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호갱'이 되지 말자 (4) - 왜 모든 "용팔이"는 사기꾼인가? (18.05.04)
더 이상 '호갱'이 되자 말자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이 포스팅이 여러분께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시간은 "용팔이"라는 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 중 2 번째입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소비자들이 '최저가'라는 함정에 빠져 질 낮은 상품을 싸게 사려고만 하다 보니 정상적인 판매자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구조를 말씀드렸습니다.
더 이상 '호갱'이 되지 말자 (2) - 최저가 PC의 진실 (18.05.01)
1. 어떻게 손해보고 파는 것이 가능할까?
사실 이 모든 걸 하나로 설명하기는 힘듭니다. 불법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이 포스팅에서 다 밝힐 수는 없고요.
다만 이 문제는 소비자가 "현금할인"이라는 것을 요구할 때 , 그리고 특정 판매자에게 구매를 몰아줄 때 발생합니다. 제가 모든 포스팅에서 말씀드리지만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비패턴을 바꾸어 구매를 분산시키면 판매자들은 이런 '꼼수'를 쓰기가 힘듭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불법 행위는 "특정 판매자가 전체 시장의 대부분을 독점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며 실제로 대한민국 소비 시장은 이러한 독점적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에서는 이러한 부분은 잠시 잊고 판매자들이 손해를 보고 팔아도 이득이 남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건 바로 'A/S 비용 부풀리기' 입니다.
2. 'A/S 부풀리기'의 실제 사례
- 수리를 맡긴 컴퓨터의 부품을 중고 부품으로 바꿔치기 하거나 누락하는 방법
- 수리 공임 및 부품 가격을 부풀리는 방법
- 불필요한 수리를 통해 전체 가격을 부풀리는 방법
- 수리 후 고장 난 부품의 반환 여부
보통 소비자가 수리업자에게 A/S를 요청하면 수리업자는 제품을 테스트하고 교체가 필요한 부분을 진단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흔한 수법은 수리가 불필요한 부품을 교체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파워가 고장났는데 파워가 고장나면서 메인보드와 다른 부품들도 같이 고장나서 전부를 교체해야 한다거나 아예 고장이 나지 않은 부품을 고장이 났다고 교체를 하는 경우 입니다.
또 메모리 접촉 불량이나 각종 연결 단자 연결 불량과 같이 별도의 수리가 없는 경우에도 이런 저런 핑계로 수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럼 소비자는 수리업자의 말을 믿고 비용을 지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컴퓨터 구매 할 때와 달리 대부분 급하게 컴퓨터를 써야 하는 상황이기에 여기 저기 알아보고 결정할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제 수리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냐? 수리 중에 일부 부품을 제거하거나 중고 & 저사양 부품으로 교체합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자기가 구매한 제품의 사양에 대해 무지합니다. 그냥 좋은거라는 판매자의 말만 믿을 뿐 자신이 사용하는 컴퓨터의 정확한 사양을 아는 경우는 드뭅니다. 바로 이 헛점을 노리는 거죠.
대표적인게 램을 빼돌리는 행위입니다. 다른 부품의 경우 육안으로 확인이 쉬운 편이라 소비자가 맡기고 나중에 찾으러 오는 경우가 아니면 부품을 교체해서 빼돌리기 힘듭니다. 사실 이 정도면 그냥 고장났다고 하고 당당하게 교체하는게 더 낫죠. 반면 램은 그냥 장착된 걸 빼기만 하면 되니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수법입니다.
저 역시 제가 군대 간 사이 동생이 동네 가게에 수리를 맡겼는데 램 절반을 빼갔더군요. 아무리 낮은 사양이라지만 스타하는데 SCV 8마리 뽑았다고 렉이 걸리더군요. 원인을 찾아 봤더니 램 절반이 없어진 걸 발견했지만 이미 지난 일이라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수리에 들어가면 이제 공임과 부품 가격에서 또 다시 남겨 먹습니다. 기본형 메인보드 한 장을 1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거나 저가 파워를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식이죠. 수리 공임 역시 '사람 봐 가며' 부른고요.
마지막으로 수리 후 부품을 돌려주는 문제인데 사실 원칙적으론 무상 수리 기간이 남은 경우에는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맞습니다. 무상수리가 종료된 경우에는 어차피 부품 사양도 낮아져서 이걸 유상으로 수리하는 건 오히려 손해가 날 수도 있고요. 다만 , 소비자가 직접 제조사의 A/S 센터를 방문해서 교체를 받으려면 보통 시간적인 손해가 되기에 비싼 부품이 아니라면 그냥 포기하시는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중고로 팔아 봤자 1~2만원도 안 나오는데 그거 바꾸러 용산 갈 소비자는 거의 없거든요.
