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 [Zootopia]

in #kr6 years ago (edited)

*스포일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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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의 위대함을 사람들이 좀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디즈니. 이번 학기 수업 중에 디즈니가 보수적 가치관을 재생산한다고 까는 교수님이 계신데 주토피아는 보셨냐고 묻고 싶다. 그만큼 대작이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을 염두에 두고 만든 애니메이션이라고 확신한다. 메시지와 자잘한 유머 코드가 구석구석에 있는데 성인에게도 심오하다.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을 쓸 것인데, 그만큼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은 영화기 때문이다.

영화를 분석한 글이 워낙 많다. 그만큼 메시지가 엄청났다. 그 메시지는 "주토피아에서는 누구나 뭐든 될 수 있다"이다. 여우도 코끼리가 되고 싶을 수 있고, 토끼도 경찰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주토피아에 들어가 보니 별로 유토피아 같지 않다. 주디의 자취방은 허름하고 이웃들은 불친절하다. 일을 시작하는데 능력으로 평가받지 않고 차별당한다. 이런 역설적인 이름의 장소에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주디는 이런 선입견과 차별에 대항하여 싸운다. 그런데 처음으로 주디가 충격을 받은 장면이 있는데, 바로 '자연주의 클럽'이다. 옷을 벗고 있는 클럽 주인(?)인 낙타를 보고 주디는 기겁한다. "누군가는 벗고 사는 것이 이상하다지만 정말 이상한 게 뭔지 알아? 동물들이 옷을 입는다는 거야."라고 의인화 한 낙타가 이야기한다. 동물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다 벗고 있다. 벗고 있는 게 당연한 동물을 보며 관객은 불편하지 않지만 극 중 주디는 불편하다. 이건 정말 천재적인 발상이었다. 니체가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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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스스로가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영화를 통틀어 주디가 싸우는 것은 외부의 선입견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선입견이기도 하다. 결국 이걸 극복하는 것이 계속해서 나온다. 동물을 적절하게 의인화해서 현실에 있는 사람들의 직업과 매치시켰는데, 그 매치의 절정은 나무늘보 공무원이다. 주토피아에서는 누구나 뭐든 될 수 있다는 건 그 이름도 역설적인 나무늘보 '플래시'를 통해 드러난다. 근데 주디는 또 느리다고 불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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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하 .. ㅎ ..ㅏ ...

사건을 수사하다가 미스터빅의 영역에서 북극곰들에게 잡혀서 위기에 빠진다. 주디와 관객들은 여기서도 당연히 북극곰이 미스터빅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선입견은 또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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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의 선입견이 깨지고 있다

캐릭터 베스트 커플상 같은 걸 시상식 때 준다면 닉&주디가 받을 거다. 두 캐릭터의 케미는 폭발한다. 첫 만남, 갈등 그리고 화해까지의 과정이 완벽하다. 이 둘의 갈등은 극을 자연스럽게 절정으로 이끌어간다. 닉은 주디와 달리 선입견에 시달리다가 남들이 가진 선입견에 갇힌 캐릭터다. 그는 선입견에서 벗어나려 굳이 애쓰지 않고 포기하며 산다. 그랬던 그가 선입견을 깨려는 주디와 만나 마음을 연다. 그러나 주디도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닉의 열린 마음속에 상처를 낸다. 주디는 결국 본인이 선입견을 갖고 있었음을 인정하고 닉에게 사과한다.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음을 인정하는 것이 그것을 깨는 첫 단계라는 걸 말해주는 듯 하다. 이렇게 닉은 주디의 선입견을 깨준다. 그리고 결말에 최종 빌런을 밝히며 한번 더 선입견을 갖고 있던 관객들을 깨워주고 영화를 마무리한다.

스토리 외적으로도 좋은 점이 정말 많다. 일단 음악은 디즈니니까. 더 언급할 필요 없을 정도다. 샤키라의 "Try Everything"은 영화의 메시지와도 통한다. 그리고 영상도. 특히 동물들을 캐릭터로 사용해서 털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 그 털들이 하나하나 섬세하다. 색감도 좋고 주토피아의 분위기를 영상이 잘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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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은 "상상력의 대폭발"이다. 어떤 매체든지 만든 이의 의도가 담기기 마련이다. 글, 음악, 그림 뭐 어떤 것이든. 그런데 그 중 가장 영향력을 가진 매체는 영화라고 알려주는 것 같다. 먼저 메시지를 전달 받는 사람들로 하여금 캐릭터에 이입하게 하고, 공감하게 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캐릭터가 잘못을 저지르면서 깜짝 놀란다. 내가 그런 잘못을 저지르는 건 아닌지. 아직 안 본 사람이 있다면 한번은 보면 좋겠다. 디즈니가 아직도 보수적 가치관을 재생산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선입견"을 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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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 봤는데 정말 재밌게 본 영화예요 ㅎㅎ
샤키라의 노래도 테일러스위프트 노래도 넘 좋았어요-
진짜 상상력의 대폭발이라는 평이 공감됩니다 :)

디즈니는 노래를 기가막히게 잘 만드는 것 같아요 !

얘들 만화로만 생각했는데...함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선입견이 있는지 모르면 깰수가 없겠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사과는 할 수 없을테구요.

뉴비 지원 보팅이 늦었습니다..
주말 마무리 잘 하세요.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이제 성인들을 위한 거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 감사합니다 :)

주토피아 명작이죠 ㅋㅋㅋ 나무늘보 ㅋㅋㅋㅋ
@minyool 포스팅 보고 응원드리러 왓어요 ^^보팅드려요 ㅎㅎ

오오ㅋㅋ나무늘보는 정말 씬스틸러였어요ㅋㅋ감사합니다 :)

"뉴비가 뉴비에게 보팅해주기 6회차"
보팅하고 갑니다^^

저도 예전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라 햇는데...주토피아는 아직 못봤어요^^ 다음에 한번 꼬옥 보도록하께요^^

주토피아 정말 강추해요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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