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평상심(平常心)에 이르는 길, 茶
부지당(不知堂)의 차(茶)이야기 5.
전통찻집 사장님의 부탁을 생각해 보겠다며 돌려보냈던 것은 내 주가를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알려줄 만한 내용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지요.
그가 가고난 후, 먼저 茶에 관해서 스님에게서 배웠던 것이 무었이었는지 부터 따져보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는 차를 마실 때부터 그럴듯한 형식(形式)이나 폼을 잡았던 모습을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저 일상생활 중에 차를 즐겨 마시고 있었을 뿐이었죠. 그런 차(茶)생활 때문에 행자(行者)였던 나만 쌔가 빠지게 일하게 되었고, 그것 말고는 다도랍시고 배운 내용이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난 다음날 일찍 산을 내려가 읍내 도서관을 찿아가, 차에 관한 책들을 모두 찾아 읽어보았습니다. 공부를 좀 해볼 요량이었는데, 실망스럽게도 모두가 별 재미가 없었고, 게다가 12시간씩이나 썰을 풀어낼 내용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솔사에서 함께 공부했던 ‘여연’이나 ‘선혜’같은 도반(道伴)들이 다도 강사로 유명해 졌다는데, 도데체 무슨 내용으로 설을 풀고 있었는지 굼금해졌습니다.
할수없이 강의를 포기하기로 결심하고 일어나 마당에 세워놓은 지게를 어깨에 걸었습니다. 땔 나무나 주워 와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나무를 줏어 한 짐 가득이 지게에 올려 놓은 다음 땀을 닦으며 잠시 앉았습니다.
그러자 날 멍 때리게 만든 스님의 말씀들이 다시 떠올려 졌습니다.
'난 10년만에 차 맛을 알게 되었다.'
'차(茶)속에는 달고, 쓰고, 떫고, 시고, 짠맛, 즉 오미(五味)의 맛이 있고, 이는 인생(人生)의 맛과 같았다.'
당시 70년대 한국사회는 정말 가난이 넘쳐났습니다. 수해(水害)가 났을 때는 심지어 북한까지 구호미를 보내왔을 정도였으니까요. 대다수의 농민들이 살길이 막막하여 고향을 떠나 도시로 흘러들어 공장노동자가 되었거나
빈민으로 전락되고 있었습니다.
그런 시절에 한가롭게 절에서 차나 마시며 신선놀을을 한다고 생각했으니 스님의 말씀에 배알이 꼴렸던 것이지요. 그런데 20년이 지난 1993년의 모릿제에서 그에게 배운 차 생활을 알려주면 돈을 주겠다는 놈이 생겼으니 세상은 정말 코미디였습니다.
산 아래는 황금벌판이 보이고, 근처 마을에는 가을걷이를 하는 농부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때 불현듯 영감이 노상 강조했던 ‘평상심(平常心)이 떠올려졌습니다.
“도(道)란 멀리 있지 않다. 평범한 일상에서 찾아라.”
순간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랬습니다. 영감은 그 평상심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차 생활을 했던 것입니다. 그가 이야기했던 ‘10년의 차 맛’도 결국 그 깨달음을 얻는데 걸렸던 시간이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난 크게 웃었습니다. 그 차맛을 알기 위해 나는 20년의 세월이나 걸렸으니까요.
'나의 차맛을 이야기해 주면 되겠군.'
나무가 가득 담긴 지게를 어깨에 걸었지만, 돌아가는길에는 발걸음도 아주 가벼워졌습니다.
안녕하세요^♥^ 모리거사님..
이 넓은 세상에 이렇게 또 만나지네요..
잘 지내시는것 같아 절로 웃음이 번지네요..
에너지 넘치셔서 블로그 열자마자 기운 파박~
차맛 좋을것 같아요^^
또 만나요~
그래요. 반가워요. 스팀에서나마 자주 봅시다ㅡ. ^^
그림보듯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다음 내용이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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