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 마찰 그리고 뉴턴

in #kr7 years ago (edited)

(15년전쯤에 제가 쓴 글입니다.)


뉴턴은 1686년 운동에 관한 3가지 법칙을 프린시피아(Principia)에 발표했다.

뉴턴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적 방법(수학 포함. 예:유클리드의 원론)을 자연현상에 적용하여 이 운동법칙을 만들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뉴턴은 운동에 대한 단지 3개의 법칙으로 모든 운동현상들을 표현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예외로는, 속도가 광속과 비슷한 정도로 빨라질 경우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운동을 올바로 기술하고, 또한 크기가 극히 작아지면 양자역학이 운동을 올바르게 기술한다.)

과학은 이때 비로소 시작되었다.

뉴턴이 발표한 운동에 대한 제1법칙은 관성의 법칙이다.

이는 갈릴레오(Galileo Galilei, 1564~1642)의 상대성의 원리를 말한다.

뉴턴 이전의 운동은 '물체에 힘이 작용해야만 운동을 하고 힘이 없어지며 운동은 멈춘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가 유럽을 지배했다.

하지만 갈릴레오는 '힘이 없으면 멈춘다.'는 것에 대해서 이전과 다른 생각을 했다.

즉, 어떤 물체가 운동을 할 때 마찰을 점점 줄이면 더 멀리 가고, 극단적으로 마찰이 완전히 없어지면 처음 속도로 계속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갈릴레오는 이를 정리하여서 '정지해 있는 물체나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물체의 운동은 서로 같은 상태이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갈릴레오가 마찰이란 요소를 제거하여 운동을 추상화했다는 점이다.

이것이 외부에서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기존의 운동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인 관성의 법칙이다. 관성의 크기는 물체의 질량에 비례한다.

뉴턴의 운동에 대한 제2법칙은 힘의 법칙이다. 즉, 가속도 = 힘/질량을 말한다.

제 1법칙은 속도의 변화가 없는 경우에 대한 해석이다.

하지만, 제 2법칙은 속도의 변화를 어떻게 기술할 것인가에 대한 해결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이제 속도가 변할 때와 변하지 않을 때, 즉 모든 운동상태를 기술할 수 있다.

뉴턴 당시에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었다.

왜냐하면 운동이란 속도 변화의 문제이지만, 당시 이에 대한 수학적인 도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뉴턴은 이것을 자신이 고안한 수학적 방법인 미분, 즉 가속도를 속도의 변화율(a = dv/dt)로 정의하여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로서 그는 '가속도 = 힘/질량'이라는 기발한 해법을 제시했다.

제1법칙에서 갈릴레이가 운동에서 마찰을 제거했듯이, 뉴턴은 제2법칙에서 극한의 개념을 이용하여 미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사용했고 이것으로 속도의 변화를 표현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운동을 정확하게 안다는 것은 시간에 따라서 그 물체의 위치s(t)를 안다는 것과 같다.

따라서 제2법칙에서 물체의 운동은 가속도a(t)를 한번 적분하여 속도v(t)를 얻고, 다시 속도를 적분하여 결국 원하는 모든 시간의 위치s(t)를 알 수 있다.

즉, 물체에 가해진 힘만 알면 그 물체의 미래를 완전히 알(결정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뉴턴의 운동법칙은 원인에 따라서 결과가 생긴다는 인과율을 지지하고 결정론적 세계관을 지지한다.
이와 달리, 양자역학은 확률론으로 표현된다.

뉴턴이 발표한 프린시피아에는 운동에 대한 3개의 법칙과 만유인력의 법칙이 포함되어 있다.

뉴턴은 자신이 만든 제2법칙에 케플러의 제 3법칙인 조화의 법칙을 대입하여 그 유명한 만유인력 법칙을 유도했다.

참조: 케플러의 행성운동에 대한 제 3법칙: 공전주기의 제곱은 태양과의 평균거리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즉, 22.png전궤도의 반장축의 길이임.
(참고: https://ko.wikipedia.org/wiki/%EC%BC%80%ED%94%8C%EB%9F%AC%EC%9D%98_%ED%96%89%EC%84%B1%EC%9A%B4%EB%8F%99%EB%B2%95%EC%B9%99)

제 3법칙은 작용반작용 법칙이다.

이후에 맥스웰에 의해서 시작된 전자기학에 의해서 이 제 3법칙은 특별한 상황에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중에 이 제 3법칙보다 선운동량 보존법칙이 더 근본적인 법칙임이 밝혀졌다.

물론 두 물체가 직접 충돌하는 경우 작용반작용 법칙으로 계산한 결과는 정확하지만, 직접 접촉하지 않고 두 전하가 직각으로 운동할 경우 작용반작용 법칙은 성립되지 않는다.

또한 작용반작용 법칙은 제 2법칙인 힘의 법칙의 종속법칙으로도 볼 수 있다.

여담으로, 야마모토 요시타카의 저서인 과학의 탄생이란 책을 읽어보면, 전기장이나 자기장과 같은 원격력[action at a distance, 현재의 장(field)의 개념으로 발전했다.]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있었고, 결국 원격력이 뉴턴에 의해서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수식화되었다.

아래는 이 책에 대해서 본인이 인터넷에 쓴 리뷰이다.

'원격력(전기장, 자기장, 중력과 같이 직접 접촉이 없이 힘을 미치는 현상)이란 현상은 고대 그리스에서 자석을 통해서 마술적 또는 신비적인 현상으로 알려졌었다.

고대 그리스에 기반을 둔 기계론(원자론)과 신비론(원격론)이 결합하여 결국 신비론에 근거를 둔 원격력이 원자론과의 통합을 통해서 만유인력의 법칙이 탄생되었다.

그동안 터부시 해왔던 신비론이 뉴턴 이론의 가장 큰 바탕이 되었다는 것은 내게 놀라움이었다.
이 원격력은 길버트와 케플러를 거치면서 뉴턴에 의해서 만유인력으로 결론지어졌다.

특히 뉴턴이 신비주의적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내게 참 재미있었다.

반면 기계론적 (즉 원격력을 부정하고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서만 힘이 작용한다는) 생각을 가진 프랑스 등의 대륙의 과학자들은 뉴턴의 이론이 발표된 이후 거의 60년 이상 뉴턴의 이론을 철저히 거부하고 뉴턴을 비판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7
TRX 0.13
JST 0.027
BTC 60699.39
ETH 2655.06
USDT 1.00
SBD 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