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테돌이였어

아침부터 딸래미 휴대폰이 충전이 안된다 징징거려서 출근길에 서비스센터에 들렀다.

중학생인 큰애와 초딩4 둘째 모두 어렸을때부터 휴대기기와 게임에 많이 익숙하다.
아무래도 게임개발자인 아빠의 영향이 크겠지.

그냥 엄마와 알아서 해! 라고 하고 그냥 신경 안쓸 수도 있지만, 아빠가 좀 해달라는 똥그란 눈에 아무 생각 없이 들고 나왔다.

다들 TV를 보기보단 유투브를 통해 정보를 얻고 전화를 하기 보단 카톡과 페북 댓글로 의사소통을 하는 요즘 아이들. 하루종일 폰을 손에서 놓을 일이 없는 것이 걱정이 되긴 하지만, 옛날 나를 생각하면 매체만 바뀌었을 뿐. 정신없이 어딘가에 빠져 있는 건 나와 같다.

나도 어렸을 때 가족과 식사를 하면서 TV에 정신없이 빠져 있다가 땅땅땅-! 밥그릇 두드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면 아버지가 인상을 쓰고 계셨지.

그래도 우리 아버지는 밤새 PC통신 하고 게임하고 전화비가 30만원이 나와서 엄마가 아버지에게 일러도 냅두라고. 쟤네 세대는 컴퓨터로 먹고 사는 세대가 될거라고 하셔서 안혼났던 기억이 있다.
보통 그 정도면 전화선을 끊거나 컴퓨터가 박살 나기도 한다던데...

아버지의 무관심과 지지(?)로 컴퓨터를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었던 덕에 지금 게임개발자로 게임사업가로 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 (동생도 게임계에...)

아무튼.. 부모의 불안감으로 아이들의 폰을 강제로 제한하고 싶지는 않다. 나도 아버지에게 티비만 끼고 산다고 해서 테돌이라고 불리웠던 아이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