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이야기] 5. 출장 서비스 기사 월 급여 400만 원 , 이거 실화냐? (18.09.08)

in #kr8 years ago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 ,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1년 동안 구직을 할 때 이야기입니다.

나이도 있고 , 대학 졸업 후 8년간 게임 회사에서만 일하다 보니 다른 분야로의 이직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실망도 많고 고민도 많던 시절 , 평소 컴퓨터 조립이 재미있고 적성에도 맞아서 어느 정도 기본 지식도 있는 컴퓨터 출장 수리 기사 일을 알아봤습니다.

'월 예상 급여 400만 원'

지금도 그렇지만 한국에서 월 400만 원을 받는 직업이 그리 흔한 게 아닙니다.
당장 8년을 다닌 제 마지막 월급보다 2배는 되는군요.

제가 아는 상식으론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물론 일반 소비자들이 컴퓨터 조립 및 유지 보수에 대한 지식이 없긴 하지만 그게 사실 그렇게 전문적이고 어려운 기술은 아닙니다.
진입 장벽으로 보자면 아주 낮죠.
거기다 직원이 아닌 사실상 프랜차이즈 형식의 계약 구조라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수익을 본사와 나누어야 하는데 기사에게 떨어지는 수익이 월 400만 원 이상이다 ,

그럼 답이 나오는 거죠.


'대기업 서비스 기사 VS 사설 출장 서비스 기사'

일반적으로 대기업의 A/S 센터는 대부분 본사 직영이 아닌 하청 방식입니다.
대기업 내의 자회사나 대기업과 계약을 맺고 있는 회사 소속이죠.
보통 대기업 서비스 기사가 센터에서 혹은 출장 가서 작업을 하고 받는 공임은 거의 건 당 3만 원 선입니다.
이게 고스란히 기사의 수입이 되는 것은 아니고 월 기본 급여가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아마 기본 급여에 처리 건수에 따른 추가 수입이 붙는 형태일 겁니다.

반면 대부분의 출장 서비스 업체 홍보에 따르면 거의 대기업 센터 기사 기본 급여의 2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생각해 봅시다.

같은 일을 하면 누가 과연 대기업 서비스 센터에서 일을 하려고 할까요?
특별히 요구하는 기술의 난이도가 다른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럼 당연히 출장 서비스 기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겠죠?
요즘 같은 취업 빙하기 시대에 월 400만 원 급여?
일할 사람들이 줄을 설 겁니다.
이게 무슨 큰 투자금이 필요한 프랜차이즈 가맹 방식도 아니고요.



'정상적인 방법으로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인가?'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만약 업체가 소속 기사 숫자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면 수익은 계속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하려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기사 한 명 당 배정되는 작업 건수는 줄어야 합니다.
수리 수요가 거기에 비례해서 늘어나지 않는다면 말이죠.

여기에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전반적인 PC 시장의 침체입니다.
PC 시장이 데스크톱에서 노트북으로 그 수요가 이동하고 전체 PC 시장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 중입니다.
앞으로 아마존과 구글같이 가상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기술이 발전하고 가격이 저렴해지면 이러한 수요 감소는 더욱 심해질 겁니다.
레노버 , IBM 같은 역사가 깊은 공룡들도 버티기 힘든 시장이 컴퓨터 하드웨어 시장인데 유지 보수 수요가 감소하지 않는다면 그건 더욱 이상한 일입니다.

결국 저 업체들이 이야기하는 높은 수익이 뭘 의미하는지 바로 드러나는 부분이죠.

제가 저 회사들에 소속된 기사들이 하루에 몇 건을 처리하고 얼마의 수익을 버는지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업체들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인건비 수준을 보면 이걸로 생계유지가 될까 싶을 정도의 수준입니다.
수리 항목 당 만 원도 안 되는 인건비로 월 400만 원 수익을 찍는 비결이 정말 궁금하네요. ^^

재밌는 건 한 업체는 아예 홈페이지에서 교체하고 난 고장 난 부품은 자기들이 전부 수거해 간다고 명시해 놨군요.
도둑질도 이렇게 당당하게 할 수 있네요.
과연 그 업체와 기사는 A/S 기간이 남은 부품은 해당 제품 서비스 센터에서 무상으로 리퍼 교체가 가능하다는 걸 설명해줄까요?

