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ragon의 USB 앨범은 음반으로 취급되어야 하는가?

in #kr7 years ago

빅뱅(Big Bang)이라는 그룹에 큰 관심이 있는건 아니지만, 네이버 뉴스를 보다보니 재미있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더라.
USB 앨범이 음반으로 취급되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20&aid=0003072786

해당 네이버 뉴스를 읽어보니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인 ‘가온차트’를 운영하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음콘협)는 이를 음반으로 보기 힘들다는 해석을 내놨다. 음반을 ‘음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으로 정의하는 저작권법에 따라 음반이 아닌 음원 다운로드 장치로 본 것이다."

솔직히 LP, 카세트 테이프 및 시디만을 음반으로 생각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 입장에서 USB 앨범은 참 신선한 방식이고, 이를 음반으로 인정하는 것에 대해서 의아함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USB 앨범이 일본에서 나오기 시작했을 때 이제 시대가 바뀌면서 별게 다 나오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음반이 아니라는 생각은 해본적 없다.
근데, 내가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위에 음반협회가 말한것처럼 '매체에 음이 고정되어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지켜본 USB 앨범은 독특하게 디자인 된 USB 안에 곡이 들어가 있었다.
덤으로 디지털 부클릿 역시 들어가 있다.
따라서 그냥 CD나 카세트테이프와 매체만 다를 뿐 음이 수록된 것은 맞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의 음반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근데, 지드래곤 앨범에 대해서 알아보니 전혀 다른 방식이다.
4기가의 USB 안에 음원과 뮤비를 다운받을 수 있는 링크와 그 링크에서 다운로드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는 코드가 들어있는 것이다.
난 우선 굳이 4기가라는 충분한 용량을 선택해 놓구선, 왜 1kb도 안되는 링크와 코드만 넣어놨는지 의문이 들었다.

들어보니 아티스트의 의도가 '청자들이 각자 선택을 하여 음반을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결국 음원의 일부만 USB에 다운 받아서 USB에 넣어서 담아 다닐 수도 있고,
뮤비만 USB에 다운 받아서 담아다닐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뭐 들어보니 받아들일만한 아이디어다.
하지만 지드래곤은 이 USB를 굳이 음반으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의도의 트윗을 날린다.

만약 음반에 대한 정의가 음악협회가 말한대로 ‘음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으로 법제화 되어있다면 현재의 법 아래에서는 음반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나는 법 이외에 현실적인 측면에서 지드래곤의 USB를 음반으로 인정해줘야 할 필요가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지드래곤과 YG는 왜 굳이 이 USB를 음반으로 인정받기를 원할까?
우리나라의 음악관련 방송의 순위에는 음반점수의 비중이 크게 들어간다.
따라서 이 USB가 음반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음반점수는 0이 되기 때문에 순위에 있어서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지드래곤이 굳이 순위에 집착해야 할만큼 인지도가 부족한 가수는 아니지만, 음악차트 순위에 따라 실적이 잡히는 소속사 입장에서는 사활이 달린 문제일 것이다.

이만큼 음반 인정 여부와 음악차트의 관계는 굉장히 밀접하다.
따라서 음악차트의 측면에서 이번 지드래곤의 USB를 살펴보기로 했다.

링크와 접근코드를 넣어놓은 USB가 과연 음반으로 인정될 수 있을까?
우선 미국에서는 디지털 음원들의 집합인 앨범에 대해서 음반으로 인정한다.
예를 들어, 아이튠즈에서 특정 앨범을 다운받으면 그 앨범이 1장으로 인정되어서 빌보드 앨범차트에 앨범 판매량으로 합산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그렇지 않다.
옆나라인 일본 역시 디지털 앨범차트를 최근 신설하긴 했지만,
메인차트 오리콘 앨범 300 차트에는 디지털 앨범을 합산하지 않는다.

결국 미국과 같은 케이스에서는 USB를 구매한 사람들이라면 디지털 앨범의 형태로 다운 받는다는 조건에서는 음반에 준하게 인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앨범의 일부만을 다운받으면 앨범 1장으로 카운트 되지 않는다.
특히 뮤비만 다운받으면 앨범 판매량으로 쳐줄 수가 없다.
따라서 현재 가장 디지털 친화적인 미국에서도 현재 지드래곤의 앨범은 음악차트에서의 '음반'으로 인정될 수가 없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일본에서는 디지털 앨범을 현재 메인차트에서 앨범판매량으로 합산시키지 않는게 현실이다.
결국 현재의 우리나라에서는 지드래곤의 USB를 '음반'으로 인정할 수 없다.

사실 나의 개인적 생각은 이제 미국처럼 디지털 앨범도 음악차트에서 음반 1장으로 카운트 해주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렇게 되면 지드래곤의 USB도 음반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USB를 구매한 사람들이 모든 음원을 적어도 1번은 통째로 다운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드래곤의 이번 USB는 음원을 모두 USB에 넣어놓고 팬들이 원하는대로 지우거나 추가시키는 방식으로 편집하게 했다면 이런 논란이 발생할 이유가 없다.

결국 우리나라의 음악차트의 기준을 바꾸지 않는다면 이번 지드래곤의 USB는 어떤 방식으로도 음반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드래곤의 USB를 음반으로 인정하려면 아예 우리나라의 음악차트를 미국보다 더 유연하게 바꾸는 방법밖에 없다.
지드래곤이 음악차트의 기준을 이번 기회에 바꾸어 놓는다면 우리나라 음반업계에서 하나의 큰 혁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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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작곡가 중에는 무저건 카세트로 음반을 내는 사람이 있어서 당연히 USB도 가능하다 생각합니다.

우와. 아직도 카세트로 음반을 내는 사람도 있군요! 진짜 신기하네요.

저는 usb에 노래가 들어 있는 줄 알았는데
링크라니..그럼 들고다녀도 남의 컴퓨터에 꼽고 다운을 받아야 하는건데 그래서 논란이 있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넵. 저도 노래가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링크라고 해서 좀 놀랐어요. 뭔가 혁신적이기도 하네요.ㅎㅎ

참 재미있는 발상이네요 ㅋㅋㅋ

지드래곤 정도가 인지도가 높은 가수라서 시도해볼 수 있는 발상이죠.ㅎㅎ

요즘 논란이 되고있는...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되어야한다? 비슷한 논쟁같네요^^ 먼가 시대가 변하려고 하는것 같습니다~

오. 영화계에서도 그런 논쟁이 있나요? 하긴 요즘은 유튜브 전용 영화 이런것도 괜찮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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