다. 그럼 매도 매수 시기를 어떻게 잡냐니까 그건 걱정하지말고 일단 사랍니다.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코인 이야기는 흐지부지 되고 고등학교때 이야기만 실컷 하다가 다음날... 같이 만났던 다른 친구가 연락이 왔네요. 자기는 2 이더리움 샀다고...
그래? 그래서 저도 2 이더리움을 샀습니다. (당시 1이더 = 250,000 KRW) 지금 생각해 보면 여기까지만 했으면 딱 좋았지요. ㅎㅎ
요렇게 사놓고 K라는 친구에게 전화해 다음엔 어떻게 하면 되냐니까 요 이더리움을 "이더 트레이드"라는 곳에 위탁하라고 하더군요. 그게 뭐냐니까 코인 트레이드를 대행 해주는 업체이고 월10% 이익은 보장된다는 겁니다. 좀 이상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친구말대로 했지요. 그랬더니 친구가 카톡으로 뭘 보내주더군요. 저희가 이더리움을 위탁했기 때문에 소개자인 본인이 몇 프로의 보너스를 받았다고 말해주네요? 야? 그럼 이거 다단계 아냐? 아니랍니다.

열심히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건 누가봐도 Scam 이더군요.
코인은 이미 송금해놨고, 친구에게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자꾸 질문을 하니, 아니라고, 괜찮다고, 본인도 5천만원이나 투자했다고 하더군요.

이때가 딱 7월21일이었습니다. 이더 트레이드 정책이 주말엔 쉰다나?(하긴 사기꾼들도 쉬긴 쉬어야지요.) 그러다보니 24일부터 수익이 발생한답니다. 그래... 속는셈 치고 한번 기다려 보자. 원금만 회수되면 바로 싹 빼야지... 하고 있는데 22일(토)에 알림이 하나 날라오더군요.

비트코인 세그윗 및 하드포크 일정으로 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에 24일부터 8월7일까지 잠정 휴가에 들어간다는 겁니다.
헐~

이때 이미 감 잡았지요. 낚였구나~ ㅎㅎ
비록 당장 생활고를 겪어야 할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내가 왜이런 멍청한 짓을 했나 자괴감에 빠지더군요.
친구에게 계속 물어보지만 이 친구는 계속 괜찮다고만 합니다.

그러다 8월4일쯤인가요?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담당 크리스라는 놈이 동영상으로 사업이 어려워져 기존 사업 구조를 바꾸기로 했다며 예치한 코인의 40%를(100%도 아니고) Bull Coin으로 바꿔준다고 하더군요. 이건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하던 소똥같은...

동영상을 보고 친구에게 다시 연락을해봤습니다.
이 친구 그제서야 심란해 하더군요. 저나 다른 친구는 그렇다치고 가족이며 여자 친구, 여자 친구의 가족까지 다 여기에 끌어들인 모양이예요. 여자 친구는 억단위로 투자를 했다는 소리를 들은것 같습니다.

휴~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여하간 이러한 연휴로 제 첫 코인인 이더리움 2개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아직도 인터넷을 보면 소똥코인인지라도 건지려고 발버둥 치는 분들이 있는것 같던데, 제가 Steem Coin을 알게된게 바로 이때 즈음이지요.

이런 연유가 있다보니 걱정 반이 없을 수가 없더군요.
뭐 확실한 교훈은 하나 얻었습니다. Easy come Easy go~ ㅎㅎ
제가 우라칸에 눈이 뒤집혔었나봐요.

20여일이라는 기간 동안 나름 자료도 찾아보고 공부도 해봤습니다만, 아직 알아야 될 것이 너무도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스팀잇에서 희미하게나마 가능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커뮤니티 내에서 의견의 차이로 가끔은 시끌시끌할때도 있지만, 이러한 논쟁이 저는 건전하고 발전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셧네요.
부끄러운 흑역사를 두서도 없이 궂이 들먹이는건... 저같이 무식하게 투자하는 분이야 없으시겠지만 혹시나라도 저를 타산지석 삼으시길 바라는 마음에... 쿨럭~
이만 물러납니다.

