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Story] episode29. SM, 하룻밤 유흥비는 50만원~100만원

in #kr5 years ago

웹 소설 SM Story episode29. 시작합니다.


episode29. SM, 하룻밤 유흥비는 50만원~100만원

나는 SM이다.
유흥을 즐긴다.

기분에 따라 행동한다.

돈? 그런 건 안중에도 없다.
그저 달라는 대로 주면 그만이다.

돈은 언제든 다시 생기지만 절정을 맞는 유흥의 기분은 그 순간이 지나면 영원히 사라져 버린다.
순간의 기분이 중요할 뿐, 돈 따위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episode29. SM, 하룻밤 유흥비는 50~100만원

나의 하룻밤 유흥비는 보통 5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이다.
몇 일 전 회사 후배들과 기분 좋게 술 한잔 한 그날 밤에는 3차에만 70만원을 유흥비로 날렸다.

소주 마시고 맥주 마시고 춤 추고 노래까지 하며 흥청망청 즐겼는데 70만원밖에 나오지 않았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데 그깟 70만원은 결코 비싼 금액이 아니다.
그리고 그 날 밤의 그 기쁨, 환희, 만족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가치 그 이상의 것이기 때문에 나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지갑을 열어 제쳤다.

나는 가난하다.
하지만 가난하다는 것은 물질적인 부분이 조금 부족하다는 단순한 사실에 불과하다.

나는 가난하지만 그나마 나에게 남아있는 재력의 한도를 초과하여 돈을 펑펑 쓰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베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물질적인 부분이 부족한 것은 은행 대출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정신의 공허함은 금전 기타 대체물로 충당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본격적으로 몇 일 전 있었던 술자리 이야기를 풀어 놓겠다.

그 날, 정확히 2016년 8월 22일 월요일, 퇴근시간이 임박해지자 나는 조금씩 불안해졌다.
아무도 나에게 술을 먹자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오늘은 유흥을 즐기지 못하고 그냥 귀가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어쩔 수 없이 퇴근을 해서 전철역에 들어간 순간, 평소 친하게 지내던 Y로부터 카톡이 도착했다.

Y : 퇴근 하셨나요?
SM : 아녀유! 사무실에 있슈…
Y: 간단히 저녁이나 할까요?
SM : 저야 좋쥬!

나는 아직 퇴근을 안 했다고 거짓말을 능숙하게 한 후, 역 구내에 들어오고 있는 전철을 외면한 채 바로 회사 로비로 뛰어갔다.

Y는 이미 회사로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Y에게 반갑게 다가가는 순간 회사후배 K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평소 K를 볼 때마다 입버릇처럼 한 잔 하자고 해 왔던 나는 K에게 같이 한잔 하러 가자고 했다.
주저하던 K는 나의 적극적인 요청에 못 이겨 우리를 따라 왔고, 우리는 그렇게 함께 술자리로 향했다.

우리는 회사 근처 서X벌에서 고급스럽게 고기를 구워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기 시작했고, 나는 평소보다 더 빠르게 취해갔다.
오랜만에 기분 좋게 만취가 된 나는 언제나 그렇듯이 분위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미 상당한 양의 술을 들이부었음에도 불구하고 2차를 외쳐댔다.
그리고 나의 말을 거역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근처 비X킹으로 자리를 옮겨 생맥주에 소주를 곁들여 마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밤이 무르익는 사이 갑자기 순수청년이라 불리는 L이 생각났다.
L은 회사 후배 K와 입사동기이다.
내가 K에게 L에대한 이야기를 하자 K는 L에게 전화를 했고, 그렇게 해서 마침 야근을 하고 있던 L까지 술자리에 합류했다.

나는 늦게 술자리에 합류한 순수청년 L에게 폭탄주(암바사주)를 반강제로 먹였고, L은 원샷을 하다시피 소주 한 병을 금방 비웠다.
이런 늠름한 L의 모습에 감동한 나는 “내가 살 테니 모두 나를 따르라!”고 외치며 3차를 외쳤고, 이번에도 나의 말을 거역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3차를 가게 되었다.
3차 장소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차마 이곳에서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

3차 술자리에서도 나는 끝없이 술을 마셨고, 중간 중간 기억이 나지 않는 뇌의 신비로움을 경험하기도 했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다.

그렇게 3차를 마치고 새벽 하늘을 보며 우리는 기분 좋게 귀가했다.
3차 비용만 70만원!
내가 산다고 했으니 당연히 모두 나의 부담이다.
내가 산다고 하지 않았어요 내가 부담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 날 밤 그 즐거움은 고작 70만원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다음날 성품 좋은 Y가 3차 비용을 일부 부담하겠다고 나에게 제안을 했다.
나는 그런 Y에게 화를 냈다.
내가 낸다고 했는데 그 중 일부를 다른 사람이 부담한다면 그건 나의 순수한 의도를 퇴색시키는 행동이므로 절대로 다른 사람들의 부담을 허락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고맙게도 Y는 나의 의도를 이해해 주었고 그 뒤로 다시는 금전적인 부담 이야기를 입 밖에 꺼내도 않았다.
지금 이 글을 통해 나를 이해해 준 Y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나는 SM이다.
내가 원하는 삶은 유흥이 있는 삶이다.
그리고 베푸는 삶이다.

나의 조그마한 지출로 인해 행복해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나는 더 큰 행복을 느낀다.

물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나는 가난한 사람일 수 있으나, 베풀 줄 아는 나는 진정 풍요로운 사람이다.

나는 진정 행복한 S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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