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스티미언 : 엔딩크레딧] 내 삶의 엔딩크레딧

엔딩 크레딧. 영화가 끝나면 주르륵,,, 이름들이 나오는 것을 말합니다. 처음 이 주제를 받았을 땐 무얼 써야 할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더군요. 평소 쓰던 용어가 아니라 사전 검색부터 했고, 위키백과를 읽고 또 읽어도 도저히 감을 못 잡다가 시간만 갔습니다. 아~~~ 내가 이토록 용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구나...라는 것도 느꼈습니다. 소설가는 국어사전을 소설책 읽듯 읽어야 한다던데, 안 했던 티가 났습니다. 그래서 제 첫 소설은 폭망했나 봅니다.

오늘 머리를 짜내고 짜내어 생각해본 건,,, ‘내 삶이 한 편의 영화려면?’입니다. 만약 내 삶이 한 편의 영화라면, 내가 죽은 후에 마지막에 나올 엔딩 크레딧엔 누구의 이름이 나올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우선 주인공은 ‘나’일 테고요,,, 했는데,,, 과연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일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고는 있는 것일까? 저는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의 내 삶은 절대 내가 주인공이 아니거든요.

내 삶의 주인은 내 직장의 사장인 것만 같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지내거든요. 주말엔 집에 있지만, 평일엔 잠자는 아이의 얼굴을 보고 출근합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이는 자고 있습니다. 정말 어떤 주엔 주일날 저녁에 본 이후 토요일 아침까지 깨어있는 모습을 한 번을 못 봬도 하더군요. 이렇게 살고 있는데 과연 내 삶의 주인공이 나일까 싶더군요.

정부는 포괄임금제를 분명 손본다고 했습니다. 기대를 많이 했지요. 제가 이렇게 하루에 대부분을 회사에서 지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 포괄임금제 때문입니다. 52시간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포괄임금제이지요. 52시간 백날 천날 만날 십만날 백만날 해봐야 포괄임금제를 법으로 금지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을 내겠다고 해놓고는 취소했죠. 완전 실망입니다. 여왕폐하 당이 포괄임금제를 금지시키겠다는 공약을 들고 나오면 찍어주고 싶을 정도더군요.

암튼... 내 삶의 엔딩 크레딧에... 주인공이 내 이름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앞으로는 포괄임금제를 없앨 당에 투표해야겠습니다. 여기 스팀잇에선 저 같은 플랑크톤 백만 명 천만 명 1억 명이 투표해봐야 절대 아무것도 바뀌지 않지만 민주국가인 대한민국에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 백만 명 천만 명이 투표하면 바뀌니까요. 민주주의는 참으로 좋습니다. 누구나 1표니까요. 내 삶의 엔딩 크레딧을 지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