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음악] 김윤아 4집 "타인의 고통" 앨범 리뷰

in #kr7 years ago

자우림의 오랜 팬이면서 김윤아의 팬으로서 이번 앨범은 팬심으로 아무 생각없이 구매했다.
팝음악이나, 일본음악을 주로 듣다가 자우림이나 김윤아의 앨범이 나올때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는 앨범 발매가 생각보다 갑작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점,
발매일에 전국적으로 물량이 공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음반 발매일은 무늬만 발매일인듯.
서울도 그렇고, 지방은 특히 발매일에 제대로 물량이 풀리지는 않는 것 같다.
다음날은 되어야 구매할 수 있는 듯.
그래서 못참고 미국 아이튠즈로 구매했다.
요즘은 가요도 미국 아이튠즈 뮤직스토어에서 발매되는 편이라 좋은 듯.

하여튼 이번 앨범에 대한 기대는 별로 안하고 있었는데,
점점 팬심이 줄어드는지, 미리 선공개된 '키리에', '안녕'은 굳이 찾아듣지 않았다.
그냥 앨범이 나오면 천천히 들어야지 하는 마음가짐이 되었다.

앨범을 듣기 전에 커뮤니티를 통해서 이번 앨범 홍보곡인 '꿈'이라는 음악을 들었는데,
좀 심심한듯한 느낌이 들어서 별로 큰 인상은 없었다.
가사는 마음에 들었는데, 꿈이라는게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지극히 평범한 말을 비판하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들었다.
그녀의 솔로곡 가사는 자우림 곡의 가사와는 달리 굉장히 진중하고 고차원적이다.

앨범을 구매한 뒤 쭉 들어보았을때 처음 느낌은 '전작들보다는 별로네.'였다.
그녀의 보컬은 나날이 정교해지고 세밀해지지만, 뭔가 예전의 상대적으로 투박한 보컬에 비해서 인위적으로 들리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한번 듣고 계속 듣지 않다가, 습관적으로 플레이 버튼을 눌렀는데,
좀 더 집중해서 들으니까 들으면 들을수록 명반이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이전의 솔로앨범들도 마찬가지지만 이번 앨범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둡다.
특히 전반부가 굉장히 우울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살짝씩 밝아진다.
그녀가 인터뷰에서 이번 앨범의 가장 어두운 트랙이 '키리에'이고, 가장 밝은 트랙이 '안녕'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맞는 말인것 같다.

타이틀이 없는 1번트랙이 지나가고 나오는 '강'이라는 곡은 런닝타임이 무척이나 길지만,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서정적인 트랙이다.
'유리'의 후렴구는 계속 생각이 날정도로 중독적이고,
'키리에'는 그녀의 솔로곡들의 우울함을 극대화 시켜놓은 곡이라서 마음에 든다.

'독'의 인트로 부분의 사운드는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스타일인데다가, 이 곡은 그녀의 솔로 1집의 느낌이 나서 마음에 들어한다.
'은지'는 가사가 굉장히 인상적이기도 하고, 이 곡의 그녀의 보컬은 굉장히 다듬어져있다.
김윤아가 “은지는 밝고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제가 굉장히 부러워했던 사람 중 하나다" 말한 바 있는데,
뭔가 가사의 내용은 그런 느낌이 아니어서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꿈'은 앞서서 얘기 했듯이 가사가 마음에 든다. 기존의 흔한 격언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
‘꿈’은 타인의 일상과 고통에 대한 김윤아의 위로가 담긴 노래라는 기사 내용을 본적이 있는데,
사실 마냥 잘될거라고 하는 것보다 이 노래의 가사처럼 현실적으로 접근해 주는게 좀 더 위로가 되긴 한다.​
'타인의 고통'는 앨범 흐름에 있어서 전 트랙과 다음 트랙에 비해서 다시 한번 어두움에 빠지게 만드는데,
앨범 타이틀 곡으로서 그녀가 이번 앨범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녕'은 무난무난한 느낌. 아무래도 그녀의 솔로곡들은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마음에 드는 것 같다.
'다 지나간다'는 허무한 느낌을 주면서도 앨범을 마무리 짓기에 딱 적당한 트랙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허무한 느낌을 주는 곡들을 마음에 들어하는 편이다.

이번 4집은 1집보다는 성숙해졌고, 2집보다는 화려함이 줄어들었고, 3집보다는 앨범 통일성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앨범이 그녀의 솔로 디스코그래피에서 가장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평작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 아직도 현역가수 느낌으로 활동해 주는 그녀가 대단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한편 이 앨범의 묘한 앨범 자켓은 앨범 수록곡들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해주는 것 같다.
이 앨범을 들으면서 자켓을 굉장히 잘 찍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편,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느꼈던 생각과 그녀가 인터뷰를 통해서 설명해 주는 앨범의 의도가 살짝 어긋나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런 점이 또 앨범을 다른 각도로 보게 만드는 매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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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아 팬은 무조건 보팅!
저는 딱 하나만 못고르겠어요. 뭐가 좋다 이런 거.
다 좋긴한데 굳이 꼽자면 은지, 강, 꿈...

김윤아 팬이셨어요? 이번 앨범 정말 수작인것 같아요.

네~ 전 이번 김윤아 4집앨범 ebs공감 방청도 다녀왔어요.
직접 들으니 소름이 돋아서 가만히 있지 못했어요.

이번 8월에 자우림 20주년 콘서트 하시는거 아세요?^^ 갈까 고민중이네요.

오늘 또 다른 팬 한분이 콘서트 소식 알려주셔서 알게 됐어요 ^^
저도 갈까 고민중이에요. 당장 다음주에 티켓팅이라네요

강, 유리, 키리에, 은지, 꿈... 좋은 노래가 정말 많아요!

맞아요. 이번 앨범은 정말 버릴 곡이 없어요.

고급진 리스너의 느낌이 물씬~ 잘 봤습니다.

과분한 칭찬이세요. 감사합니다.

저도 자우림 팬입니다. 자우림 노래들의 가사를 정말 좋아해요. 미안해 널 미워해 같은 가사는 자우림 아니면 듣기 힘들듯.

맞아요. 자우림 팬들 보니까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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