전 항상 고객에게 이 사실을 고지합니다.
다만 센터 교체를 위해서는 하루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대부분 고객님들은 그냥 새 부품으로 교체를 원합니다.
단가가 낮은 부품은 오히려 센터에서 교체 받는 비용이 더 들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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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으며 소비자인 입장에서 제가 느낀 가장 큰 문제점은 말씀하신대로 요즘 고객들은 대부분 부품단가가 낮다 하더라도 단종되서 더이상 나오지 않는 부품일 경우라던지 a/s 도중 걸리는 시간이라던지 자신의 생각보다 수리비용이 많이 나오는경우 아예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은데 , 한가지 궁금한 것이 그럼 사설업체에서는 고객의 고장난 부품을 수거해서 다른 고객의 제품을 수리 할 때 그것들을 수리해서 다시 사용한다는 말씀이신건가요?

먼저 번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다음과 같은 패턴이 가능합니다.

  1. 고장나지 않은 부품 빼돌리기 -> 다른 고객 컴퓨터에 교체 장착하고 수리비 부풀리기가 가능합니다. 이런 식으로 돌리고 돌려서 수익 창출을 하죠(진정한 창조 경제)

  2. 고장 났으나 A/S 기간이 남은 경우 -> 센터에서 리퍼로 교체 받으면 됩니다. 이걸 새걸로 팔지 중고로 팔지는 업자의 양심이겠죠?
    저는 사전에 고객님에게 고지하고 고객님이 저에게 주신 건 교체 받아와서 제가 쓰거나 다른 고객님 제품 테스트 하는 용도로 씁니다.
    상태가 좋거나 다른 고객님이 필요로 하시면 중고 가격에 팔기도 하지만 대부분 새걸로 교체 받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3. 고장나고 A/S 기간도 지난 경우 -> 사설 수리 업체에서 수리가 가능하면 수리해서 처분하겠죠. 이런 건 솔직히 리퍼 받은 것보다 안정성이 떨어져서 더 문제가 됩니다.
    전 그냥 이런 건 전문 수거 업체 사장님께 그냥 드립니다. 보통은 얼마 쳐주긴 하는데 그리 큰 액수도 아니고 케이스같이 버리는 것도 같이 가져가셔서 그냥 음료수나 사 드시라고 합니다.

제일 큰 문제는 1 번입니다. 대부분 사설 수리가 비싼 이유가 바로 이때문입니다.
어차피 인건비가 낮으니 제대로 테스트하고 교체할 필요 없이 의심되는 부품은 죄다 갈아 버리면 됩니다.
정말로 고장인지 아닌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인터넷에서 주워 들은 지식으로 차기가 판단 합니다.
메모리 접촉 불량만 해도 제대로 청소 하지도 않고 재조립하고 안 되니 수리 업자가 고장 났네요 하는 말을 믿는 거죠.
자기가 어설픈 실력으로 했다가 안 된 걸 경험했으니까요.
컴퓨터 수리는 얼마만큼 견적을 뽑을 수 있나가 문제입니다.

아...그렇군요ㅠㅠ 친절하고 상세한설명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앞에 포스팅을 못보고 이 글만 봐서 이해가 잘 안됐었는데 단번에 이해가 되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ㅠㅠ 사설업체가 수리비가 저렴하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조심해서 A/S해야겠네요...

이전 포스팅에서는 간단하게 말한 부분이라 이번에 좀 더 자세하게 설명 드렸습니다. ㅎㅎ

앞으로 올릴 포스팅은 컴퓨터 구입부터 유지 관리까지 관한 부분입니다.
전에도 어떻게 하면 호갱이 되지 않을까 하는 내용의 포스팅을 했었는데 좀 더 실질적인 사례들로 다시 정리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잘 읽었어요.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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