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사표
며칠 전에 우리나라 벤처투자업계의 거물(Mogul)로 불리는 지인을 찾아뵈었다. 그분께 “저는 앞으로 회사에서 어떻게 해야 안 잘리고 오래오래 버틸 수가 있나요?”라고 여쭈었더니 “자네는 스팀잇에 열심히 끌 올려”라는 조금은 퉁명스러우면서도 의미심장한 답변을 해주셨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글이든, 영상이든, 반짝이는 착상(Idea)이든 창의적인 콘텐츠에 대한 만족할 만한 보상이 이뤄지는 생태계를 내가 앞장서서 구축해보라는 조언이었다.
거시기는 만지면 만질수록 커진다. 반대로 한국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창작자의 은행잔고는 창작물을 만들면 만들수록 적어진다. 이로 말미암아 지금은 작가든, 작곡가이든, 영화감독이든 방송국 주변을 불나방처럼 맴돌며 동생뻘 되는 PD들이나 조카뻘 되는 작가들에게 알랑방구를 뀌기에 바쁘다. 한마디로 돈 좀 벌겠답시고 참 비루하게둘 사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세계적인 촉새처럼 대박을 터뜨린 경우도 있긴 하다만 그게 어디 사람이 할 짓이냐?
내가 나의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대가를 남에게 요구하려면 내가 먼저 남의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대가를 보장하고 지급해주어야만 한다.
그래서 결심했다. 블록체인 기술과 개념이 탑재된 한국 최초의 저비용․고품격 팟캐스트를 제작하되 출연자들에게는 출연료를 반드시 주겠다고.
다행히 회사 측에서 적당한 규모의 재정적 지원을 약속해준 덕분에 나의 구상이 이번만큼은 허망한 공염불로 끝나지 않을 듯하다.
방송 시작 시점은 올해 늦여름이나 초가을 무렵으로 설정해뒀다. 외부 출연자는 순전히 내 개인 인맥으로 섭외하고 초대할 계획이다.
나는 불공정한 사람이다. 단, 투명하게 불공정하다. 공정하게 일처리를 진행하겠다고 요란스럽게 장담해놓고 뒤에서는 불공정하게 사업을 도모하는 수작은 절대로 부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