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버블 (China's Guaranteed Bubble) #1

in #kr8 years ago (edited)
예고된 버블 / 주닝 저 / 2016

중국의 속 사정을 면밀하게 들여다볼 기회는 흔치 않다.
중국 당국에 의해 왜곡되고 수정되는 자료와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인이 객관적 시선으로 중국을 바라본 서적들은 대부분 찾아보는 편인데,아무래도 자국인이 문제점을 더 잘 집어낼 수 있고, 외국인이 중국을 깊게 파헤치기에는 많은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경제 분야에 한정하면 미국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중국인 교수들의 관점이 가장 객관적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들은 다소 미국 친화적이기도 하지만, 중국을 알고, 이해하고 있으며, 진심으로 해결책을 갈구한다.

예일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현 칭화대 금융학 교수인 주닝의 저서 '예고된 버블' 을 읽어보면 부동산에서 비롯된 중국의 버블로 인해 무너져 가는 신용의 메커니즘을 어떻게 다시 바로잡을 것인가에 대한 담론을 살펴볼 수 있다.

나는 여러 면에서 중국이 G2 로 올라섰던 길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베트남에 거주하고 있기에, 이 책에서 베트남의 앞날도 찾아보고자 애썼다. 일본의 지나간 10년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현실과 많은 부분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듯이, 중국이 걸었던 길을 되짚어 보면 베트남이 앞으로 걷게 될 길의 일부를 조명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관점에서 책을 읽어보니 빠르게 완독을 하게 됐다. 한 번 읽고 그 내용 대부분을 기억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기에 가급적 많은 내용을 정리하는 버릇이 있다. 따라서 이 글은 근사한 리뷰와는 거리가 멀다. 공부 못하는 학생의 방대한 내용 정리 및 약간의 개인 견해가 섞인 포스팅이다.

Prologue
우리나라는 부동산에 대한 열정이라면 세계 그 어느 나라에게도 뒤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부동산은 패배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신념에 의해 지금도 재테크 수단 1순위로 꼽힌다. 실제로 80년대 이후 얼마나 많은 부를 탄생시켜왔는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현재 내가 지내고 있는 베트남도 마찬가지다. 베트남인들의 땅에 대한 집착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나라, 베트남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의 부동산 선호 인식은 그 뿌리가 굉장히 깊다. 이는 아마도 농경사회의 특성에서 기인했을 것이다.

중국 역시 부동산에 대한 믿음이 견고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동산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중국인들의 믿음은 그 어떤 것으로도 부수기 힘들어 보인다. 이 믿음은 부동산의 가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암묵적 보증에서 출발한다. 실제로 중국에서 미분양 아파트를 할인 판매하는 것에 대해 기존 구입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지방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 준 사례가 있다. 일당 독재 체제하에서 민중의 시위는 반드시 피해야 할 사안으로, 시장 논리에 따라 할인된 가치마저도 지방 정부가 보전을 결정했다. 이러한 사례가 종종 발생하면서 중국의 부동산 투자자들은 하나의 신념을 갖게 된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손해는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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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cago Nightview @ John Hancock Center, Chicago, US, 2015
<5억 달러의 중국인 자본이 시카고에 들어가 있다. 그들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중국의 부동산이 아닌 증권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자.
중국의 A 주 시장은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내국인 전용 주식 시장이다. 위안화로만 거래가 되며 외국인은 QFII 자격을 지닌 기관투자자만 참여가 가능하다. 이 시장에서 폰지 사기가 횡행하는 것을 폭로하는 일이 있은 후 약 2년간, 공매도 전문 업체는 중국 기업들의 폰지 행태를 고발하는 리서치를 진행하였다. 이에 따라 2005년 ~ 2007년 사이 초강세장 하에서 6,100포인트 까지 찍었던 증시는 2007년 ~ 2009 년에 걸쳐 2,000포인트 선까지 밀리는 상황에 놓였다. 이러한 대폭락 장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탄원이 중국 정부에 쇄도했는데, 이러한 탄원이 중국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며, 이는 합리적 시장의 모습과는 관계가 없다.

