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수) “제주 4.3 평화기념관의 하얀 비석, 백비”

in #kr2 years ago


오늘 저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제주 4.3 평화기념관의 하얀 비석, 백비입니다.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4.3 평화기념관에 가면

‘역사의 동굴’ 이라는 전시관이 있는데요,

4.3 사건 당시 제주도 사람들이 피신했던 동굴을 재연한 곳입니다.

그런데 어두컴컴한 동굴의 마지막 지점에

하얀 대리석 비석이 하나 있습니다.

이 비석의 특이한 점은 비석에

아무런 글자도 새겨져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비석이 서있는 게 아니라, 누워있다는 점이죠.

비석 앞의 표지판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습니다.

“언젠가 이 비에 제주 4.3의 이름을 세우고 일으켜 세우리라”

 

이 백비에 아무 것도 쓰지 못하고,

아직 일으켜 세우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71년이 지나도록 아직 제주 4.3의 성격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대사의 큰 일 가운데 4.19는 혁명,

5.18은 민주화운동, 6.10은 항쟁.. 이렇게 규정이 되어있는데

4.3은 여전히 그냥 사건입니다.

정부는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진상보고서를 발간했지만,

당시에도 결국 4.3에 이름을 붙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냥 사건, 이라고 불렀죠.

그만큼 논쟁적인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겁니다.

어떤 이는 항쟁으로, 어떤 이는 폭동으로,

어떤 이는 봉기로 불러야 한다고 하지만

그에 대한 결론을 섣불리 내릴 만큼

우리는 4.3에 대해 아직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 55년 만에 제주 4.3에 대해 사과를 했던

고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과거사 정리 작업이 미래로 나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다.

과거사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걸림돌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말이죠.

그 첫 걸음은 제대로 된 이름을 불러주는,

정명 찾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겁니다.

지금까지 <심인보의 오늘의 시선>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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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정리 작업이 미래로 나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다.
과거사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걸림돌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제대로 정리해야 하는데 ...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 미래를 위한 첫발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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