3.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가?
기본적으로 판매&수리업자들의 양심 문제이지만 또 다른 이유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매장 운영에 필요한 이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 불법 소프트웨어 설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주변 매장들과 경쟁하려면 다나와 최저가로 팔아야 합니다. 어차피 경쟁이 붙으면 제가 충분한 마진을 붙여 가격을 불러도 주변 매장에서 소비자를 뺏기 위해서 가격을 계속 다운시킵니다. 결국 이러한 경쟁은 모두에게 손해이지만 어쩔 방법이 없죠. 한 번은 5만원 마진 남는데 소비자가 근처 매장 갔다 오더니 거기는 만 오천원을 더 빼준다며 그 가격에 해달라고 하더군요. 2만원 더 빼달라고 안 한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결국 판매에서 충분한 이득이 나지 않거나 손해가 나기 때문에 그만큼 수리과정에서 바가지를 씌우는 겁니다. 사실 이런 비양심적인 판매자들은 판매 시의 수익에 상관없이 이런 방법을 씁니다만 결국 처음에는 양심적으로 장사하던 사람도 주변과 경쟁하려면 이런 비양심적인 행태에 동참하게 되는게 현실입니다.
생각해 봅시다. 애초에 우리나라에서는 컴퓨터를 파는 일을 할 때 "용팔이" 자격 시험을 보고 허가를 해줄까요?
분명 처음에는 양심적인 판매자와 비 양심적인 판매자가 섞여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왜 모든 판매자가 "용팔이"라고 비난 받을까요?
바로 정상적인 영업 방식으로는 절대 유지가 안되는 현실 때문입니다. 양심적인 판매자는 결국 손을 털고 떠날 수 밖에 없는 시장 구조입니다.
정상적인 계산으로 컴퓨터 한 대당 마진은 10%가 안 됩니다. 100만원 짜리 컴퓨터 팔아도 10만원도 안 남는게 현실입니다. 요즘처럼 컴퓨터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하루에 얼마나 팔 수 있을 거 같습니까? 이미 컴퓨터 팔아서 돈 버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대부분의 매출은 대형 판매자가 다 쓸어 가기 때문에 결국 A/S에서 얼마나 남길 수 있는지가 생존의 필수 요소가 되어 버린 겁니다.
4. 악순환의 반복
물건을 손해 보고 팔아도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이 되니 이제는 아예 경쟁자 죽이기로 나가게 됩니다.
어차피 싸구려 부품을 써서 팔면 내구성이 떨어져서 반드시 A/S 받으러 오게 됩니다. 반면 양심적인 판매자는 A/S도 저렴하게 합니다. 그래서 A/S 요청이 발생할수록 손해가 납니다.
좋은 부품 써서 팔면 가격 때문에 안 팔리고 A/S비용도 적게 받으니 그야말로 남는게 없게 됩니다. 별 수 없이 남들 처럼 사기치거나 다른 일을 찾아 떠나게 되는거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 게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입니다. 비단 이것은 "용팔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기술로 먹고 사는 직업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차피 기술이라는게 평균화가 힘들고 정해진 가격이라는게 없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램을 빼 가버리는 것이었군요. ㅎㅎ 정말 눈속임수가 대단들해요.
가장 고전적이며 많이 쓰이는 수법입니다.
일단 범죄가 쉬우며 보상은 크거든요. 소비자는 거의 모르고요.
헐... 용산안가야겠군요. 음 온라인에서 파는건 다 용산에서 사는거죠 ?
음음음 부품만 사서 집에서 조립해야겠군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구매하시는 건 부품 브랜드만 잘 고르시면 문제가 없습니다.
가끔 가격으로 장난질 치는 애들은 없는 물건 올려놓고 주문받아서 돈이 묶이긴 합니다만.
위의 예시는 보통 A/S를 위해서 맡길 때 발생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사면 별문제없어요. 다만 가격이 좀 걸릴뿐ㅠㅠ
램빼돌리기는 불만제로에서 옛날에 터트려서 많이 아실 것 같은데 모르는 사람도 있네요;;
네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예방이 가능한데 아쉬운 부분이죠.
말씀하신 불만제로 영상을 토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유튜브에 가니 아직 볼 수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