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와 연애한다는 것은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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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저는
가족들에게 결혼 안 할 거라고 땡깡부리며, 운명을 믿고 로맨스 소설을 애정 하는 감수성이 있다 못 해 넘치는 여자였습니다.
(지금도 로판 소설을 참으로 좋아합니다. 저는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치열하게 살던 어느 날, 전혀 운명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미래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 사내커플로!
연애시절 받은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이런 글을 꼭 써보고 싶었습니다.

'감정의 승화=> 못마땅한 충동을 건강하고 건설적인 것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일한 전략'이라고 하니까...^^

시작은 이 유머가 딱인 것 같습니다.


어느 개발자가 퇴근길에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개발자 : 여보 나 지금 퇴근. 집에 가는 길에 마트 들를 건데 뭐 사다 줄까?
아 내 : 우유 두 개 사 와.
개발자 : 그리고?
아 내 : 만약 마트에 달걀이 있으면 여섯 개 사다 줘.

귀가한 개발자, 아내에게 우유 여섯 개를 건넨다.

아 내 : 왜 이렇게 우유를 많이 샀어?
개발자 : 마트에 달걀이 있길래..


제가 개발자와 연애를 시작하니 이미 개발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친구가 위의 유머를 보내주었고, 저와 다른 친구는 당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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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우유를 여섯 개 사는거지? 이게 유머인지도 모르겠고요...!?
저 사고 구조가 이해가 안 되서 짜증이 났던 기억이 납니다.
전 추리소설을 보면 결말부터 보는 스타일임에 불구하고...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해답지 없이 던져지고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받은 느낌!

정말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나서야 그는 왜 우유를 여섯 개 산 건지 정답풀이에 성공했고, 세상에 이런 사고의 구조방식이 있을 수 있구나 놀란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제가 이 유머를 처음 들었던 5년 이후, 이것만큼 타인에게 남편과 제 관계를 설명하기 좋은 시작 글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데스티니... 전 정말 저 유머가 싫습니다. 제 고생의 서막을 상징하니까요...

제가 저 유머를 보며 느낀 당혹스러움은 앞으로의 연애에서 불어닥칠 파란만장한 맘고생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개발자를 만나고 전 변했습니다. 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애 초반 저희는 참으로 대화가 안 되었고, 외국인과 대화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항상 서로 다르게 받아들였고,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 당시 받은 스트레스는... 돌이켜보면 정말 연애를 때려치지 않는 저 자신이 신기할 정도.

나이 3n 년에 연애 문제로 친구에게 고민 상담을 했습니다.
1n에도 안 했을 '그와 대화가 통하지 않아...'라는 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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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저에게 친구는 Url 하나를 던져주었습니다.

https://blog.rocketpunch.com/2014/01/14/developer-love3-1/

개발자의 친구들은 연애를 하지 3호 1 - 로켓펀치 블로그
이 인터뷰는 개발자의 친구들은 연애를 하지 3호 0에서 이어집니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 남편이라 생겼던 황당한 에피소드 하나 이야기해주세요.
여자 3호: 결혼하고 맞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였어요. 여느 신혼부부처럼 저희도 사람 많고 정신없는 바깥보다는 신혼집에서 둘이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죠. 음식을 준비하고 양초 켜고 와인잔을 세팅하고 여기까지는 평범했어요. 근데 와인을 마시면서 보려고...
blog.rocketpunch.com

전 아마 이 글을 평생 잊지 못 할 겁니다.
제 연애는 이 글을 읽기 전과 후로 나뉘거든요.

특히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신림동 캐리가 알려주는 개발자 남자친구에게는 이렇게 말하세요.

니가 그렇게 잘났니? 잘생긴 것도 아니면서! (X)
너 못생겼어. (O)

네가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X)
한 번만 더 이러면 나는 너를 죽일 것이다. (O)


처음 이 글을 본 제 반응은 '사람에게 이렇게 험악한 말을 해도 돼...?'였습니다.
이때까지의 저는 은유법을 사랑하는 여성,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직설적인 말은 곤란하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제 남친은 은유법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 했습니다.

이 연애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변해야만 했습니다.

(쓸 애기가 많습니다. 2편도 조만간 적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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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과 결혼했으니 공대생의 매력을 알리는 글이 되지 않을까요?ㅎㅎ. 아마도요...

같이 공감해줘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ㅎㅎ

ㅋㅋㅋㅋ개발자 남친이 있는 사람으로서 공감합니다.ㅋㅋㅋㅋㅋㅋ직설적으로 얘기하는게 최고입니다. 서로 기분이 안 상해요ㅋㅋㅋㅋㅋ

돌려 말하면 절대 대화가 되지 않아요...^^;

ㅎㅎ글이 재밌네요
팔로우및보팅하고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팔로우 할게요 :)

웃고갑니다...ㅋ
컴공과 출신 남친과 연애하는데 공감가네요 ^^
제가 제대로 이야기를 안해줬다고 맨날 싸웁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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