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현상과 미분방정식

in #kr7 years ago (edited)

한참 전에 제가 쓴 글입니다.


뉴턴(1642~1727)은 1687년 자신이 출판한 프린키피아(Principia)에서 모든 운동을 단지 3개의 운동법칙으로 통합하여 설명하는데 성공하였다.

연속적으로 변하는 모든 운동들은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화’하기 때문에,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모든 운동들은 미분방정식으로 표시될 수 있다.

즉, 시간에 대해서 연속적으로 변하는 현상들은 모두 미분방정식의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 (1)

미분방정식은 시간에 따라서 물리량(위치, 속도 등)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단지 이 미분방정식에 초기조건만 결정되면 다음 순간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즉, 뉴턴 역학은 주어진 힘(원인)에 대한 운동의 결과가 미리 결정되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뉴턴 이후 자연현상들을 기술할 수 있는 많은 미분방정식들이 차례로 발견되었다.

예로는 양자역학의 슈뢰딩거 방정식과 전자기학의 맥스웰 방정식, 그리고 유체역학의 오일러 방정식 등이 있다.

(단지 슈뢰딩거 방정식의 변수는 확률에 의존하는 파동함수Ψ(x, t)로 나타나며, 입자의 상태가 확률로서 결정된다는 것이 특이하다.)

그러므로 뉴턴 이후의 과학자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자연 현상을 표현할 수 있는 미분방정식들과 그 해(정답)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서, 과학은 더욱 수학에 의존하게 되었고 물리가 수학과 함께 발전했다.

심지어, 1990년에 물리학자인 에드워드 위튼(Edward Witten)은 10차원에서 구성되는 끈이론(string theory)에 필요한 수학을 손수 만들어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Fields medal)을 받았다. (2)

이런 미분방정식들은 선형 미분방정식과 비선형 미분방정식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모든 선형 미분방정식과 극히 일부 비선형 미분방정식의 해(정답)는 수식으로부터 직접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선형 미분방정식들의 해는 수식으로 부터 직접 구할 수 없다.

따라서 컴퓨터가 발달한 1970년대 이후 비로소 비선형 미분방정식들을 컴퓨터를 이용하여 수치적으로 풀 수 있게 되었다.

이때 비선형 동역학이 비로소 생겼으며, 이후 비선형 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표적인 비선형 현상의 예로는 혼돈 현상인 카오스 운동이 있다. 이것은 뉴턴 역학과 같이 결정론을 따르지만 초기값이 조금만 변해도 먼 장래의 상태가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지 거의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무질서한 특성을 지닌다.

일반적으로, 간단한 미분방정식일지라도 그 속에 비선형 항이 포함되어 있으면 초기조건이 조금만 변해도 미래의 상태를 예측하기 힘들고, 그 운동 궤적이 굉장히 복잡하고 무작위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는 날씨의 예측이다.

뉴턴은 중력이 작용하는 2체 문제, 즉 태양과 그 주위를 도는 지구의 운동을 성공적으로 해결하였다.

하지만 비선형 문제로 유명한 3체 문제(three body problem), 즉 태양과 지구와 달의 운동에 대한 9개의 연립 미분방정식은 컴퓨터를 이용해야 그 해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여기서 운동방정식의 해를 구한다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가속도a(t)를 두번 적분하여 위치 x(t)를 구하는 것이다.

만약 이 미분방정식이 적분이 가능하다면, 이 미분방정식의 해를 완벽히 구할 수 있다. 이런 미분방정식들은 카오스 운동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 미분방정식의 적분이 불가능한 경우 카오스 현상이 나타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카오스 운동이 적분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으로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접하는 많은 현상들은 이와 같은 비선형 현상들이다.

참고: http://blog.naver.com/gcregulator?Redirect=Log&logNo=140016397960

아래의 고사리 잎은 단순한 수식을 사용하여 컴퓨터(매트랩을 이용했음)로 그린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처음 보았을 때 좀 복잡한 감정이 내 안에서 솟아 올랐다. 단지 두개의 선형 연립방정식의 계수들을 적당히 지정해 주면, 이런 고사리 잎이 그려진다는 것이 무엇보다 놀라웠다.