중국에서는 어떤 형태의 투자가 되었건, 손실은 있을 수 없어야 한다는 사고가 팽배해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중국의 증감위 조차 시장을 유지하는 것이 본인들의 절대적이고 절명적인 역할이라 굳게 자각하고 있으며, 설사 시장 개혁의 흐름에 반한다 하더라도 주가 하락이 일어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투자자들이 알고 있다.

손실이 나면 정부가 우리를 보호한다.


Image @ New York Times

정부가 나서서 시장을 지탱하고 투자자들을 보호하려 한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알게 되면, 굉장히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진다. 투자자들은 앞다퉈 보다 훨씬 큰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려 한다.

이것이 바로 투기 광풍의 근원이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손해는 보지 않으며, 손실이 나면 정부가 우리를 보호한다.

지방 정부
중국의 지방 정부 관료는 해당 성의 GDP 성장률로 자신의 실적을 평가받는다.

이들에게 차입을 통한 성장은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지방 정부는 GDP 를 끌어올리기 위해 해당 지역에 기업들을 유치하고자 한다. 이들 지방 정부가 제공하는 기업의 투자 촉진과 암묵적 보증은 국유 기업으로 향한다.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국유 기업은 차입을 가속하여 규모를 더욱 늘리는 한편, 지방 정부 관료의 요구에 부응하여 이들 사이에 win-win 관계가 형성된다.

중국의 거대 국유 기업들은 일단 몸집을 키우면 키울수록 더 많은 차입과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국유 기업들은 각종 혜택을 지원해주는 지방 정부에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이라는 선물을 안긴다. 이 선물에서 지방 정부는 자유로울 수가 없다. 지방 정부는 채산성과 수익의 악화를 외면한 채 거대 국유 기업의 몸집을 더욱 크게 만들어준다.


Image @ Indonesianeconomy.com

중국 기업들의 레버리지 비율 (부채의존도) 은 굉장히 높다. 특히 석유, 석탄, 철강, 건설 장비 등의 중공업에서 심하며, 이들 대부분은 당연히 국유 기업이다. 중국 기업 부채의 80% 는 국유 기업이 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 기업들에 투자한 중국인 투자자들은 태평하다. 이들 국유 기업이 지방 정부의 필요와 암묵적인 보증에 따라 계속 몸집을 불리며 생존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앙 정부라고 다르지 않다. 각 성의 GDP 실적이 합쳐져 중국의 GDP 실적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중앙 정부는 모든 인민에게 중국의 체제는 끊임없이 성공하고 성장한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체제의 안녕과 번영이라는 사명감 아래 2008년 금융 위기로 전 세계 경기가 가라앉자 중국은 4조 위안을 풀어 경기를 부양했다.

약 656조 원을 시장에 풀었다.
그리고 이 돈을 국유 기업에 몰아줬다.

국유 기업
국유 기업은 저리의 자금을 통해 번영을 누린다.

중국 정부가 직접 은행을 설득하거나 명령을 하달하여 국유 기업에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 국유 기업은 빌린 저리 자금을 투자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문제점은 국유 기업들이 간절하고 절실하게 투자금이 필요하여 돈을 빌린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은 저리 자금을 다른 곳에 빌려주고 차익을 챙긴다. 자연스레 중국의 국유 기업들은 본업 외 금융 자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이에 따라 자산 가격 상승 & 금융 투자 수익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이러한 수익과 더불어 언제든지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중국 기업들의 행보는 시장 예측과 전혀 다르게 움직인다.

그럼 과연 이들 국유 기업들이 누릴 수 있는 부채의 한도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지방 정부들은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는 것일까.

중국 지방 정부의 재원
중국의 지방 정부는 토지 판매를 통하여 재원을 마련해 왔다.