Written by Noah on 24th of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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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큰 돈이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그래도 비싼 돈 내고 배우신 노하우와 정보를
이곳에 풀어놓으셔서 많은 이들이 같이 배우게 되었으니..
그 손해의 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친구에게 거하게 술한잔 얻어먹었으니... 내 돈주고 사먹은걸로 위안삼아야지요.
여하간 묻지마 투자는 절대 안됩니다! 망할놈의 우라칸!!! ㅎ

우라칸 수퍼트로페오타고 여행한 사진을 포스팅하시는 날이 곧 오길 바랍니다~!!

말씀이라도 감사합니다. ㅎㅎㅎ 그런데 나중에 돈벌어도 우라칸은 안탈래요~

하하하핫 네~

헐.... 엄청 안타깝습니다. 몇일만 더 늦게 시작하셨어도 2 이더 안 날리는건데요 ㅠㅠ

하루만 늦었어도 시작하고 싶어도 시작 못했겠지요. 바로 휴가라고 했으니... ㅠㅠ

비싼 수업료를 내셨습니다.
더 많이 투자 하신 분들에 비하면, 크진 않겠지만,
그래도 그 심정은 충분히 공감됩니다.

금전적 손실보단 뭔가에 홀린듯했던 당시 행동이 너무 후회가 되더군요. 자존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ㅎㅎ

어이쿠.. 친구분...ㅠ
그래도 이더 2개로 좋은 교훈 얻으신 것 같습니다.
성투하시길 바랍니다 노아님 :)

ㅎㅎ 스팀 코인으로 손해 좀 만회해야지요.

역시 쉬운 일은 없네요....... 잘 읽고 갑니다!

너무 손십게 돈을 벌려고한게 실수지요~ 그렇게 돈이 벌릴 일도 없구요.

뉴스에서 보던 일이 실제로 있네요..ㅠㅠ
그래서 저희 남편의 소신이 있어요..
자기가 투자하고 손해보면 비싼 수업료냈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지만..
남의 손을 빌리면 잘되면 내탓!! 잘못되면 남의 탓으로 돌리니까
절대 내 손으로 하고 느낀다는 것!!!

그래도 이렇게 느끼시고 스팀잇으로 입성하셨으니 이제 좋은 일만 있다고 믿으세요..
화이팅!!!

남편분이 저랑 비슷한 신조를 가지고 계시네요. ㅎㅎ

투자...항상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돈이 아닌 피해라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ㅎ

신중한 판단을 해도 손해를 볼 판인데, 남의 판단을 믿고 뭊지마 투자를 했으니 잃어도 싸지요~
이번 실수를 거울삼아 다음엔 잘해보겠다고... 마눌님 몰래 마음 다져봅니다. ㅎㅎ

코인계에서 위탁이란건 진짜 거래소도 불안하죠
들고 나르면 정말 끝이니까.
요새 폴로닉스 완전 불안불안합니다

글쵸... 따지고 보면 거래소 자체가 불안하기는 하죠...
그래도 설마, 폴로닉스가 문제가 될까요?

마음 고생이 크셨겠네요. 액수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그래도 이제 안 당하실 것 같습니다.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는 게 가장 남는 방법 일듯 하네요.

easy come easy go 동감합니다. ㅋㅋ

예,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야지요~
그나저나 제 글에 다 댓글을 달아주셔서 뭐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ㅎㅎ
pupil님도 떠나시려는건 아니죠?

뭔가 감지하셨나요? ^^ 여차하면 떠난 다는 마음은 진작 부터 가지고 있습니다. 생각을 여러가지로 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무튼 떠나려고 댓글을 다 다는 것은 아니고요. 고래 흉내 좀 내볼까 싶어서 나름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빌린 스팀파워로도 풀보팅시 0.3 달러 찍어드리는 게 최대인데 저도 고래처럼 한번에 몇 달러씩 찍어보고 싶어서요 ㅋㅋㅋㅋㅋㅋ 앞으로 며칠간 풀보팅 하고 싶은 분을 만나면 최근글에 다 풀보팅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다음분으로 넘어가고.. 그런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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