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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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없습니다

[형]을 보고 별로 할 말이 없음에도 리뷰를 해야하는 가에 대해 고민했다. 여기서 별로 할 말이 없다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이다. 뭔가를 언급하기도 마땅치 않은 영화였다. 그래서 사실 쓸 말이 없는데 늘려서 써야하는데 이건 정말 귀찮은 일인 것 같다. 한장면 한장면 까고 싶은 마음이 상당히 많지만 스포를 하지 않기 위해 참는다. 그럼 억지 리뷰 시작해보겠다.

[형]의 첫번째 단점은 클리셰다. 클리셰를 사용하면 충분히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재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어릴 때의 사건으로 원수같은 사이가 된 형과 동생이 화해를 하는 과정이라는 뻔한 스토리를 정말 뻔하게 진행한다.

나쁜 심성의 주인공이 개과천선하는 뻔하디 뻔한 스토리는 더 지겹다. 심지어 형과 동생의 화해와 주인공의 개과천선의 개연성이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 지금까지 다른 영화의 나쁜 주인공들이 개과천선을 했으니까 [형]의 조정석이 개과천선 한 이유를 이야기할 필요를 못 느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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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와 신파가 아닌 장면을 찾기가 어렵다

두번째 단점은 신파다. 신파적인 요소가 짙은 클리셰가 대부분이어서 첫번째와 두번째 단점은 사실 시너지를 내는 하나의 큰 단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신파는 어떤 힘을 갖고 있다. 본인이 감성적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이렇게 재미없는데도 눈물이 찔끔 나긴 합디다. 하지만 곧 눈물은 그치고 허무함이 찾아온다. 형제애라는 인간이 가진 보편적 감정을 이용해서 눈물샘은 자극하지만 울림은 없었다.

세번째 단점은 연기다. 물론 연기는 탄탄한 스토리 안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내용이 부실한 연설문을 멋드러지게 읽어봤자 반발심만 생기는 것처럼. 그래서 배우들이 영화 핑계를 댈 수도 있겠다만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알고 작품을 선택하는 것도 배우의 능력 범주에 들어가기에 연기력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조정석의 연기 자체는 좋았지만 지나친 욕설이 어색하고 특히 외모비하 대사는 배우의 이미지마저 깎아버린다. 도경수는 딱히 못하진 않았지만 자꾸 상황이 받쳐주지 않는 명언 퍼레이드를 쏟아내느라 억지스러운데다가 임팩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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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씨 미안해요

그리고 절정은 박신혜였다. 흐르는 스토리는 얕은 개울인데 큰 바위를 던져봤자 울림이 퍼져나가기는 커녕 돌만 튈 것이다. 여전히 발음과 발성이 뒷받침이 되지 않고 스토리는 엉망진창인데 멋드러지게 명대사인 척 하는 대사들을 마구 던진다. 정말 피하고 싶은 명대사 폭투였다.

여기까지 리뷰다.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이만큼 쓴 본인이 대견할 정도이다. 청룡영화제를 보며 올해 한국영화의 수준이 상당하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대표(사이즈 기준) 배급사라고 할 수 있는 CJ에서 이 정도 수준의 영화가 나온 것에 대한 실망도 담겨있다. 수고했다(이렇게 길게 글 쓴 나여).

추가) 오그라듦의 화룡점정은 엔딩크레딧의 OST가 찍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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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없습니다에 대해 포스팅해주셨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저도, 그냥 킬링타임용 이었어요. ㅎㅎ
무료영화같은 ?... 그냥 그랬던 기억이나네요 ㅠ

맞아요, 저는 시간마저 좀 아까웠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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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_보팅했곰~.gif
저 위에 계신 분은 봇을 돌리신 건지 댓글 형식이 굉장히 신기하네요 ;; 배우들이 연기를 못하는 배우들은 아닌데 이런 퀄리티로 영화를 뽑아내기 힘들었을텐데 참 ㅠㅠ

ㅋㅋ그러게요. 뭐라 대답해야할지 몰라서 대댓글 안 달았어요

영화는 정말 ㅠㅠ 할 말이 없어요(위에 저렇게 많이 쓰긴 했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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