부동산 개발 업체는 나중에 경기가 상승하고 주택 가격이 상승할 때 큰 돈을 벌려면 지방 정부로부터 미리 토지를 매입해두어야 한다. 미리 토지를 매입하는 의사 결정에 문제는 없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가치에 대한 암묵적인 보증이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투자했을 때 손해를 보지 않게 뒤를 봐주는 정부가 있으니, 부동산 투자자들은 투자 행위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금융 기관도 걱정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부동산 개발 업체는 필요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투자금 마련이 쉽고, 토지는 계속 팔려나가니 중국 지방 정부는 가열차게 GDP 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토지 판매 대금은 다시 국유 기업으로 흘러들어가 각 지방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고, 추가적인 GDP 상승에 일조한다. 모든 자산의 가치가 하늘을 뚫을 기세로 상승하니 중국의 기적적인 경제 발전은 멈추지 않을 것만 같아 보였다.


Image @ pcjcci.org

하지만 최종적으로 부동산을 소진해야 하는 민간의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면서, 부동산 개발 업체의 추가 프로젝트 진행 의지가 축소되었고, 필연적으로 보다 많은 토지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다. 중국 지방 정부의 재원이었던 토지가 팔리지 않는다. 경기가 하향하기 시작하니 이를 부양할 재원이 있어야 하는데, 토지가 팔리지 않는 것이다.

과거의 성장 동력이 중국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는 위험 요소가 되어 돌아오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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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과속 성장으로 달려왔으니 한계점이 보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봅니다. 조금 지난 책이지만 '우리가 아는 중국은 없다'라는 책을 보고 중국에 대해 많은 부분을 이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철저히 자본주의시대인데 모든 것을 국가가 쥐고 흔들고 있다는 느낌을 아주 무섭게 받았었어요.

북스팀 감사합니다. 읽어봐야겠어요.^^
예고된 버블을 봐도 우리 상식으로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나라입니다. 너무 길어서 나눠서 올리겠습니다. 아마도 전 요약에는 소질이 없나 봅니다...ㅠㅠ

요새 중국에대해서도 공부를 해야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좋은책 추천 감사드립니다ㅎㅎ

저는 꽤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그래서 감히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

사실 중국에 관해선 고작 뉴스나 지인에게 얻은 정보밖에는 잘은 모르지만 시애틀쪽도 몇년전부터 중국인들이 부동산투자를 해서 지금 집값도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구요. 예전에 시애틀에 집산 친구가 집값올랐다고 좋아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ㅎㅎ
베트남도 몇년전부터 투자해야 되는 곳으로 각광받는다고 하더니 중국의 뒤를 이을 가망성이 다분하긴 하나보네요^^ 현지에 계시면 파악이 더 빠르시겠네요.

책 중반에 나오는 내용에도 언급이 있습니다. 국가의 성장 동력 3가지 수출, 투자, 소비 중에서 수출, 투자는 이미 소진이 되어버렸으니 소비로 성장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주택, 소비재 심지어 주식까지도 중국 내의 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사고가 널리 퍼져 있어, 해외로 해외로 돈을 싸들고나가서 마구 사재꼈다고..

날강도 같은 국가 통제를 벗어나기 위해 암호 화폐 투자에도 그렇게 극성이었나 봅니다. :)

베트남은 실제로 중국에서 빠져나오는 제조 기업들이 엄청 늘었습니다. 미국이 TPP 에서 빠지겠다고 하는 바람에 살짝 김이 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인건비+인력 수준+인프라+FDI 지원을 종합으로 고려하면 동남아시아에서 제일 투자하기 좋다네요. 호재도 있는데 미국이 TPP 복귀할 수도 있다고 최근에 간을 보고 있네요.ㅎㅎㅎ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베트남도 자본이 몰리기 시작하니까 선택지가 늘어서 중공업은 건너뛰고, IT 로 바로 간다는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변화가 빠르다 보니 사는 재미가 있는 나라에요.ㅎㅎㅎ

정성글 잘 보고 갑니다

노가다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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