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의 리더십 : 리쿠르고스 (6)

in #kr6 years ago
☐ 이기는 리더, 승리하는 리더십
- 위기 극복의 리더십 : 리쿠르고스 (6)


스파르타의 교육에서는 거의 모든 예능적 요소들이 금지되었다.

여자들이라고 해서 남자들과 달리 아이에게 따듯했던 것은 아니다. 스파르타 여성들은 갓난아기를 포도주로 목욕시켰다. 진한 포도주에 아기를 담그면 허약한 체질의 아이는 발작을 일으키지만, 건강한 아이는 포도주 덕택에 강철처럼 단련될 수 있다고 믿었던 탓이다. 포도주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불운한 아기는 강보에 쌓인 채 협곡 아래로 직행해야만 했다.

신체검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편안한 삶을 보장받은 것은 아니었다. 진짜 고생길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스파르타의 유모들은 아이를 혹독하게 다루기로 유명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자면 가히 아동학대 수준이었다. 그들은 갓난아기를 포대기 없이 길렀는데, 이는 아이의 팔다리가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유모들은 아이들이 음식을 가리지 않고,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으며, 짜증을 내거나 칭얼대지 못하게끔 가르쳤다. 그러므로 아들을 강하게 키우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은 스파르타 출신의 유모를 초빙해 자식을 맡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테네의 정치가인 알키비아데스가 스파르타 유모에게 양육된 경우였다.

리쿠르고스는 아이들이 일곱 살이 되면 가정의 품을 벗어나 집단적으로 자라도록 했다. 따라서 아들의 교육을 개인교사에게 맡기는 일은 철저히 금지되었다. 나라에서 데려간 아이들에게는 단체생활이 강제되었다. 그들은 ‘아겔레’라고 불린 집단에서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함께 공부했다. 무리에서 두각을 나타낸 소년은 집단의 우두머리로 뽑혔고, 나머지 소년들은 지도자로 발탁된 소년을 향해 충성하는 방법을 배웠다. 스파르타식 교육의 근본 목적은 복종하는 법을 배우는 데 있었다. 어른들은 소년들의 놀이가 실제의 전투를 최대한 닮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읽기와 쓰기는 최소한의 필요한 만큼만 훈련했다. 읽기와 쓰기의 발달을 강력히 추동한 요인은 상업이었다. 스파르타는 상업이 엄금된 사회였으므로 어쩌면 이는 타당한 판단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나이를 먹는 것과 정비례해 육체를 단련시키는 훈련은 더욱더 강도가 높아졌다.

집단생활을 하는 소년들은 머리를 짧게 깎았다. 그들은 옷도 거의 입지 않았고, 신발도 신지 않았다. 좀처럼 목욕을 하지 않았으므로 피부는 딱딱했고, 다른 나라의 소년들이 누리는 쾌적한 삶은 1년 중 단 며칠만 허락되었다. 소년들은 자급자족의 생활을 해야만 했는데 단적인 예로 소년들이 잠자리에서 사용한 침대는 에우로타스 강가에서 손으로 직접 뜯어낸 거친 갈대로 만든 것들이었다. 겨울에는 날짐승의 깃털 대신 삐쭉빼쭉한 엉겅퀴로 침대 속을 채웠다. 소년들은 이러한 삶을 살면서 마음속에 쌓인 울분과 공격성을 나중에 싸움터에서 만난 적군에게 남김없이 발산했다.

스파르타는 ‘교육이 만사’인 나라였다. 도시에서 가장 고귀하고 훌륭한 인물이 파이도노모스, 즉 소년들의 감독관으로 임명된 것은 이와 같은 연유에서였다. 그렇다고 소년들이 감독관의 직접적 감독과 통제를 받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선발된 에이렌의 지휘 아래 놓였는데, 에이렌이란 소년 계급을 벗어난 지 2년이 지난 청년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에이렌은 전쟁놀이에서 소년들의 지휘관 역할과 더불어 기숙사 사감의 기능도 수행했다.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식사량은 그들의 수요를 밑돌았다. 이는 소년들로 하여금 남의 경작지나 공동식사장에서 먹을 것을 도둑질하도록 부추기는 데 그 목적이 두어졌다. 스파르타인들은 굶주림과 싸우는 과정에서 담력과 지혜를 키울 수 있다고 믿었다. 식량을 훔치다가 발각되는 소년은 잔인한 매질을 당하는 것도 모자라 며칠씩 굶어야 했다. 도둑질이 나쁜 것이 아니라 도둑질을 하다가 들킨 것이 나빴기 때문이다.

그러니 도둑질을 발각당하지 않으려다 목숨을 잃는 어이없는 촌극마저 빚어졌다. 한 소년이 어린 여우를 훔쳐 겉옷 아래 숨기고 있었는데, 성난 어린 짐승이 이빨과 발톱으로 소년의 장기를 거칠게 마구 파헤치는 동안 그는 들키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태연하게 버텼다고 한다.

스파르타의 교육은 인내와 용기 못잖게 스파르타인으로서 마땅히 갖춰야 할 지력을 길러주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소년들은 도시에서 제일 훌륭한 사람이 누구이고 가장 본받을 인물이 어떤 이인지에 대해 충분한 논거와 이유를 제시하며 간결하면서도 조리 있게 설명해야 했다. 그러한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정신이 흐리고 야심이 부족한 한심한 아이로 취급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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