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을 위한 진동 소파 개조기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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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쓰지도 않으면서 언젠간 긴요하게 쓰이리라 믿고 두는 물건이 하나쯤 있잖아요. 저에게는 Intensor FX라는 제품이 있는데 아마 플레이스테이션1이 인기가 있을 당시 출시된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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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대량으로 재고가 발생했었는지 2000년대 초반에 구입했었는데 그때도 가격이 터무니없이 쌌었죠.

이렇게 방석과 조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디오 AUX를 넣어주면 저음부만 필터링해서는 진동으로 바꿔줍니다. 이걸 쓰고 FPS 게임이라도 하면 수류탄 파열음에 가슴이 울리는 경험을 할 수 있어 퍽 맘에 들어 했습니다.

그런데 무선이라는 개념이 모호하던 시절이라 이걸 사용해 보려면 상당히 복잡한 연결선과 씨름을 해야 했고 사철이 추운 지방에서 생산했는지 조끼는 더워서 즐거워야 할 게임이 갑갑하게 다가오는 부작용이 있었죠.

그래서 사용하지 않고 항상 구석에 먼지와 함께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즐거 읽던 Make Magazine에서 Bass Shaker라는 장비를 보았습니다. 재미있겠다고 생각하고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찾다가 이 Intensor에 생각이 미쳤던 거죠.

조끼를 분해하면 복잡한 전선과 진동 장치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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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터는 구형 유선 전화에 그것입니다. 보이지도 않는 부분에 왜 이런 커넥터를 사용했나 신기해하면서 진동기를 열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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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에 추가 떡!!!! 사실 지금의 스마트폰 진동기도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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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석은 2개의 스피커와 대형 진동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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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독특하게 생긴 PCB 기판이 있는데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넓고 띄엄띄엄 설계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내구성이 형편없는 슬라이드 볼륨까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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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방석이라서 상당히 튼튼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참 이상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때도 참 이상한 디자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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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구할 길도 없는 물건 분석은 그만두고 필요한 부품의 크기를 측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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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기를 담을 케이스를 3D 프린터로 출력합니다. 이런 큰 물건은 서포터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새로운 형태의 서포터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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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동심원을 계속 그리면 작업도 어렵지 않고 나중에 분리하기도 편합니다. 필라멘트 낭비는 심했지만 이 원형 구조를 이용하면 어떤 형상을 만들어도 서포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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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기를 넣고 전선이 안으로 연결되도록 합니다. 당겨도 빠지지 않게 매듭을 묶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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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부품만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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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에서 구입한 마분지 서류철 2개를 마주 보게 고정해서 흉한 PCB를 넣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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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진동기를 움직이려면 동력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보기 드문 커다란 DC 공급장치는 열어보면 코일 트랜스로 전압을 낮춥니다. 이런 트랜스는 고전압을 사용하는 전자레인지 말고는 이제 거의 찾아보기 힘든 물건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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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 끈으로 꾸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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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출력부를 나눠서 연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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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빔 프로젝터 옆에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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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 조절을 위한 슬라이드 가변저항은 끈으로 묶어서 조절할 수 있게 했습니다. 다음에는 아예 때어서 상자에 붙여야 할까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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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으로 이렇게 소파 밑에 끼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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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폭발음에 반응하는 Bass Shaker가 됩니다. 아이들을 불러 모아 어벤저스의 공항 괴멸 장면을 시연했습니다.

뭔가 터질 때마다 소파가 부들부들 긴장합니다.

아이들은 간지럽다고.
아내는 꼭 이렇게까지 해야 했냐고.
나는 왜 이 기계, 남자 배우의 저음 목소리에도 반응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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