너무나 복잡하게 보이는 고사리 잎이 이렇게 쉬운 식으로 표시할 수 있다니!

공학도에게는 바로 '압축'이 생각났다. 좀 궁리도 했다.

매트랩(matlab) 언어로 짠 고사리에 대한 프로그램을 올려놓았다.

아래의 고사리 잎은 이 프로그램으로 출력한 것이다.

222.jpg

고사리 그림은 차분방정식(difference equation) 형태를 가지며 아래와 같이 2개의 선형 연립방정식들로 이루어져 있다.

x(n+1) = ax(n) + by(n) + c
y(n+1) = cx(n) + dy(n) + f

위 식의 계수인 a~f에 특정 값들을 대입하면 위 그림이 된다. 또한 이 계수들의 값들을 다른 것으로 바꾸면 다른 모양들이 된다.

이 연립방정식은 차분 형태로 되어 있고 또한 되먹임(feedback)되어 있다.

여기서, 차분은 일정한 시간적 간격이 있다는 것이다. (위 수식에서와 같이 x(n+1)과 x(n)으로 표시됨) 여기서, 되먹임은 출력값의 일부가 다시 입력측에 입력이 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카오스를 만드는 주요 요인은 되먹임이라고 한다.

아래에 카오스에 대한 글이 연결해 놓았다.

http://blog.naver.com/junhochoo?Redirect=Log&logNo=3000913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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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래는 미분 방정식의 예이다.

마찰이 없는 평면의 한 쪽에 벽이 있고 이 벽과 스프링의 한쪽 끝이 고정되어 있으며 스프링의 다른 쪽 끝에 질량(m)인 물체가 매달려있는 경우, 물체의 운동에 대한 뉴턴의 미분방정식은 kx+mx"=0로 표현된다.

여기서 k는 스프링 상수, m은 질량, x는 위치이다. 그리고 x"는 x를 시간에 대해서 두 번 미분한 것을 나타낸다.

이런 미분표기법은 물리학에서만 쓰이며 이것을 뉴턴의 미분표기법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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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필즈상은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며, 실제로는 노벨상보다 더 받기 힘든 상이다.

왜냐하면, 필즈상은 4년에 한번 수여되고, 또한 나이가 40세 이하여야 한다는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아시아에서는 일본인 3명, 중국인 1명이 이 상을 수상했다.

이들 중 일본의 히로나카 헤이스케(Heisuke)는 1970년에 복소다양체의 특이점에 대한 연구로 필즈상을 수상하였다.

헤이스케가 쓴 책인 '학문의 즐거움'은 이 문제를 아주 쉽게 자신의 인생과 연결시켜서 설명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이 책을 아주 감명 깊게 읽었다. (적극 추천)

위 저자가 해결한 문제는 다음과 같다. 햇빛에 의해 3차원 물체의 그림자가 2차원 평면인 땅에 생긴다.

예로 아이들 놀이터의 회전형의 미끄럼틀이 태양 빛에 의해서 2차원 땅 표면에 그 그림자가 나타날 때, 2차원의 그림자와 태양의 위치를 이용해서 다시 원래 형태의 3차원인 미끄럼틀을 복원하는 문제를 그가 해결했던 것이다.

이 문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특이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3차원 공간에서 회전 미끄럼틀은 모든 부분이 매끄러운 면들로만 이루어져 있을지라도, 이것이 2차원 표면에 투영된 그림자는 꺾이는 부분이 생기며, 이 부분을 특이점이라고 한다.

즉, 특정차원의 특이점을 이것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차원에서 복원하는 문제를 그가 해결한 것이다.

그리고 이 특이점은 미분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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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식이 저렇게 자연물로도 표현될 수 있군요. 대단합니다.

네,, 저도 참 신기했죠..

혹시 매트랩 사용하실 수 있으시면, 아래의 링크에서 첨부된 파일 다운받아서 실행시켜 보시시 바랍니다.

https://www.ddengle.com/board_free/1442663 (본인이 땡글에 올린 글입니다.)

수학의 역사 중 일부분을 이렇게 A4 서너장 분량으로 줄여서 읽을 수 있다니, 정말 유익하고 재밌습니다. 좋은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 )

아 내용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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