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in #kr7 years ago

1.jpg

*스포일러 없습니다

[형]을 보고 별로 할 말이 없음에도 리뷰를 해야하는 가에 대해 고민했다. 여기서 별로 할 말이 없다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이다. 뭔가를 언급하기도 마땅치 않은 영화였다. 그래서 사실 쓸 말이 없는데 늘려서 써야하는데 이건 정말 귀찮은 일인 것 같다. 한장면 한장면 까고 싶은 마음이 상당히 많지만 스포를 하지 않기 위해 참는다. 그럼 억지 리뷰 시작해보겠다.

[형]의 첫번째 단점은 클리셰다. 클리셰를 사용하면 충분히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재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어릴 때의 사건으로 원수같은 사이가 된 형과 동생이 화해를 하는 과정이라는 뻔한 스토리를 정말 뻔하게 진행한다.

나쁜 심성의 주인공이 개과천선하는 뻔하디 뻔한 스토리는 더 지겹다. 심지어 형과 동생의 화해와 주인공의 개과천선의 개연성이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 지금까지 다른 영화의 나쁜 주인공들이 개과천선을 했으니까 [형]의 조정석이 개과천선 한 이유를 이야기할 필요를 못 느꼈나 보다.

2.jpg

클리셰와 신파가 아닌 장면을 찾기가 어렵다

두번째 단점은 신파다. 신파적인 요소가 짙은 클리셰가 대부분이어서 첫번째와 두번째 단점은 사실 시너지를 내는 하나의 큰 단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신파는 어떤 힘을 갖고 있다. 본인이 감성적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이렇게 재미없는데도 눈물이 찔끔 나긴 합디다. 하지만 곧 눈물은 그치고 허무함이 찾아온다. 형제애라는 인간이 가진 보편적 감정을 이용해서 눈물샘은 자극하지만 울림은 없었다.

세번째 단점은 연기다. 물론 연기는 탄탄한 스토리 안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내용이 부실한 연설문을 멋드러지게 읽어봤자 반발심만 생기는 것처럼. 그래서 배우들이 영화 핑계를 댈 수도 있겠다만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알고 작품을 선택하는 것도 배우의 능력 범주에 들어가기에 연기력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조정석의 연기 자체는 좋았지만 지나친 욕설이 어색하고 특히 외모비하 대사는 배우의 이미지마저 깎아버린다. 도경수는 딱히 못하진 않았지만 자꾸 상황이 받쳐주지 않는 명언 퍼레이드를 쏟아내느라 억지스러운데다가 임팩트도 없었다.

3.jpg

박신혜씨 미안해요

그리고 절정은 박신혜였다. 흐르는 스토리는 얕은 개울인데 큰 바위를 던져봤자 울림이 퍼져나가기는 커녕 돌만 튈 것이다. 여전히 발음과 발성이 뒷받침이 되지 않고 스토리는 엉망진창인데 멋드러지게 명대사인 척 하는 대사들을 마구 던진다. 정말 피하고 싶은 명대사 폭투였다.

여기까지 리뷰다.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이만큼 쓴 본인이 대견할 정도이다. 청룡영화제를 보며 올해 한국영화의 수준이 상당하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대표(사이즈 기준) 배급사라고 할 수 있는 CJ에서 이 정도 수준의 영화가 나온 것에 대한 실망도 담겨있다. 수고했다(이렇게 길게 글 쓴 나여).

추가) 오그라듦의 화룡점정은 엔딩크레딧의 OST가 찍어준다.

Sort:  

스포일러 없습니다에 대해 포스팅해주셨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저도, 그냥 킬링타임용 이었어요. ㅎㅎ
무료영화같은 ?... 그냥 그랬던 기억이나네요 ㅠ

맞아요, 저는 시간마저 좀 아까웠네요 ㅠㅠ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6회차 보팅남깁니다. 편안한 시간되세요:]

무료풀보팅이벤트 6등당첨. 좋은주말되세요

1일 1글 보팅지원하러 왔습니다 :D - (3/7)


06_보팅했곰~.gif
저 위에 계신 분은 봇을 돌리신 건지 댓글 형식이 굉장히 신기하네요 ;; 배우들이 연기를 못하는 배우들은 아닌데 이런 퀄리티로 영화를 뽑아내기 힘들었을텐데 참 ㅠㅠ

ㅋㅋ그러게요. 뭐라 대답해야할지 몰라서 대댓글 안 달았어요

영화는 정말 ㅠㅠ 할 말이 없어요(위에 저렇게 많이 쓰긴 했지만ㅋㅋ)

Coin Marketplace

STEEM 0.21
TRX 0.25
JST 0.038
BTC 97817.79
ETH 3421.47
USDT 1.00
SBD 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