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이란 참 무섭다

in #kr10 years ago

한동안은
현실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릴적부터 아주 평범하지는 않은,
문제가 존재하는 것이 나에겐 일상이었고

어느순간부터
나는 문제가 있는 불안한 심정에
적응이 되었던 것 같다.

항상 행복을 갈망했고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나는 어느순간 평범한 행복을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계속 예전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고 그리하여 나는 항상
나의 현실에는 무슨 문제가 있고
어떤 것을 개선해야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이런 것을 개선하면,
좋은 직업을 가지면,
학벌이 더 좋아지면,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면,

이런 것들이 나의 환경을 바꿔줄 것이고
나의 환경이 바뀌면
나는 지금 이 불안한 감정이 사라지고
마침내 내가 원하는 평안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을거라 여겼다.

믿어 의심치 않았다.

여러 해 동안
나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나의 불안함을 없애기 위해
순간을 즐기지 못하고 미래를 위한
원하지도 않는 공부를 계속 해나갔다.

시간이 흐른 후,
나는 발견했다.
마침내 나는,
내가 꿈꿨던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으며,
내가 원하는 만큼의 학벌을 가졌으며,
이런 일을 하면 어떨까 원했던 일들을
하나둘씩 해볼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그런 후 나는 발견했다.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을.
나는 여전히 익숙했던 불행이란 감정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을.

그것의 모든 원인은
내가 익숙했던 것으로 돌아가기 위함
이었다.

나도 모르게,
나는 내가 익숙했던 불행한 느낌,
불안한 감정, 두려움, 경계심
이런 내가 결코 원치 않았던,
버리고 싶었던 것들을 찾아 나도 모르게
그것이 찾아올 수 있는 방향으로
내 자신의 감정을 이끌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내가 원하던 대로
이미 내 몸의 일부가 되버린 것 같은
내 불행한 느낌을 찾아
만나는 사람마다 그 사람의 단점을 찾아냈고
서운해했고, 미워했고, 슬퍼했다.

나 자신의 장점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행복해지는 것을
어색해했던 것이다.
그것은 내가 오랜 시간 적응되었던 슬프지만 익숙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새로운 감정은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으나
나는 이 감정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몰랐고, 또 다시 그 기쁨에서 불행을 느낄만한 어떤 단점을 찾기 시작한다.

아무리 큰 기쁨도 단점은 있기에
나는 항상 불행하기에 성공했다.

내가 순간을 즐기지 못하고
항상 내가 이토록 불안한 것은
마음이 허하고 행복을 못 느끼는 이유는
나의 환경에 문제가 있어서 인줄만 알았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게,
아니었다.

나는 이미 내 분신처럼 되버린
나의 익숙한 감정을 찾아
세상을
내 맘대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여러 책들을 읽고,

좋은 두가지 방법을 찾았다.

하나는,

감사.

또 하나는,

집중.

감사할 만한 것을 찾는다.
사소한 거라도.
불행했던 과거에 비해
현재는 얼마나 행복한건지.
자꾸 나를 일깨운다.

집중을 한다.
걷는 순간
내 발바닥의 느낌,
설거지를 하는 순간
물줄기가 손에 닿는 느낌,
음식을 먹는 순간,
혀에 닿는 느낌,
씹는 느낌.

사소해 보이는 거라도
집중한다.
그러면 집중이 된다.
하루가 더 길어진다.
나는 쓸데없는 불행을 유발하는 생각에서
그 순간만큼은 벗어난다.

지금 우리가 이 감정을 느끼는 것,
과연,
우리의 환경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가 적응이 되버린
어떤 익숙한 감정 때문일까.

글쓰기도
나를 집중하게 만든다.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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