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Story] episode28. SM, 그녀와 화장실에서 생긴 일

in #kr5 years ago

웹 소설 SM Story episode28. 시작합니다.


episode28. SM, 그녀와 화장실에서 생긴 일
나는 SM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 보다 유난히 깔끔한 것을 좋아한다.
물론 내 생각이다.

하루에 3번 샤워를 한다.
아침 출근 전, 출근 후 점심을 먹고 난 후 회사 헬스클럽에서, 그리고 퇴근 후 저녁에 꼭 샤워를 한다.

또한 화장실에는 반드시 비데가 있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비데가 없는 화장실에 갈 때는 언제나 물티슈를 가져간다.
휴지 대신 물티슈를 이용하면 변기가 막힐 수도 있지만 그건 내가 알 바 아니다.

화장실 생각을 하니 3년전 그녀와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episode28. SM, 그녀와 화장실에서 생긴 일

나는 화장실을 자주 간다.
그리고 한번 화장실에 가면 30분은 기본이다.

술을 자주 마시고 장이 좋지 않기 때문에 평일에는 사무실에 있는 시간 보다 화장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다.
오래 앉아 있어도 시원하지 않고 항상 속이 더부룩 하면서 뭔가 찜찜한 기분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물티슈를 애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물티슈가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녀와 화장실에서 사건이 발생한 그 날은 3년전 초가을에 내가 그녀와 함께 맥주를 마시러 간 날이다.
그녀의 이름은 JH이다.
JH는 진희, 주희, 준하, 정하, 정희, 주현, 정현 등 무지하게 많으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JH가 굳이 누구인가 밝히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반드시 누구인지 알아야겠다면 JH는 내가 의정부에 파견근무를 할 때 의정부 사무실에 같이 근무하던 여직원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기 바란다.
의정부 사무실에서는 평소에 사무실 직원들이 모두 외근을 나가면 자연스럽게 그녀와 나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는 빠른 속도로 친해졌다.

애교가 많고 식탐이 많은 그녀는 항상 나에게 뭘 먹으러 가자고 졸랐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싫지 않았던 나는 그녀와 점심도 함께 먹고 퇴근 후에는 자주 단 둘이 술자리를 갖곤 했다.

문제의 그 날도 우리는 단 둘이 퇴근 후 의정부역 인근에 있는 봉X비어 의정부중앙로점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맥주와 감자튀김 등 안주를 앞에 두고 서로 나란히 앉아 러브샷도 하고 안주도 서로 먹여주며 우리는 그렇게 연인 흉내를 내며 술을 마셨다.

먹성 좋은 그녀는 정말이지 엄청나게 먹어댔다.
감자튀김을 한번에 4~5개씩 집어먹는 것은 기본이고 500cc 맥주도 가볍게 원샷으로 해치우며 나에게도 그녀와 같은 스피드로 술을 마시도록 강요를 했다.

술을 좋아하는 나는 당연히 그녀의 강요를 받아들였고, 우리가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사이 의정부의 밤은 깊어만 갔다.

어느 순간 술이 만취가 된 나는 급하게 뱃속에서 신호가 오는 것을 느꼈다.
속이 부글거리면서 금방이라도 확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급한 마음에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 들고 엉덩이에 꽉 힘을 주고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은 문을 나가 계단으로 올라가면 2층에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지저분한 남녀 공용 화장실이 눈 앞에 펼쳐졌다.

입구에 수도가 있고 안쪽에 좌변기와 소변기 각 하나씩 있는 지저분한 화장실이다.
지저분했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좌변기에 달려가 보니 내용물이 꽉 차 있었다.
아마도 막혔나 보다.
변기 뚜껑 보다 더 높게 내용물이 가득 차 있어서 도저히 앉을 수가 없었다.

최악이다.
다른 대안을 찾아야만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에게 주어진 선택은 2가지가 있었다.

그냥 바닥에 일을 보는 방법, 그리고 바닥에 있는 걸레 빠는 양동이에 일을 보는 방법이다.
지금 요동치는 나의 뱃속 상태를 보아하니 배출될 내용물 중 액체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 같다.
그렇다면 그냥 바닥에 일을 볼 경우, 온 사방은 물론이고 내 바지, 구두 등 모든 것이 오염될 것이다.

그렇다면 선택은 양동이다.
나는 주저 없이 바지를 내리고 물티슈를 손에 쉰 채 양동이에 걸터 앉았다.
“우르릉 쾅쾅, 푸드득, 푸드득, 천둥이 치고 새가 날아 오르는 듯한 요란한 소리가 지나간 후 내 뱃속은 평화를 찾았다.

물티슈로 꼼꼼하게 뒷정리를 하고 일어나 바지를 입었다.
그 순간, 문 밖에서 누가 나를 부른다.
그녀다.
지금 문 앞에 서 있다.
나에게 괜찮냐고 묻는다.
내각 적정이 됐는지 화장실 안으로 금방이라도 들어올 기세다.

지금 그녀가 화장실에 들어오면 안된다.
양동이의 내용물을 처리해야 했다.

순간 화장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들어왔다.
내 머릿속이 하얘진다.
그냥 양동이에 주저 앉았다.
앉아서 내용물을 감추는 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화장실에 들어와 나에게 괜찮냐고 묻길래 피곤해서 잠시 앉아 있는 것이라고 들러댔다.
금방 나가겠노라고 말했다.
그녀가 나를 부축해서 일으키려고 한다.
괜찮다고 완강히 거부하며 그녀에게 나가있으라고 했다.

그 순간 야속하게도 오바이트가 나왔다.
왝, 왝! 거리며 힘을 주다 보니 괄약근 조절에 실패했다.
아! 미치겠다.
내 인생은 여기서 끝이다.

앞, 뒤로 실수를 하고 망연자실 하고 있는데, 바닥에 남아있는 물기 때문인지 나는 그만 미끄러져서 앉은 채로 양동이와 함께 옆으로 넘어졌다.

양동이에 있던 내용물이 바지를 적신다.
겉과 속이 동일한 내용물로 푹 젖는 쉽지 않은 경험이다.
게다가 내 머리는 이미 내 입에서 나온 내용물에 푹 젖어 있다.

그녀가 코와 입을 막고 소리를 지르며 뛰쳐 나갔다.
더러워서 자리를 피한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더럽다.
그녀가 자리를 피한 것이 차라리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그 뒤로 나를 아는 체 하지 않았다.

그 뒤로 나는 의정부 화장품 누님과 만나게 된다.
그녀와의 화장실에서 있었던 비밀을 간직한 채… …

나는 SM이다.
나는 비밀이 많은 신비로운 남자 S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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